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쩌다, 결혼'에서 항공사 오너 2세 성석 역 맡아

사랑하는 여인 얻기 위해 가짜 결혼 택하는 엉뚱남

"진짜 결혼? 사랑하는 여인과 아이 둘 낳고 즐겁게 살고파"

"내가 꼽는 베스트 작품? '국가대표'와 '후궁'"

'어쩌다, 결혼'의 주연배우 김동욱 /사진=CGV아트하우스
영화 '신과함께-죄와벌'로 1400만 관객의 눈물을 쏙 빼놓은지가 엊그제 같은데 OCN 드라마 '손 the guest'로 오싹한 공포감을 경험하게 하더니 2019년 초봄 색다른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왔다.

김동욱의 신작 '어쩌다, 결혼'은 항공사 오너인 아버지의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 결혼을 해야만 하는 성석(김동욱)과 엄마와 세 오빠의 결혼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은 해주(고성희)가 우연히 맞선 자리에서 만나 딱 3년만 결혼 생활을 하기로 계약하는 내용을 그렸다.

오늘을 살아가는 20~30대 남녀의 결혼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보여주는 '어쩌다, 결혼'에서 김동욱은 아이를 가진 돌싱녀와 결혼하기 위해 가짜 결혼을 기획하는 대범함과 로맨틱함도 지녔지만 과거의 여자들을 정리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허당남을 연기했다.

자칫 잘못하면 양다리도 모자라 여러 여자 사이를 쉽게 오가는 것으로 오해 받기 바람둥이 면모를 지녔지만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로 손 꼽히는 김동욱인 만큼 설득력 넘치는 연기력으로 사랑과 결혼 앞에서 쉽게 결단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현대인의 단면을 잘 표현해냈다.

남녀 신인감독인 박호찬·박수진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고 '범죄도시', '성난황소'를 제작한 충무로 대표 제작자인 장원석 대표가 제작에 나선 '어쩌다, 결혼'은 극 중 해주(고성희)의 큰 오빠를 연기하 한성천이 제안한 짧은 스토리에서 출발했다.

'어쩌다, 결혼'의 주연배우 김동욱 /사진=CGV아트하우스
한성천의 오랜 친구인 배우 하정우 또한 기획부터 배우 캐스팅을 돕고 이정재, 정우성의 아티스트컴퍼니가 공동 제작에 나선 '어쩌다 결혼'은 저예산 및 다양성 영화 육성을 목적으로 기획됐고 충무로의 신인 감독과 신인 배우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기위해 시작됐다.

김동욱이 캐스팅을 수락하기 까지는 '국가대표'때부터 동고동락해온 선배 하정우의 시나리오 제안과 영화의 기획 의도도 영향을 미쳤지만, 현 시대의 다양한 결혼관을 쿨하게 다루는 시의적절한 내러티브가 그의 마음을 두드렸다.

영화 '어쩌다, 결혼'의 김동욱을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오는 4월 첫방송을 앞둔 MBC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의 조장풍 캐릭터 때문에 10kg에 가깝게 몸무게를 증량하며 몸을 불린 것과 헐렁하게 입은 검정 니트 사이로 팔 근육이 도드라져 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매번 감정의 극단을 오가는 열연으로 시청자와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과 달리 인터뷰 현장에선 세상 수줍은 청년으로 유명하지만 이날의 김동욱은 제법 기자들과의 만남을 즐기고 있었다.

- 근래 보기 드문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남주인공이다.

▲ '신과 함께'의 촬영을 막 끝냈을 때 이 시나리오의 제안을 받았다.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 구조에서는 조금 벗어난 쿨한 영화인데 젊은 세대의 다양한 결혼관을 그리려 노력한 느낌이 좋았다.

- 각 인물들의 개인사나 내면에 깊게 들어가지 않는 느낌이다. 영화 전반적으로 쿨한 느낌이랄까.

▲ 영화의 초점이 결혼에 대한 다양한 가치관과 생각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맞춰져 있었다. 굳이 답을 정해 놓고 던지려는 영화는 아니다. '결혼에 대한 정의는 이런 것'이라고 답 내리려는 영화는 아니고 결혼에 대해 다양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통해 즐거움과 유쾌함을 드리려 했다.

- 본인이 직접 가지는 결혼관은 무엇인가.

▲ 저는 사랑하는 여성과 결혼해 아이들을 두 명 이상 낳고 싶다.(웃음) 함께 살 분과 이야기를 잘 나눠서 결정해야겠지. 결혼하지 않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다만 결혼이라는 게 남녀 두 명만 하는게 아니라 두 사람의 가족 관계까지도 다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는 문제이기에 내 스스로가 상대방이 속해 있는 관계들까지 다 존중하고 이해할 준비가 돼 있는가도 중요한 것 같다.

- 실제 이상형은 어떤가.

▲ 같이 있으면서 편한 사람이 좋다.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편한 사람이 좋아. 대화도 잘 통하면 좋겠다.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사람이 좋다. 우울하고 고민 있는 스타일 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좋다. 저 스스로도 긍정적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기왕이면 잘 될 거다. 내가 생각하고 말하는 대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 주위 미혼남녀들의 결혼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 자신의 마음에 맞는 결혼을 위해 혹은 결혼을 안하기 위해 가짜 결혼을 하는 성석과 해주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결혼은 하지 않고 연애만 하고 살겠다는 친구도 있고 30대 후반이지만 아직 결혼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람도 있다.

- '국가대표' '신과함께'에서 인연을 맺은 하정우가 시나리오를 제안했다던데.

▲ 정우 형이 시나리오를 건넨 것이 출연의 결정적 요소는 아니었지만 정우 형이 주신 대본이기에 신뢰가 갔다. 저보다 훨씬 다양하고 많은 시나리오를 보셨을 거고 연륜 쌓이신 선배들 추천해주시는 대본은 기본적 신뢰가 있다.

- 극중 선배(김의성)의 아내인 김선영과 호흡을 맞추는 장면에서 가장 큰 웃음이 나온다.

▲ 선영 선배님과는 거의 즉흥 연기를 펼친 것 같다. 선영 선배가 잡으신 캐릭터가 리딩 때와 현장 속 모습이 달랐다. 감독님과 이야기 후 선배님이 하시는 것에 대해 나도 그대로 리액션 위주로 연기했다. 대사는 최대한 지켰지만 외형적으로 자유롭게 연기를 펼쳤다. 김선영 선배 덕에 경쾌한 장면으로 잘 표현될 수 있었다.

- 싱글맘과 결혼을 위해 다른 여성과 가짜 결혼을 계획하는 와중에도 다가오는 여성을 떨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캐릭터로 오해 받을수 있는데.

▲ 성석은 진지하고 나름 최선을 다해 고민하는 사람이다. 그런 선택을 하지만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거나 조언 듣고 하는 관계를 맺지 못하는 친구다. 강압적인 아버지와 혼자 독립한 어머니가 시작일텐데 매사 혼자 고민하고 결정 내리고 사랑을 주고 받는게 쉽지 않은 사람이다. 제가 성석을 연기하면서 그의 정서적인 면을 공감시키고 설득하는 것보다 상황마다 어떤 선택을 하는 성석이 보기 싫지 않았으면 했다. 캐릭터를 납득시키는 게 목표였다.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회피하기보다 과감한 결정을 내리지만 그 결정이 악순환을 낳는다. 하지만 그런 소동들을 통해 성장하는 성석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철 없고 깃털 같은 가벼운 캐릭터지만 유쾌하고 재미있게 다가가길 바랐다. 초반 시나리오 버전에서는 더 바람둥이처럼 보이고 강한 장면들도 있었는데 감독님과 대화를 통해 많이 바꿔 나갔다.

- 상대역 고성희와는 동네 친구이자 함께 소주도 기울일 만큼 친해졌다던데.

▲ 주위에 여사친들은 많은 편이다. 오래 알고 지낸 친구들과 주로 만나는 편이다. 고성희는 나이는 어리지만 저보다 훨씬 성숙하다. 대화를 나눠보면 고민이나 이야기가 성숙하다. 동생이나 후배보다 친구같은 느낌이다. 연기할 때도 또래 친구와 연기하는 느낌이 강했다. 동네에서 술 마실 때는 저는 맥주를 마시고 성희가 소주를 마신다.(웃음)

- 출연작 중 베스트 작품과 워스트 작품을 꼽는다면.

▲ 베스트와 워스트보다는 제 가장 베스트 작품 두 편을 꼽겠다. '국가대표'와 '후궁'이 가장 베스트 작품들이다. '국가대표'는 내가 영화를 계속해서 할 수 있게 된 결정적 원동력의 영화다. '국가대표' 덕분에 쉬지 않고 영화를 할 수 있었다. 너무 뜻 깊은 작품이다. 그 이후 영화 쪽에서 저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셨다. '신인상'도 받고 응원도 많이 받았다. 저의 시작이나 다름 없다. 진짜 영화 데뷔작은 '발레교습소'다.

'후궁'은 다시는 찍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 정도로 어렵고 하루하루가 과제였던 영화다. 웬만하면 내가 연기한 캐릭터에서 잘 빠져 나오는 편이지만 '후궁'만큼 오래 후유증이 있었던 작품은 없다. 한 달 넘게 불면증을 앓기도 했다. 그 때 제 나이가 28~9세였다. 2011년 겨울 군대 가기 직전이었다. 지난 작품들을 다시 생각하면 다시 찍어서 더 잘 찍을 수 있는 건 단 한 개도 없다. '커피프린스'의 하림으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지금 다시 해도 절대 그런 풋풋한 연기를 할 수가 없다. 당시 최선을 다 했고 에너지와 열정을 다 해서 했던 작품들이다.

- 달달한 로맨스코미디는 할 생각이 없나.

▲ 로맨스코미디 제안이 오면 이번에 못채워 드린 것을 채워 드리고 싶다.

- 팔 근육을 단단히 키웠는데 차기작 MBC 드라마 '특별 근로감독관 조장풍' 때문인가.

▲ 장풍이의 육중한 몸을 보실 수 있을 거다. 체중을 꽤 늘렸다. 조장풍 역을 맡았는데 과거 유도선수 출신의 노동부 근로 감독관이다. 9급 공무원에서 시작해 7급으로 향해 가고 있다. 유도 수업을 받으며 촬영을 하고 있다. 마동석 형이 UFC 김동연 선수를 소개해 주셨고 김동연 선수가 소개해주신 조준호 코치께 훈련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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