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세계 콘텐츠 업계는 ‘디즈니 세상’으로 평정되고 있는 듯하다. 영화업계에 이어 올해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사업에도 진출하면서 디즈니의 영향력은 날로 막강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 영화는 20억4800만달러(한화 약 2조4770억원)를 벌어들인 디즈니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차지했다. 2위도 13억4800만달러(약 1조6304억원)를 기록한 ‘블랙팬서’로 디즈니 영화다. 한국에서도 디즈니 열풍은 마찬가지다. 올해 ‘스파이더맨’ ‘알라딘’ ‘토이스토리 4’ ‘라이온킹’까지 잇단 흥행에 성공하며 위세를 떨쳤다. 특히 ‘알라딘’은 1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어른과 어린이 관객 모든 연령대의 취향을 만족시켰다는 평가를 얻었다.

디즈니의 공세는 콘텐츠의 강세 뿐 아니라 실제 외형적인 사업 영역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디즈니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훌루의 단독 경영권을 손에 쥔 것은 콘텐츠 업계의 가장 큰 이슈였다. 픽사, 마블스튜디오, 21세기폭스, 루카스필름 등을 잇달아 인수한 후 독보적인 콘텐츠 공룡이 된 디즈니가 훌루의 경영권까지 획득하면서 이른바 ‘디즈니 천하’가 열린 것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장에서 무엇이 디즈니의 이런 어마어마한 결과를 가능하게 했을까?

친숙한 캐릭터의 ‘힘’ 1923년 설립돼 몇 년 후면 100년 역사를 맞는 디즈니의 캐릭터들은 전세계를 통틀어 어린 시절부터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정도로 대중적이다. 미키마우스, 백설공주, 신데렐라, 인어공주 등의 캐릭터는 때로 백인 지상주의나 여성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담은 캐릭터들로 비판받기도 했지만 전세계적으로 이정도로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받아 온 캐릭터들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캐릭터는 원소스 멀티유즈로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다. 영화, TV 시리즈, 유튜브 영상 등으로 변주되며 끊임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에 익숙한 스토리텔링의 힘도 크다. 사랑이나 권선징악, 꿈과 도전 등 보편적인 메시지를 영화 속에 담아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세련되게 만들어낸다는 것도 디즈니표 작품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변화에 민감한 발빠른 사업전략콘텐츠 업계는 다른 어떤 산업분야보다 변화가 빠르고 유행에 민감하다. 기존의 방식을 고집하는 순간 ‘현상유지’도 아닌 도태되기 십상이다. 디즈니는 오랜 역사를 지닌 기업들이 범하기 쉬운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 자신만의 방식보다는 콘텐츠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발빠르게 대처해 가면서 ‘100년 기업’이 이전보다 더 승승장구하는 콘텐츠 기업의 선두에 서게 된 것.

예를 들어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면서도 최근의 트렌드에 맞춰 변화를 꾀한 ‘라이브 액션(Live Action, 애니메이션 실사화)’이 그렇다. 2014년부터 시작된 라이브 액션 영화는 올해 알라딘 라이온킹 등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크게 각광받았으며 ‘인어공주’ 실사판도 제작 초읽기에 들어갔다.

비범한 사업수완으로 세계 미디어 시장에 ‘우뚝’올해 폭스와 합병이 끝나는 디즈니는 이 합병으로 막강한 폭스 미디어 자산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폭스의 비뉴스 채널은 대부분 그대로 유지돼 마블의 인기 작품인 ‘X맨’ ‘데드풀’ ‘스타워즈’ 등이 제공된다. 이같은 작품의 TV 채널 진출은 디즈니가 자사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큰 동력이 된다.

여기에 올해 11월 선보이는 디즈니의 OTT 서비스 플랫폼 ‘디즈니+’도 미디어 업계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동안 이 시장의 1인자였던 넷플릭스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것. 오리지널 자사 콘텐츠뿐 아니라 그간의 인수, 합병으로 이미 어마어마한 콘텐츠를 보유한 디즈니의 OTT 사업 진출에 전세계가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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