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 천우희가 10월 스크린으로 컴백한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조은정 기자 new@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올 가을, 여배우들의 힘이 돋보이는 영화 두 편이 개봉한다. 배우 정유미 주연의 영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과 천우희의 ‘버티고’(감독 전계수)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있어 든든한 충무로다.

먼저 16일 개봉하는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이 창 밖의 로프공과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천우희는 IT회사의 계약직 디자이너 서영으로 분해 비밀 사내 연애 중인 연인 진수(유태오)와의 불안정한 관계, 재계약의 압박, 새벽까지 히스테리를 부리는 엄마의 전화까지, 위태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30대 직장인을 그려냈다.

천우희의 장점을 꼽자면 때로는 과감한 연기와 파격적인 변신도 마다하지 않는 프로페셔널한 면일 것이다. 어떤 캐릭터든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매력적인 외모 역시 대중들이 그를 사랑하는 이유다. ‘버티고’의 관전 포인트는 ‘한공주’, ‘해어화’, ‘곡성’, ‘우상’ 등 그 동안 스크린에서 독특하고 강렬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천우희의 현실과 맞닿은 연기다. 특히 최근 종영한 JTBC ‘멜로가 체질’ 속 천우희의 매력을 눈여겨본 관객이라면 이번에도 만족할 가능성이 높다. ‘멜로가 체질’에서 신입 드라마 작가 임진주로 분해 크게 호평 받은 만큼, 또 다른 색깔의 청춘을 그려낸 천우희에게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주목할만한 배우는 또 있다. 오는 23일 개봉을 앞둔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정유미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조남주 작가의 동명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정유미는 누군가의 딸이자 동료, 아내, 엄마인 30대 김지영으로 분해 어느 때보다 인상적인 열연을 펼쳤다. 결혼과 출산 후 달라진 일상에 흔들리는 김지영의 모습을 섬세한 감정연기로 그려내 스크린 한가득 눈부신 에너지를 채웠다.

사진='버티고', '82년생 김지영' 스틸
돌아보면 정유미는 데뷔 이후 15년간 항상 배역의 크기와 상관없이 강렬한 임팩트를 내는 배우였다. 특히 내면 연기에 강했다. 그 특유의 감성은 분명 다른 배우들과 달랐다. 지난 2005년 ‘사랑니’ 이후 ‘내 깡패 같은 애인’, ‘옥희의 영화’, ‘도가니’, ‘우리 선희’, ‘부산행’, ‘더 테이블’ 등에서 눈빛만으로 남다른 몰입도를 선사했다. 관객들은 그의 모습에서 사랑스러우면서도 능청스럽고, 연약하면서도 때론 강인한 우리들의 얼굴을 발견하고 반가워했다.

그런 정유미에게 최근 몇 년은 상당한 전환점을 맞은 시기라고 볼 만하다. 지난 2017년 방송됐던 tvN ‘윤식당’, ‘윤식당2’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과 거리감을 한껏 좁혔기 때문이다. 한없이 사랑스럽고 소탈한데 살뜰한 센스까지 갖춘 정유미의 매력에 대중들은 큰 사랑을 보냈다. 그야말로 정유미의 재발견이었다.

그렇게 서서히 대중들과 가까워지던 정유미에게 ‘82년생 김지영’은 첫 단독 주연작이다. 배우로서 의미가 남다른 작품인데 원작을 둘러싼 이른바 ‘젠더 이슈’ 탓에 캐스팅 단계부터 이슈의 중심에 섰다. 그럼에도 정유미는 흔들림이 없다. 작품에 대한 애정과 뚝심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되고 믿음이 가는 ‘82년생 김지영’이다.

정유미는 최근 스포츠한국과 인터뷰를 통해 “악플이나 평점 테러에 현실감이 없었다. 큰 부담감도 없었다”며 “모두가 저희와 같은 의견일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우리 영화로 갈등을 만들고 싶은 건 아니다. 함께 둘러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각자 느끼는 감상은 다르겠지만 나와 내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그런 영화로 다가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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