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예능에 나서는 이서진 이승기(상단), MBC 새 드라마 봄밤 스틸컷(하단)
[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오랜 시간 이어져온 지상파 드라마의 편성이 변혁을 맞았다. 쏟아지는 드라마들의 경쟁이 '치킨 게임'으로 전락하자 편성 다변화를 통해 변화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밤 10시에 미니시리즈가 폐지되고 신규 예능 프로그램이 자리하는가 하면, 1시간 당겨진 9시에 드라마를 시청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시청자들의 니즈를 반영하기도 한다는 장점과 혼란을 야기한다는 이면도 존재한다.

■ SBS : 월화드라마 ALL STOP→신규 예능 뜬다

먼저 SBS의 경우 월화드라마를 한시적으로 폐지한다. 최근 "여름 시즌 월, 화 밤 10시 시간대에 드라마 대신 예능프로그램을 편성한다. 이는 주중 밤 10시대는 드라마 시간대라는 지상파의 고전적인 편성틀을 깨는 조치"라며 파격 편성을 알린 바.

SBS는 이러한 조치에 대해 선진 방송 시장인 미국을 예로 들며 새로운 드라마보다는 다양한 장르를 론칭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여름 시즌 이후에는 경쟁력을 갖춘 월화드라마가 시청자들을 찾아오게 된다.

새 예능 프로그램은 드라마의 빈자리에 맞게 주 2회, 16부작으로 편성된다. 한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이서진과 이승기가 낙점돼 새로운 케미를 예고하고 있다. 실제 친분이 있는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기대감을 모은다.

■ MBC : "이제는 9시에 만나요"

그동안 밤 10시에 만나볼 수 있었던 MBC 월화극과 수목극은 9시로 당겨진다. 오는 22일 첫 방송되는 수목드라마 '봄밤'부터 당장 적용되며 변화의 시작을 알리게 됐다.

여기에 오는 9월부터는 월화드라마를 전면 폐지한다. 2020년 2월 재개를 목표로 하지만, 이 또한 얼마든지 변경되거나 연장될 수 있다. MBC 측은 이번 개편에 대해 "노동 시간이 단축되면서 귀가 시간이 빨라지고, 여가 시간이 길어진 시청자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언급된 SBS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상업적인 문제가 있다. 최근 드라마 제작자들은 물론 배우들에게도 더이상 지상파 드라마는 제1의 옵션이 아니다. tvN과 JTBC가 드라마 왕국으로 군림하고 있고, 지상파가 그 뒤를 따르는 모양새다.

여기에 TV조선과 MBN 등 종편에서도 경쟁력 있는 드라마들이 나오며 시청률 파이가 줄어들게 됐고, 이전과 같은 제작비와 출연료를 충당할 수 없다는게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시청자들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함께 볼 수 없는 동시간대에 수많은 드라마가 방영됐었다면 시간과 장르를 조율할 수 있기 때문이다. SBS와 MBC가 가져온 변화의 바람이 방송계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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