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 영화 포스터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올 상반기 극장가는 외화 천하다. 지난 5월 개봉한 ‘알라딘’부터 ‘토이스토리4’, ‘라이온 킹’ 등 디즈니 대작들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해 좀처럼 틈을 내주지 않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천만 돌파에 다가서며 선전했지만 대체적으로 한국 영화들이 뚜렷한 바람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7월, 본격적으로 전쟁이 시작되는 여름 극장가엔 ‘외화 천하’를 끝낼 한국 영화들이 줄줄이 출격한다.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킬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까.

▲ 전무후무한 미스터리 액션 판타지 '사자'

사진='사자' 스틸
올 여름 텐트폴 영화 중 가장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사자'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사자’(감독 김주환)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2017년 영화 ‘청년경찰’로 여름 극장가를 접수했던 김주환 감독과 배우 박서준이 다시 한 번 뭉쳤다. 최근 충무로에서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대세 박서준이 격투기 선수 용후 역을 연기했다. 무뚝뚝하고 강한 겉모습 속 깊은 상처를 간직한 용후로 분한 박서준은 한층 성숙한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표현해냈을 뿐만 아니라 고강도 액션 연기까지 직접 소화한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더한다. 이 밖에도 구마 사제 안신부 역의 안성기, 검은 주교 지신 역의 우도환 등이 든든한 연기력으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자’만의 확고한 세계관과 데뷔 후 가장 강렬한 변신에 나선 박서준의 도약이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 무게감 확실한 정통 사극 '나랏말싸미'

사진='나랏말싸미' 스틸
오는 24일 개봉하는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했지만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사람들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기생충’으로 다시 한 번 이름값을 증명한 배우 송강호가 세종 역을 맡았다. 특히 한글 창제라는 대업 이면에 감춰진 세종의 인간적인 고뇌와 군주로서의 외로움 등을 조명해 신선한 재미를 줄 예정이다. 역사가 미처 기록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한글 창제 과정에 숨어있는 과학적 원리를 엿보는 재미까지 기대를 모은다. 최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故전미선의 유작이기도 하다.

▲ '병맛' 재난 탈출 액션 '엑시트'

사진='엑시트' 스틸
‘사자’와 같은 날 개봉하는 ‘엑시트’(감독 이상근)는 완벽히 색다른 장르의 영화다.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과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하는 내용을 그린 재난 액션물인데 한국 영화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신파, 정치적 코드 등을 걷어내고 단도직입적인 전개와 현실적인 액션, 보편적인 가족애로 편안한 재미를 선사한다. 조정석 임윤아의 코믹한 호흡과 발끝이 저릴 만큼 긴장감 넘치는 액션이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여기에 쓰레기 봉투, 박스 테이프 등으로 재난 상황을 돌파하는 재기발랄한 설정들이 관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 전망이다.

▲ 승리의 역사 담은 액션 드라마 '봉오동 전투'

사진='봉오동 전투' 스틸
오는 8월 7일엔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가 기다리고 있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의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등 호감도 높은 배우들로 라인업을 꾸려 평범하게 농사짓던 사람들이 목숨 걸고 일본에 저항했던 1920년 6월, 조선을 지키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독립군의 역사적인 첫 승리의 기록을 담았다. 앞서 티저 예고편과 포스터가 공개되자마자 사실적인 묘사와 투지 넘치는 비주얼로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일본 불매 운동, 그리고 8월 15일 광복절과 맞물려 한껏 고조된 국민적 정서 속에서 ‘봉오동 전투’가 의미 있는 성적을 받아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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