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효 감독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제작 명필름)의 연출자인 육상효 감독이 십 여년을 한 몸처럼 살아온 지체 장애인과 지적 장애인 두 명의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육상효 감독은 17일 오후 2시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의 언론시사회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광주에서 세하와 동구처럼 오래 같이 살고 계신 분들을 모델로 해서 시나리오를 썼다. 그 분들과 시간 많이 보내고 밥도 먹고 하며 시나리오를 썼다. 두 분의 장애 유형과 캐릭터 부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밝혔다.

육 감독은 "특히 세하의 모티브가 된 분은 굉장히 말도 잘 하고 똑똑한 분이다. 동구는 눈빛에서 나타나는 순수함 등을 참고했다. 상업 영화를 위해 중반 이후 가공한 부분이 있다. 여타 실화 영화와 다른 점을 말하자면 제가 영화 만들 때 취하는 관점 중 하나가 실제 인물을 만나면서 유머가 뭐가 되나를 본다. 그렇게 찾아낸 유머적 관점을 실화적으로 재현했다"고 말했다.

육 감독은 지체 장애인이어서 얼굴 아래로는 몸을 전혀 못쓰는 세하 역의 신하균의 캐스팅에 대해 "신하균을 가장 먼저 캐스팅했다. 신하균은 경험이 많고 연기를 잘 한다고 정평이 난 배우다. 영화의 중심을 잘 잡아줬으면 했다"고 말했다.

이어 "몸을 안움직이고 얼굴만 가지고 연기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손 동작과 몸을 쓰는게 연기의 반인데 하균 씨는 발음도 좋고 해서 신뢰 있었다"며 "매번 장면과 이런 것을 찍을 때 각각의 감정톤을 다르게 제시하면서 그걸 고르는 작업들을 합의하며 함께 했다. 그 때 고른 감정들을 정확하게 잘 연기해줘서 신하균과는 매번 같이 일하는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육 감독은 이어 동구 역의 이광수에 대해 "이광수는 본인의 집중력이 대단하다. '런닝맨'만 보다가 막상 만나보니 엄청 섬세하더라. 두 번째 미팅을 홍대 카페에서 했는데 조금 어색해서 저는 맥주 한 잔을 마셨다. 그런데 광수 씨는 맥주를 한 잔도 안 마시고 계속 저만 쳐다 보더라"고 말했다.

이어 "지적 장애인 연기지만 특정한 동작이나 설정은 하지 말자고 했다. 이광수에게 초식 동물의 눈빛 같은 순함이 느껴져서 그것을 잘 해주길 바랐다. 본인이 몇몇 장면에 몰입을 잘 해서 중요 장면 몇 장면을 먼저 설정하고 찍었다. 어머니를 처음 만나서 벤치에서 우는 장면을 가장 처음 찍었다. 감정을 가장 쏟아붓고 집중력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솜에 대해 "솜씨는 다른 누구보다 꼼꼼하다.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질문을 많이 했다. 보통 영화 현장에서 배우들이 스태프들과 잘 지내면 성공하던데 이솜은 가끔 '저 키 큰 스태프는 누구지?'하며 놀란 적이 있다. 이솜에게 입을 많이 쓰지 말고 눈이 아름다우니 그 눈을 믿고 감정을 표현하라고 주문했는데 몇몇 장면에서 그게 잘 됐다"고 말했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머리 좀 쓰는 형 ‘세하’(신하균)와 몸 좀 쓰는 동생 ‘동구’(이광수),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20년 동안 한 몸처럼 살아온 두 남자의 우정을 그린 휴먼코미디물이다.

오는 5월 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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