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절대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을 만들어내는 배우들이 있다. 영화 제목은 잊어도 이들의 연기는 하나의 이미지가 돼 기억 속에 각인되곤 한다. ‘베테랑’의 아트박스 사장으로 영화계를 집어삼켰던 배우 마동석이 그런 경우다. 선보이는 영화마다 흥행 대박에 할리우드 진출까지. 국내 영화사상 이렇게 영향력 있는 액션 스타가 또 있었나 싶다. 최근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이터널스’(The Eternals)에 합류하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마동석이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의 흥행까지 이끌며 다시 한번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올 추석 극장가는 같은 날 개봉한 세 편의 한국영화가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마동석과 김상중, 김아중, 장기용이 합세한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 개봉 전부터 원작 드라마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고, 이에 맞선 ‘타짜: 원 아이드 잭’,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결과는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의 완승이었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개봉 나흘째 200만 고지를 넘어서며 '남한산성'과 함께 역대 추석 연휴 개봉 한국영화 최단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18일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누적 관객 수 300만 명을 돌파하면서 ‘관상’, ‘남한산성’과 동일한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 흥행하기까지 개봉 시기, 작품성, 연출력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내부적인 요인이라면 뭐니 뭐니 해도 마동석의 힘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마동석은 전설의 주먹 박웅철 캐릭터를 뚝심 있는 연기로 그려냈다. 드라마틱하고 시원한 타격감을 선사하는 마동석만의 액션은 그 자체로 설득력을 가졌다.

사진='범죄도시',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악인전' 스틸
‘록키’의 실버스터 스탤론을 보며 자란 마동석은 어릴 때부터 복싱, 웨이트 운동 등으로 체격을 다지며 액션배우의 꿈을 키웠다.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부산행’으로 서서히 존재감을 발산하던 그는 본인이 직접 기획 제작한 ‘범죄도시’로 68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대중에 바짝 다가섰다. 이어 ‘성난황소’, ‘동네 사람들’ 등을 거쳐 지난 5월엔 ‘악인전’으로 제 72회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해 크게 호평받았다. 문화적 이질감에도 오롯이 개성 있는 액션만으로 해외 관객들까지 사로잡은 것이다. 이는 한국 액션물의 세계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셈인 동시에 단순한 ‘조폭영화’로 치부되던 한국형 느와르의 세계를 한 뼘 더 넓힌 것이기도 하다.

9월 스크린을 장악한 ‘나쁜 녀석들: 더 무비’만 봐도 그렇다. 컬러풀한 캐릭터들의 면면을 흥미롭게 드러낸 이 영화는 시원한 액션부터 코미디까지 세련된 오락 영화로 부족함이 없다. 여기엔 완성도 높은 연기를 보여준 마동석의 힘이 컸다. 새로운 액션물에 대한 갈증이 있던 관객들에게 마동석 스타일의 액션이 시원한 돌파구가 된 셈이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이 같은 마동석의 도전과 성공은 배우 개인의 성취뿐만 아니라, 한국형 액션 영화의 가능성을 대폭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한국적인 정서와 마동석 고유의 캐릭터를 조화롭게 조율해 우리나라 액션물의 성장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준 셈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캐릭터의 반복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지만 제 이미지를 의미 없이 소모하는 것과 자신만의 아우라를 쌓는 건 분명 다르다. 진정성 있고 우직한 행보로 자신만의 길을 내고 있는 마동석의 향후 활약에 더욱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현재 영국 런던에서 ‘이터널스’ 촬영에 한창인 그는 차기작 ‘백두산’, ‘시동’과 제작 준비에 돌입한 ‘범죄도시2’ 등으로 쉼 없는 활동을 이어간다.

마동석 소속사 빅펀치이엔티 관계자는 스포츠한국에 “마동석 특유의 단단하고 힘 있는 맨주먹 액션은 단 한 번의 펀치에도 화려한 매력이 있다. 파워풀한 액션과 유머, 현실적인 연기 또한 많은 관객들이 마동석을 찾는 이유라고 본다”며 “‘나쁜 녀석들: 더 무비’도 영화 자체의 작품성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열연에 마동석의 묵직한 한방 액션까지 더해져 크게 흥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더욱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테니 마동석의 활약에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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