드라마 '동백꽃 필무렵'에서 타이틀롤 동백 역 맡아

"강하늘, 착해 빠진 것 같지만 강단 있는 배우"

"연기대상? 기분 좋지만 2, 3등이 더 좋아"

[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다시는 이런 작품을 만나지 못할 줄 알았어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신드롬적인 인기에 배우 공효진도 놀란 건 마찬가지였다. 지난 2011년 방송된 드라마 '최고의 사랑'이후 다시는 이와 같은 인기는 끌지 못할거라 생각했단다. 스스로도 이번 작품을 앞두고 "대중분들도 '공효진은 그냥 공효진이겠지'라는 생각을 하시지 않았을까"라며 반문했던 그녀였기 때문이다.

"과거 '최고의 사랑' 당시 드라마 촬영에 갇혀살다가 세상에 나와보니 내가 정말 인기가 많았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 이후 드라마를 하면서 이번처럼 모두에게 사랑받는 작품은 또 만나지 못할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게다가 '동백꽃'은 촬영 일정도 여유로워 더욱 즐기면서 촬영할 수 있었어요. 선물 같고 기적 같죠."

실제로 '동백꽃 필 무렵'은 23.8%라는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흥행보다 값졌던 건 숫자를 상회하는 호평들이었다. 그 흔한 막장 요소 하나 없이 따뜻한 힐링과 작은 장치들만으로 이와 같은 성과를 이끌었다. 공효진이 생각하는 드라마의 성공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한국 드라마는 작은 틀 안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에 시청자들이 염증을 느끼니까 점점 더 센 것들이 나오는 거고요. '동백꽃 필 무렵'의 힘은 결국 자연스러움이 아닐까 생각해요. 더 센게 아니라 일상스럽고 편안한게 가장 좋은 거죠. 우리도 대중들의 반응을 보고 '참 인생은 알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웃음)."

강하늘과의 케미를 빼놓을 수 없었다. 실제로 10살 연하의 동생이기에 우려를 표하는 시선들도 있었지만, 공효진은 그를 최고의 파트너로 꼽은 바 있다. 물론, 최근에는 강하늘의 바쁜 스케줄 탓에 작은 트러블(?)도 있었단다.

"최고의 파트너라고 말한 적 있는데 실망한 감도 없지않아 있어요. 끝나니까 너무 바빠서 MT에도 불참하고 모임에도 나오지 않더라고요. 뒷감당은 나보고 다 하라는거죠. '너 개인주의구나?'라고 놀렸죠. (웃음). 강하늘은 착해 빠진 것 같지만 그렇지만은 않아요. 너무 착해서 매력이 없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주관도 뚜렷하고 강단도 가진 매력있는 사람이었죠."

실제 공효진의 이상형에도 변화가 생길 정도였다. "동백씨에게 나는 무제한이고, 쉬운 놈 할거에요"라고 말하는 극 중 황용식(강하늘)의 모습을 본 시청자들은 '용식앓이'에 빠져야 했다. 공효진 또한 "정말 그런 남자가 있을까 싶다. 나도 생각의 변화가 생겼다"면서도 "물론 답답하기도 할 것 같지만"이라며 웃었다.

극 중 동백(공효진)은 복합적 인물이다. 짠내나는 상황에도 위트와 지조를 지키지만 '한 방'이 있다. 강단있지만 대놓고 걸크러쉬는 아니며 조곤조곤 자신을 지키는 인물이다. 시청자들은 그런 동백이 눈물을 흘릴때면 함께 먹먹함을 느끼곤 했다. 사실 공효진의 눈물 연기는 호소력 짙기로 익히 유명하다.

"눈물 연기를 할 때 하루 종일 집중하거나 감정을 준비하는 배우들도 많더라고요. 저는 그것보다는 순간 순간 상황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제일 힘든 건 눈이 붓는다는 거에요. 다음신도 찍어야 하잖아요. 필구(김강훈)한테 물어보니까 엄마 생각하면서 운다고 하던데요?(웃음)"

연말 시상식의 시기가 다가온 만큼, 올해 굵직한 연기 행보를 보인 공효진에게 연기대상의 영광을 줘야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많이 나오고 있다. 공효진 또한 이를 의식하고 있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젓는다.

"대상이요? 제가 지금 대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웃음).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건 너무 감사하지만, 원래 2등과 3등이 좋잖아요. 대상은 아직은 조금 부끄러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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