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이변은 없었다. 제40회 청룡영화상의 주인공은 영화 '기생충'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흥행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최우수작품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1일 오후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는 배우 김혜수와 유연석의 진행 하에 제40회 청룡영화상이 개최됐다. 올해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은 '기생충'이 차지했다. 지난 5월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은 이날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미술상, 감독상 등 무려 5관왕의 기쁨을 누렸다.

‘기생충’ 주연 배우 송강호는 “수상자 분들 축하드린다. ‘기생충’은 천만 관객도 너무 감사한 일이고 황금종려상도 영광스럽지만 더 큰 가치가 있다면 우리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 이런 영화를 자막 없이 볼 수 있다는 자긍심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본다. 그런 자부심을 만들어준 위대한 봉 감독님, 스태프들, 배우분들께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한다. 무엇보다 '기생충'이 탄생한 원동력은 관객 여러분의 따뜻한 시선에 있었다. 관객 분들이 ‘기생충’을 만들어주신 거다. 이 영광을 모두 관객 분들께 돌린다”고 말했다.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은 ‘증인’의 정우성이었다. 정우성은 “앉아서 시상식을 보는데 불현듯 상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생충’이 받을 줄 알았다고 말해보고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저도 청룡영화상에 꽤 많이 참석했는데 남우주연상은 처음이다. 버티다보니까 이렇게 상을 받게 됐다. 저와 함께 했던 김향기 씨는 멋진 파트너였다. 누구보다 이 트로피를 든 제 모습을 보고 계실 한 남자, 제 친구 이정재 씨 함께 기뻐해 주리라 생각한다. 모두와 기쁨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여우주연상은 ‘기생충’의 조여정이 수상했다. 이름이 호명된 순간부터 눈물을 쏟은 조여정은 “여우주연상 부문은 ‘기생충’이 받을 줄 몰랐다. 항상 상을 침착하게 받는 편인데 진짜 몰랐다. 정말 감사하다"며 "작품을 할 때 배우가 좋아하는 캐릭터랑 사랑받는 캐릭터는 좀 다르다. 근데 ‘기생충’의 연교는 제가 정말 사랑했다. 너무 훌륭한 영화인데 사랑도 많이 받아서 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 수상도 전혀 기대를 안 했다. 연교를 만나게 해주신 봉 감독님 감사드린다. 늘 기다렸던 캐릭터였다. ‘기생충’ 가족들 정말 감사하다. 어느 순간 연기가 짝사랑하는 존재 같았다. 언제든지 버림 받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해왔다. 어찌 보면 그게 제 원동력이었다. 앞으로도 늘 묵묵히 걸어가겠다”며 활짝 웃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남우조연상은 '국가부도의 날'의 조우진이 받았다. 조우진은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래도 버터야 한다면 이 상을 지표로 삼아 늘 그렇듯 최선을 다하겠다. 누구보다 기뻐할 집에 있는 두 여자에게 감사드린다"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기생충‘의 이정은은 "너무 늦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 같다고들 하시는데 제 스스로는 이만한 얼굴이나 몸매가 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했을 거다. 팀워크를 위해서 애써주셨던 송강호 선배님, 감독님이 매일 작품에 대해 생각하시는 걸 보면서 저도 공부가 됐다"며 "'기생충'으로 너무 주목받으니까 너무 겁이 났다. 공식적인 행사가 끝나고 다른 작품에 많은 시간을 몰입하려고 노력했다. 혹시 자만할까봐. 이 상 받았으니까 며칠 좀 쉬어도 될 것 같다. '기생충'에서 함께 한 배우들, 스태프들 모두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쏟았다.

신인남우상의 주인공은 '양자물리학'의 박해수였다. 박해수는 "제가 오늘 생일이다.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제가 태어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를 위로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해왔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한걸음 나아갈 수 있게 힘 받으라고 주신 상으로 생각하겠다. 앞으로 더 발전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성년'으로 신인여우상을 받은 김혜준은 "저한테 '미성년'은 소중한 작품이다. 함께했던 순간들이 모두 따뜻하고 행복했다. '미성년'의 주리 역할을 주시고 제가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라고 얘기해주신 김윤석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 저와 함께 걸어주신 선배님들, 스태프분들 영화를 찍으면서 느낀 위로와 에너지들을 저를 보시는 분들이 받을 수 있게, 늘 건강한 마음으로 연기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사진=SBS 캡처
최다관객상 1위는 올해 첫 천만 영화로 등극한 ’극한직업‘이 차지했다. ’극한직업‘은 누적 1626만 관객을 동원하며 올 초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다. 이병헌 감독은 ”저 혼자 받는 상이 아니다. 제가 팀을 대표해서 올라왔다"며 "관객 분들이 만들어주신 힘, 좋은 영화 만드는 데 의미 있게 사용하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특히 감독상을 수상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같이 후보에 올랐던 훌륭한 감독님들, 대부분 후배들이라 제가 민폐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하다. 근데 저도 청룡영화상 감독상 처음 받는 거다. 너그러이 봐달라”며 “제가 감독 구실을 하게 해준 훌륭한 배우 분들, 스태프들, 위대한 아티스트들께 감사하다. 앞으로도 한국영화의 가장 창의적인 기생충이 돼 한국영화 산업에 영원히 기생하는 그런 창작자가 되겠다”고 재치 있는 소감을 전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무엇보다 이날 시상식에는 지난 2017년 5월 비인두암 진단을 받은 후 모든 활동을 중단한 김우빈이 청정원 단편영화상 시상자로 등장해 반가운 근황을 전했다. 2년 6개월만의 공식석상 나들이다. 팬들의 큰 환호 속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거라 어떤 말로 시작해야될까 고민을 많이 했다. 다른 어떤 말보다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몇 년 전에 몸이 좀 안 좋았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이겨낼 수 있게 기도해주셔서 덕분에 제가 이렇게 빨리 건강하게 인사드릴 수 있게 됐다. 응원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감사 인사를 전해 눈길을 모았다.

한편 제40회 청룡영화상에서는 총 18개 부문을 시상했다. 2018년 10월 12일부터 2019년 10월 10일까지 개봉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영화계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했다.

▲최우수작품상-'기생충'▲남우주연상-정우성('증인')▲여우주연상-조여정('기생충')▲남우조연상-조우진('국가부도의 날')▲여우조연상-이정은('기생충')▲신인감독상-이상근('엑시트')▲신인남우상-박해수('양자물리학')▲신인여우상-김혜준('미성년')▲최다관객상-'극한직업'▲기술상-윤진율, 권지훈('엑시트')▲촬영조명상-김지용, 조규영('스윙키즈')▲편집상-남나영('스윙키즈')▲음악상-김태성('사바하')▲미술상-이하준('기생충')▲각본상-김보라('벌새')▲감독상-봉준호('기생충')▲청정원 단편영화상-'밀크'▲청정원인기스타상-이광수, 이하늬, 박형식, 임윤아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