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에서 짠내나는 간분실 역으로 열연

"캐릭터 몰입 위해 실제 답사, 민낯 연기 자처해"

"막장극이라는 평가? 현실적이라고 생각해"

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그야말로 재발견이다. 이미 데뷔 18년차 배우인 신동미에게 '왜그래 풍상씨'는 그만큼 특별했고 마음이 가는 작품이었다. 시청자들 또한 그녀의 열연에 높은 시청률에 화답했다.

최근 스포츠한국과 만난 신동미는 KBS 2TV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에 대해 "떠나보내기 너무 아쉬운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드라마를 위해 자진해서 비주얼을 포기하고, 마지막회까지 배우들과 대본 리딩을 했을 정도로 온힘을 쏟아부었던 2개월이었으니 아쉬움은 어쩌면 당연한 감정이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배우들끼리 13% 정도의 시청률만 되어도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점점 올라가서 20%까지 넘어서더라고요. 가장 큰 이유는 팀 분위기라고 생각해요. 제작진부터 배우들까지 잡음이 없었고, 연기하기 편한 환경을 만들어 주셨어요. 또 미니시리즈는 시간이 모자라 대본 리딩을 못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번 작품의 경우 미리미리 대본을 받아 끝까지 리딩을 마칠 정도로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왜그래 풍상씨'는 22.7%(닐슨 코리아 기준)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최근 다변화된 플랫폼 시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성과이기도 하다. 특히 유준상과 신동미의 짠내나는 부부 호흡은 극의 중심이었다.

"유준상 선배님과 호흡한게 신의 한수라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정말 많은 힘을 주셨어요. 서로 감정에 몰입해서 멈추지 않을 정도로 눈물을 흘리는 장면도 있었고요. 남편도 드라마를 보더니 '인정하기 싫지만, 아내를 빼앗겼다'는 말도 하더라고요. (웃음). 그러고보니 저는 인복이 정말 많은 사람인 것 같네요."

특히 신동미가 분한 간분실 역은 재발견이라는 극찬을 받은 이유이기도 했다. 넷이나 되는 시동생들을 자식처럼 키우고 거두고, 손이 마를새 없이 세차장 일까지 해가며 악착을 떠는 인물이다. 연기를 위해 기울인 노력은 실로 디테일했다.

"그동안 고고하고 강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해온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캐릭터 몰입을 위해 실제 서울 근교를 돌면서 세차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보고 옷과 가방, 신발 등을 구매했어요. 그리고 극 내내 그 옷들을 돌려입으며 연기했던 것 같아요. 또 민낯을 보고 분장했다는 분도 계시던데 실제로 전혀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쌩얼'이에요. (웃음). 한편으로는 더 편하기도 했죠."

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나고 난 뒤의 이야기지만, 신동미에게 최근 몇년은 힘든 시간이었다. 개인적인 슬럼프가 찾아와 우울증에 빠지기도 했고, 이제 막 카메라 앞에 서는 신인처럼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긴장감과 불신에 사로잡힌 시기였다.

"지금은 극복됐는데 최근까지도 슬럼프를 겪었던 것 같아요. 자주 우울하고, 남편에게 갑자기 짜증도 내면서…. 간분실을 연기하며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도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당황스러울 정도였어요. 사실 10년 전에도 이런 슬럼프가 왔었는데 당시에는 전도연 선배님의 '접속'부터 '너는 내 운명'까지 전부 감상하며 이겨내기도 했었어요. 배우에게 이런 과정들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막장극이라는 일각에서의 지적도 있었다. 신동미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 "막장극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는 것. 어쩌면 막장보다 더 막장 같은게 현실이지 않을까.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다 갖다 넣어서 보는 분들이 힘들었을 뿐, 왜 막장극이라고 하는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저는 그런 평을 듣고 조금은 서운하더라고요. (웃음). 한동안 법정, 수사 등 장르극들이 유행했던 만큼 요즘은 따뜻한 이야기도 필요해서 흐름이 또 바뀐 것 같아요. 지금 이 여운을 그대로 가져가 다음 작품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