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스포츠한국 최재욱 기자] 오랜 시간 많은 사랑을 받은 고전 영화를 리메이크하는 일은 아무리 잘해도 본전도 못 찾는 경우가 많다. 원작을 배우만 바꿔 카피하듯 똑같이 찍으면 시대의 흐름에 따른 새로운 해석이 없다 질타를 당하고 새롭게 각색을 한다면 원작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곤 한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이다.

디즈니의 고전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로 리메이크하는 ‘디즈니 라이브 액션’도 프로젝트 시작 초기부터 원작 팬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최근 ‘알라딘’처럼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각색으로 호평을 받고 흥행에 성공한 경우도 있지만 ‘덤보’나 ‘호두까끼 인형과 4개의 왕국’처럼 기대에 못 미치는 완성도로 혹평을 받고 흥행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이런 반응을 예상하면서도 디즈니가 ‘라이브 액션’ 프로젝트를 밀어붙이는 이유는 원작 팬이 아닌 새로운 세대 관객층을 만들기 위함이다.

이런 가운데 17일 개봉된 ‘라이온킹’은 호불호는 나뉘지만 또다시 디즈니의 저력을 실감케 해주는 수작이다. 관객마다 만족도는 다르겠지만 118분 러닝타임 내내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는 건 똑같다.

우선 엄청난 제작비와 할리우드 최고 제작진이 투입된 대작답게 신기한 볼거리가 넘친다. 존 파브로 감독은 자신이 연출한 ‘정글북’보다 진화된 실사 영화 기법과 포토리얼 CGI를 합친 혁신적인 스토리텔링 기술로 관객들의 눈을 시종일관 호강시킨다. 주인공 심바가 아버지 무파사를 잃는 장면에서 물소 떼의 질주 장면은 압권이다. 마치 관객들이 그 현장에 서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생생하다.

그러나 영화를 보다보면 동물이 주인공이기에 어쩔 수 없이 표현의 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의인화되지 않은 동물 캐릭터들의 연기는 애니메이션만큼 감정적인 동요를 일으키지 못한다. 특히 원작 ‘라이언킹’의 백미로 꼽히는 뮤지컬 장면들에서 동물 캐릭터들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다.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에 뮤지컬 노래들이 배경 음악으로 깔린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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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단점을 상쇄시켜주는 건 역시 스토리의 힘이다. 일부에서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각색되지 않은 점에 불만을 드러내지만 원작을 그대로 옮긴 영웅탄생 서사의 힘은 여전하다. 삼촌의 계략에 아버지를 잃고 왕국에서 쫓겨났던 심바가 친구 날라, 품바, 티몬의 도움으로 자신의 자리를 되찾아가는 과정은 여전히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이다.

‘라이온킹’은 원작을 넘어선다는 평가를 받기는 힘들 수 있다. 그만큼 원작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은 비교불가능한 걸작이기 때문. 원작에 미치지는 못해도 명성을 이어갈 만한 수작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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