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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최재욱 기자] 소위 요즘 유행하는 ‘만찢남’이란 말을 실감케 하는 비주얼이었다.

영화 ‘다시, 봄’(감독 정용주, 제작 스토리공감) 개봉 직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홍종현은 순정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왕자님의 느낌이었다. 우월한 피지컬에 조각 같은 이목구비, 도도한 듯하면서 부드러움이 살아있는 분위기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

홍종현은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극본 조정선, 연출 김종창)으로 ‘신흥 여심 스틸러’에 등극하더니 ‘다시, 봄’으로 스크린 접수까지 나섰다. 5월부터 지난해 촬영한 SBS 수목드라마 ‘절대그이’(극본 양혁문 장아미, 연출 정정화)까지 편성을 확정해 ‘홍종현 전성시대’ 도래를 예감케 하고 있다. “요즘 인기를 실감하느냐”고 묻자 얼굴이 빨개지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겸손한 모습에서 수줍은 소년의 면모까지 드러내니 한 번 빠지면 절대 헤어 나올 수 없는 ‘늪 같은 매력’의 소유자라는 말의 의미가 뭔지 알 수 있게 만들었다.

영화 ‘다시, 봄’은 딸을 잃은 여자 은조(이청아)가 인생을 포기하려던 찰나 어제로 하루씩 시간을 거꾸로 살게 되면서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얻게 된 타임 리와인드 무비. 홍종현은 전도유망한 유도 체대생이었으나 뜻밖의 부상으로 국가대표의 꿈을 접게 된 호민 역을 맡았다. 홍종현은 시나리오를 읽고 따뜻한 분위기에 반해 출연을 결정했다.

“시나리오를 읽고 따뜻한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어요. 어제로 하루씩 돌아가는 시간여행 설정이 지난날들을 많이 떠오르게 하더라고요. 마음속에 후회되고 아쉬운 일로 남아 있는 것들을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게 해주었어요. 영화를 찍으면서 기분 좋은 힐링을 받는 느낌이었어요 영화를 보면 관객들이 본인의 트라우마를 떠올리면서 치유를 받는 느낌이 들 거예요. 과거로 돌아가면 언제로 가고 싶으냐고요? (잠시 생각) 이왕 갈 거면 고등학교 때로 가야죠. 그 당시 제 인생에서 가장 아무런 걱정이 없던 때였어요. 항상 즐겁고 의욕에 차 있던 시기였죠. 그러나 전 지금이 더 좋아요. 굳이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과거보다 미래가 좋거든요. 똑같은 성장통을 반복하고 싶지는 않야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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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현은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예쁜 내딸’에서는 김소연, ‘다시, 봄’에서는 이청아, 대선배들과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또래나 어린 동료들과도 호흡을 맞췄지만 홍종현은 나이가 많은 선배들과 호흡을 맞출 때 더욱 빛을 낸다. 그 이유를 묻자 홍종현은 성격 좋기로 유명한 선배 김소연과 이청아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두 선배님들 덕분이에요.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한데 저를 이끌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이청아 누나는 정말 주위에 있는 사람들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데 특별한 재질이 있어요. 촬영 전 밥 먹고 술도 한 잔 했는데 특별히 노력할 필요도 없이 곧장 친해졌어요. 누나 덕분에 무사히 촬영을 마쳤어요. 김소연 누나는 워낙 연기를 잘하시니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아요. 요즘 연상 누나들에게 사랑을 받는 게 느껴지냐고요? 글쎄요. 주말 드라마다보니 예전보다 누님과 어머니들이 많이 알아봐주세요. 아직은 저보다 태주 역할이 매력이 있어 좋아해주시는 듯해요. 영화도 개봉되고 ‘절대그이’도 방송을 시작할 텐데 한꺼번에 세 작품을 보여드리게 됐어요. 그러나 맡은 캐릭터마다 성격이 달라 색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듯해요.”

‘다시, 봄’은 인생의 소소한 행복을 음미하는 작품. 활활 타오로는 불보다 잔잔히 흐르는 강물의 느낌이 더 가까운 홍종현에게 “인생의 ‘소확행’은 뭐냐”고 묻자 특유의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소박한 답을 내놓았다.

“특별한 건 없어요. 날씨가 좋은 날 강아지 데리고 한강에 나가 산책시키는 거예요. 따뜻한 햇볕 쬐면서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는 재미가 남달라요 그게 행복이죠 뭐. 강아지는 대형견인데 다섯 살이에요. 처음에는 덩치가 커서 감당하기에 힘들었는데 소위 말하는 개춘기(개의 사춘기)가 지나니까 말도 잘 듣고 사고도 안 쳐요. 요즘 바빠 직접 못 데려나가고 주위 사는 친구들이 대신 산책시켜주고 있어요. 저만의 취미는 DIY 가구를 만드는 거예요. 처음에는 직접 쓸 도마나 개 밥그릇부터 시작했는데 조금씩 크기가 커지고 있어요. 아직 전문적인 수준은 절대 못돼요. 그런데 그것도 요즘 스케줄 때문에 못하고 있어요.”

홍종현은 올해 나이는 서른. 지난해 소속사를 최민식 설경구 문소리 등 연기파 배우들이 포지한 씨제스엔터테인먼트로 옮기면서 배우로서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 20대 때는 낯을 가리는 성격과 차가워 보이는 인상 때문에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서른을 넘긴 그의 얼굴에는 여유와 편안함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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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이어서 올해 서른 살이 됐지만 제가 빠른 생일이어서 89년생과 학교를 같이 다녀 지난해 서른을 맞은 느낌이었어요. 제가 얼굴이 편안해 보이게 된 건 조급함이 없어졌기 때문일 거예요. 여유를 갖게 됐어요. 삼십대가 된 게 아쉽기보다 기대가 많이 돼요. 앞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아질 것 같아요. 좋은 기회를 잡으려면 제가 더 열심히 노력해야죠. 우선 군대부터 잘 다녀와야죠. 올 봄 세 작품이나 선보이고 가게 돼 다행이에요. 이번 작품들을 통해 오해가 좀 풀렸으면 좋겠어요. 제가 인상이 차갑고 악역을 연기해선지 저를 아주 못된 사람일 거라고 예상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전혀 아닙니다. 선량한 사람이에요.(웃음) 제발 믿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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