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재가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꽃파당’이 어떤 거창한 메시지를 주는 것보다도 그저 시청자들의 일상에 긍정적인 순간이 되길 바랐어요. 시청률이 더 잘 나왔다면 좋았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라서. 그래도 팬들이 많이 늘었어요. 인기를 체감하진 못했는데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늘어났더라고요.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해요.”

지난 5일 종영한 JTBC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이하 ‘꽃파당’)은 여인보다 고운 사내 매파(중매쟁이) 3인방, 사내 같은 억척 처자 개똥이, 그리고 첫사랑을 사수하기 위한 왕이 벌이는 조선 대사기 혼담 프로젝트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김민재는 조선 청춘남녀들의 혼사를 책임지는 최고의 남자 매파 마훈 역으로 열연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차갑고 예민하고 사랑을 믿지도 않는 마훈이가 개똥이를 만나 성장하는 과정이 되게 재밌었어요. ‘중매쟁이’들의 이야기라는 점도 흥미로웠죠. 요즘에도 결혼정보업체들이 있잖아요. 조선시대엔 여성분들이 주로 하는 직업이었다고 해요. 남자 매파를 어떻게 구현할까, 그게 관건이었기 때문에 캐릭터 구축할 때부터 고민이 많았어요. 실제 연애요? 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중매쟁이가 오히려 자기 연애는 잘 못하는 것 같아요(웃음)”

신분, 집안, 나이 등 눈에 보이는 조건에만 맞춰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사람과 평생을 함께해야 했던 조선시대. '꽃파당'의 수장 마훈 역시 과거 상처 때문에 조건 사이의 궁합만 믿는 매파였다. 마음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매는 '사랑이 아닌 사람을 찾아주는 일'이라고 여기던 마훈도 진심으로 연모하는 개똥이를 만나고 달라졌다. ‘꽃파당’은 이 같은 기본 스토리를 토대로 지금껏 본 적 없는 남자 매파들의 이야기를 톡톡 튀는 퓨전 사극으로 녹여내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여기에 김민재, 공승연, 박지훈, 변우석 등 젊은 배우들의 신선한 조합 역시 방영 내내 좋은 반응을 모았다. 무엇보다 김민재에겐 첫 사극 주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었다.

“평소에 쓰지 않는 말투, 의상 그런 것들이 현대물과 다른 재미를 줬어요. 물론 이전에 ‘도깨비’, ‘명당’에서 짧게 사극을 경험해보긴 했지만 이번엔 16부작이라 좀 더 깊은 감정선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죠. 주연이라 부담감도 있긴 했어요. 현장 분위기를 잘 이끌어야한다는 책임감이요. 그래도 저희 또래 배우들이 다 착하고 에너지가 좋아서 서로 힘이 많이 됐어요. 누구 하나 이기적인 사람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작업할 수 있었죠.”

특히 김민재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배우 공승연과 함께 했던 신을 꼽았다. “개똥이랑 헤어질 때 울었던 장면이 정말 집중해서 찍었거든요. 또 아버지가 자결하셨을 때 장면도 정말 몰입해서 찍었던 기억이 나요. 그런 극한의 감정을 표현하는 신들이 정말 오랜 시간 고민하고 집중해서 나온 결과물이라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다만 '개똥이랑 함께 있을 때 마훈이가 좀 더 가벼웠다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은 있어요. 그래도 아쉽진 않아요. 최선을 다했거든요.”

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
지난 2015년 Mnet ‘칠전팔기 구해라’로 데뷔한 김민재는 KBS 2TV ‘프로듀사’, tvN ‘두번째 스무살’, 온스타일 ‘처음이라서’, MBC ‘마이 리틀 베이비’, SBS ‘낭만닥터 김사부’, tvN ‘도깨비’, KBS 2TV ‘최고의 한방’, MBC ‘위대한 유혹자’, 영화 ‘레슬러’, ‘명당’ 등에서 활약하며 캐릭터의 비중에 상관없이 늘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데뷔 이후 공백기도 없었다. 또래 20대 남자배우들 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로 꼽아도 무방할 만큼 쉼 없이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대중의 선택을 받는 직업인만큼 계속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건 김민재의 배우로서 매력이 꾸준히 통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꽃파당’으로 올해를 마무리한 김민재는 오는 2020년 SBS ‘낭만닥터 김사부2’로 돌아온다. 이전 시리즈에 이어 남자 간호사 박은탁 역이다. 한층 풍성해진 박은탁의 이야기가 그려질 전망이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한석규 선배님을 중심으로 선배님들, 감독님, 스태프 분들이랑 정말 행복하게 촬영하고 있어요. 이전 시즌에서 만났던 분들이 다시 뭉쳐서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수술신에서도 ‘예전에 이렇게 했었지?’하면서 추억도 회상하고요. 박은탁 캐릭터가 이번에 되게 중요한 대사들을 많이 해요. 그걸 어떻게 잘 표현할까 고민하면서 하고 있어요. 러브라인이요? 아무래도 그 병원에 오래 있었으니까 다른 캐릭터들과 좀 더 많이 얽히지 않을까요? 기대해주세요(웃음)”

인터뷰 말미 김민재는 “작품 끝나고 쉴 때면 허하다. 지금 제일 재밌는 건 연기고, 그래서 계속 하고 싶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을 많이 하려고 한 건 아닌데 재밌어서 이것저것 하다보니까 이렇게 됐어요. 조바심이 나는 건 아닌데 더 많이 배우고 싶다는 생각뿐이에요. 24살이니까. 그냥 ‘눈앞에 있는 것들 중 제일 재밌는 거 하자!’ 이런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데뷔 초엔 마냥 신나기만 하고 방법을 몰랐다면 지금은 어떻게 하면 되는지 길을 조금 찾은 느낌이에요. 그걸 토대로 더 많이 배워야죠. 그래서 멋있는 선배님들과 작품해보고 싶어요. 열심히 배우다보면 믿고 보는 배우로 불릴 날도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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