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작 '미성년'서 시선 사로잡는 당찬 연기로 기대주 등극!

사진=윤수정 기자 pic@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재욱 기자] ‘천생배우감’이었다. 개봉 후 호평을 받으며 꾸준한 흥행을 기록 중인 영화 ‘미성년’(감독 김윤석, 제작 ㈜영화사레드피터)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배우 박세진은 신인답지 않은 포스를 지니고 있었다.

영화 속에서 연기한 내면에 상처가 많은 ‘다크 소녀’ 윤아와 시크한 도시 여성으로 나타난 '미성년' 시사회 후 기자회견장 모습이 현격하게 달라 보는 이들을 당황시키더니 삼청동 인터뷰장에 나타난 박세진은 봄 햇살을 연상시키는 발랄한 여대생 분위기였다. 세 얼굴이 너무나도 달라 자세히 보지 않으면 같은 사람인지 구분하지 못할 정도. 다양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낼 가능성을 감지할 수 있어 더욱 기대됐다.

배우 김윤석의 상업영화 연출자 데뷔작인 ‘미성년’은 무책임한 부모들의 불륜으로 엮인 두 소녀가 상황을 수습하다가 겪는 진한 성장통을 담았다. 박세진은 철없는 엄마 미희(김소진)가 같은 학교 친구 주리(김혜준)의 아빠 대원(김윤석)과 불륜에 빠져 임신하면서 시련을 겪는 윤아 역을 맡아 당찬 연기를 선보인다. 박세진은 “매번 얼굴이 달라 보인다”고 말하자 폭소를 터뜨렸다.

“메이크업의 도움이죠.(웃음) 제가 메이크업에 따라 분위기가 많이 달라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영화가 개봉된 후 기자님들에게 마스크가 개성 있다는 칭찬을 받았는데 그건 24년간 살아오는 동안 처음 듣는 이야기들이어서 민망하네요. 감사할 따름이에요.(웃음) 사실 어렸을 때부터 제가 배우가 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친언니 권유로 출전한 슈퍼모델대회 입상 후 연극영화과에 가게 되면서 연기자의 꿈을 갖게 됐어요. 이렇게 영화 주인공이 될 거라고는 상상치 못했죠. 회사 권유로 ‘미성년’ 오디션을 봤는데 윤아 역에 덜컥 붙었어요. 지금 이렇게 개봉을 앞두니 모든 게 진짜 꿈만 같아요.”

박세진은 ‘미성년’에 캐스팅되기 전 겨우 웹드라마 한 편 찍은 경험이 전부였던 말 그대로 생짜 신인. 그런데도 500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김윤석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박세진은 이제 연출자를 넘어 인생 멘토가 된 김윤석을 처음 만났을 때 느낌을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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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지 않았나고요? 전혀요 정말 친절하시고 따뜻하고 매너가 좋으셨어요. 제가 감독님의 작품 중 ‘추격자’ ‘황해’ 같은 영화는 무서워서 보지 못했어요. 그 대신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같은 따뜻한 영화만 봐 선입견이 전혀 없었어요. 첫 오디션 때 주리와 옥상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연기해야 했는데 열심히 준비해갔지만 정말 떨렸어요. 그때 감독님이 프로필 사진을 보시며 ‘이 사진이 제일 예쁘다’라며 소감을 이야기해준다거나 저란 사람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시며 긴장을 풀어주셨어요. 그 덕분에 무사히 오디션을 봤어요. 3차에 걸친 오디션을 보면서 간절함이 더 커져갔어요. 정말 작은 역할이라도 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윤아 역에 캐스팅돼 정말 기뻤어요.”

‘미성년’에서 박세진의 연기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강렬하다. 무책임한 부모들 밑에서 자라 겉모습은 가시가 여기저기 돋쳤지만 내면은 사랑이 그리운 소녀의 모습을 섬세하게 형상화한다. 김혜준과 차진 케미를 발산하며 대선배 김소진 염정아 김윤석에게 절대 밀리지 않는 완벽한 연기 하모니를 이룬다.

“혜준 언니와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말을 하지 않아도 존재 자체만으로 큰 힘이 되는 사이였어요. 현장에서 내가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언니가 다독여주고 언니가 힘들어 할 때는 제가 챙겨주며 서로 의지했어요. 영화 초반부 격투신은 한 달 전부터 준비를 했어요. 한 번의 테이크에 오케이를 받아야 했기 때문에 캐스팅 됐을 때부터 부담이 되는 장면이었어요. 한 달 전부터 보호대를 차고 두 시간씩 연습을 했어요. 혜준 언니와 서로 호흡이 정말 잘 맞고 신뢰하는 사이였기에 수월하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어요.”

박세진에게 ‘미성년’ 촬영 현장은 ‘연기고수’ 김윤석 염정아 김소진에게 연기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최고의 학교였다.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느끼며 새로운 감각이 깨어나는 경험을 맛볼 수 있었다.

“촬영 초반 정말 얼어 있었는데 소진 선배님과 대사를 주고받고 연습을 하니 감정이 서로 오가며 긴장이 풀리더라고요. 엄청난 에너지로 저를 받쳐주시니까 소리 지르고 화내는 장면을 촬영할 때 찍으면 찍을수록 더 잘하게 되더라고요. 정말 속 깊게 저를 챙겨주셨어요. 연기에 대한 사소한 질문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배였어요. 염정아 선배님과 둘이 호흡을 맞춘 장면도 선배님이 저를 이끌어주셔 정말 잘 나온 것 같아요. 막상 촬영할 때는 제 연기 챙기느라 바빠 선배님이 얼마나 좋은 연기를 펼치시는지 잘 몰랐어요. 영화를 보니 선배님의 연기가 어마어마하시더라고요. 정말 존경하게 됐어요. 언젠가 제가 배우로서 더 성장해 두 분과 다시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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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이 호평을 얻고 있지만 박세진은 아직은 인지도가 부족한 신인. 차기작은 결정되지 않았다. 어쩌면 매일매일 새로운 오디션의 연속일 수 있다. 그러나 매일 연기에 대한 열정이 뜨거워지고 있기에 모든 일에 감사하며 즐기겠다는 각오다. 앞으로 닮고 싶은 롤모델로 삼는 배우는 누구일까?

“배두나 선배님을 정말 좋아해요. 정말 타고난 멋짐을 갖고 계세요. 평소에는 소탈해 보이지만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멋을 갖고 계세요. 그런 면을 닮고 싶어요.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도 자신만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두나 선배님이 그런 자신만의 매력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선배님처럼 정말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도전하고 싶어요. 액션에 잘 어울릴 것 같다고요? (웃음) 어렸을 때 태권도 4단까지 땄어요. 기회만 주신다면 진짜 열심히 할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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