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배우 신하균, 이광수가 특별한 형제로 돌아왔다.

17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신하균, 이광수, 이솜 그리고 육상효 감독이 참석했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머리 좀 쓰는 형 세하(신하균)와 몸 좀 쓰는 동생 동구(이광수),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20년 동안 한 몸처럼 살아온 두 남자의 우정을 그린 휴먼 코미디다. '달마야, 서울가자'(2004), '방가? 방가'(2010),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2012) 등에서 비주류에 대한 코믹하고 따뜻한 시선을 담아온 육상효 감독의 신작이다.

이날 육상효 감독은 "가족은 혈연으로 이뤄지지만 굳이 혈연이 아니어도 서로 사랑하고 도우면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 아주 강한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조금씩 약한 사람들로서 서로 힘을 합쳐 살아가자는 생각을 담았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실화 소재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실제 인물들과 시간을 많이 보냈다. 기본적으로 두분의 캐릭터, 장애유형, 세하의 똑똑한 캐릭터, 동구의 순수한 눈빛은 실화에서 많이 따왔고 상업영화로서 영화 중반 이후에는 가공한 부분도 있다. 다른 실화 영화와 다른 점이라면 유머적 관점의 실화의 재현, 그런 것들이 차별점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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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균이 연기하는 세하는 동구가 가장 믿고 따르는 형이자 두 사람이 함께 사는 '책임의 집' 대표 브레인이다. 동구 없이는 아무데도 갈 수 없지만 '책임의 집'에 대한 정부 지원이 끊기자 봉사활동 인증서 발급 등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비상한 머리와 유창한 언변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목 아래로는 움직일 수 없는 신체적 제약이 있는 세하 캐릭터는 행동을 최소화하고 오직 얼굴 표정과 대사 속에 모든 감정을 담아내는 건 신하균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신하균은 지체장애인 연기의 고충을 전하며 "적응되기 전까지는 몸을 움직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어려웠다. 항상 몸을 많이 쓰는 연기를 하다가 안 하려니까 힘들었다. 우리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 관점, 장애인을 특별한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장애를 극복한다거나 동정의 시선이 아니라 우리 모두 다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광수는 세하의 동생 동구 역을 맡았다. 동구는 형 없이 아무 것도 못하는 24시간 '형아 바라기’로, 뭐든 잘 잊고 실수도 많이 하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하고 순수한 인물이다. 그는 "대사가 많지 않아서 대본에서 관객분들은 볼 수 없는 지문이나 어떤 생각을 표현해야하는지 감독님이랑 현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지적장애인을 연기하면서 어려웠다. 처음 촬영 때부터 부담이 없지 않았다. 감독님이 실제 인물을 참고하기보다는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보자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정말 재미있었다. 어렵겠다는 걱정이 있었는데 지금 하지 않으면 못할 것 같았다. 이런 시나리오가 또 언제 나올지 모르지 않나"라며 "동구 캐릭터가 어디까지 느끼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지 저도 어려웠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조절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지문에 있는 것들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 고민도 많이 하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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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솜은 세하-동구 형제에게 20년 만에 새로 생긴 절친, 미현 역을 맡았다. 이솜은 "청춘 캐릭터들을 꽤 많이 했다. 그 이유는 제가 그런 청춘들의 모습에 끌렸던 것 같다. 이번 역할도 그런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가난하고 좌절할 수 있지만 다시 일어서려고 하는 모습, 미현의 시선이 곧 관객의 시선이기도 해서 그런 모습에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육 감독은 배우들을 향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신하균을 제일 먼저 캐스팅했다. 워낙 경험도 많고 연기를 잘하지 않나. 배우로서 표정과 목소리로만 연기한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딕션이 좋은 배우라 신뢰가 있었다. 매 촬영 때 감정톤을 제시하면서 고르는 작업을 진행했고 아주 정확하게 연기해줬다. 이광수는 집중력이 대단한 배우다. 말수도 적고 섬세하다. 지적장애인 연기지만 바보스러운 동작같은 걸 설정하지 말라고 했다. 특히 초식동물처럼 순한 눈빛이 좋았다"며 애정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육 감독은 "가족, 연인, 친구, 동료 누구라도 자기 옆에 있는 사람과 왜 같이 있어야 하는지, 그 사람이 왜 소중한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영화는 오는 5월 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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