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철했던 나이제, 커피도 안마시며 톤 조절"

"자존감 바닥쳤던 '닥터 프리즈너' 시기, 부단히 노력했죠"

"끊임없는 캐릭터 변화, 사극도 해보고 싶어"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매 작품마다 이어지는 흥행으로, 전작의 자신을 뛰어 넘는게 어느샌가 과제가 돼버렸다. 그리고 '닥터 프리즈너'의 남궁민은 이번에도 그 과제를 이뤄냈다.

천재 외과의사이자 선과 악을 넘나드는 응급의학센터 에이스 나이제 역을 맡았던 남궁민은 그간 장르물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시작부터 끝까지 수목극 왕좌를 지켜내며 작품의 성공을 견인했다.

"캐릭터를 보고 선택한건 아니었어요. 이미 4회까지 대본이 나와있는 상황이었고, 글을 읽어보면서 쉬어가고 싶은 부분이 없을 만큼 짜임새가 있었던 것 같아요. 또 극중 나이제가 복수를 결심한 이후 어떤 행위와 스토리라인으로 흘러갈지 궁금한 마음도 있었고요. 바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항상 그래왔듯 남궁민은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다. '나이제'는 냉철하면서도 절제력이 있는 인물. 감정이 단단해 좀처럼 휘둘리지 않는다. 남궁민은 "주사를 넣을 때에도 '죽여버리겠어!' 식의 톤보다는 '그냥 죽어'라고 읊조리듯 말했다. 절제하는 느낌으로 연기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과거 출연했던 '김과장'에서는 성대를 던졌어요. 평상시와 달리 음역대가 높았고, '훈남정음'에서는 낮은 톤으로 이야기했죠. '조작'에서는 거의 거의 깔려있는 소리들을 쓴다. 사실 그렇게 해도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비슷해보일 수도 있지만 나름대로 변화를 주기 위해 노력했죠."

사진=지담 제공
사실 확신에 차 시작한 작품이었지만 남궁민에게 '닥터 프리즈너'는 큰 위기였다. 주변에서는 연기력으로 호평받는 그였지만, 스스로 연기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스타일이라는 것.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자존감이 떨어진 시기도 있었다고.

"대사 한마디도 잘 안되고, 자신감과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어요. 감독님이 '너무 그러지 말라'고 조언해줄 정도로 스스로를 괴롭혔죠. 연기라는게 죽을 때까지 해도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노력하는 계기가 되더라고요. 나이제 특유의 톤을 유지하지 위해 커피도 마시지 않고 따뜻한 물을 마시며 발성까지 신경썼던 기억이 있어요."

의아했다. 남궁민은 뛰어난 연기력과 안정된 톤은 물론, 흥행의 보증수표다. 때문에 드라마 연출자들의 주연 캐스팅 후보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연기적인 고민이 없는 배우는 없더라도, 자신에게 엄격하다 싶을 정도로 높은 잣대를 가지는게 아닐까.

"객관적으로만 보면 캐스팅 제의도 많이 들어오고 이제는 작품을 선택해서 연기할 수 있는 위치가 맞죠. 그러나 연기를 잘한다고 스스로 말하지는 못하겠어요. 제가 연기에 대해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해주는 말이 '너 나 연기 시작했을 때보다 5배는 잘해'라는 거에요. (웃음). 제가 20대 때에는 촬영장에서 쌍욕도 많이 먹었거든요. 전 키가 큰 것도 아니고 특별히 잘생기지도 않았어요. 그럼에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연기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인 것 같아요."

그간 다양한 캐릭터들을 연기해온 만큼 이제 남궁민에게 새로운 인물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남궁민은 끊임없이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말한다.

"신선함에서 오는 임팩트는 강하죠. 기존에 보던 사람이 신선하지 않을 수밖에 없잖아요. (웃음). 제가 할 수 있는건 연기밖에 없고 흥미를 느끼고 항상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음 작품에서는 사극도 해보고 싶어요. 계속 제 자신을 채워나가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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