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자, 한지민.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박소윤 기자] 김혜자와 한지민의 듀얼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눈이 부시게'가 베일을 벗었다.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JTBC 새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 제작발표회에는 김혜자, 한지민, 남주혁, 손호준, 김가은, 김석윤 감독이 참석했다.

'눈이 부시게'는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 드라마.

tvN '하백의 신부' 이후 2년 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한 남주혁은 "2년 만에 드라마를 하게 된 줄 몰랐다. 늘 항상 떨리고 설렌다"고 입을 열었다. 띠동갑인 한지민과 호흡을 묻는 질문에는 "너무 행복한 순간이었다. 항상 잘해주셨기 때문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주혁, 한지민.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한지민 역시 남주혁과 케미에 대해 "현장에서 연기를 할 때는 후배와 나이 차에 대해 의식을 안하려고 노력한다. 선배님들 또한 제가 현장에서 편하게 호흡할 수 있게 해주신다"며 "아무래도 주혁 씨가 저보다는 어리기 때문에 불편할까봐 노력을 많이 했다. 현장에서는 선후배 관계보다 동료로 대하면서 재밌게 촬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눈이 부시게' 준하와 남주혁은 훤칠하게 잘생겼다는 점이 닮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준하 캐릭터가 촬영장에 나오면 다른 세계 사람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남주혁씨가 이야기를 나눠보면 또래에 비해 속이 깊다. 어린 시절이나 과거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를 나누는 편인데, 정서적인 부분에서 준하와 많이 닮아있더라. 만나기 전에는 마냥 어리고 밝다고 생각했는데 그 안에 가지고 있는 속 깊은 면이 준하와 닮아있다"고 칭찬했다.

김혜자는 3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이유에 대해 "3년 만에 복귀한 건 그동안 할 역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눈이 부시게'는 처음 해보는 드라마다. 어떤 드라마와도 비슷하지 않다. 상투적이지만 그냥 설렌 게 아니라 너무 새로웠고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설레더라. 소설에서도 없고 현실에서도 택도 없는 일이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석윤 감독에게 공을 돌리며 "감독님이 없었으면 못했을 거다. 본인을 믿고 하라고 해줬다. 김혜자 역을 굉장히 신선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며 "드라마 많이 했지만 이런 드라마는 처음이다. 시청자분들도 본인의 일생을 견줘볼만한 드라마다. 극 속의 김혜자라는 여자의 일생을 실제로 산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혜자.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김혜자는 한지민과의 듀얼 캐스팅에 대해 "상대방의 연기를 보기는 힘들었다. 한지민이 혜자의 젊은 역이기 때문에 한 프레임에 들어가는 일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저렇게 사랑스러운 배우가 나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다니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연기를 볼 수는 없었기 때문에 내 연기에 충실했다. 시청자분들이 '같은 김혜자'라고 봐주시길 바랄 뿐이다"며 "한지민씨가 한다고 해서 좋았다"고 덧붙여 훈훈한 분위기를 안겼다.

한지민은 "이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가 김혜자 선생님 ㄸㅒ문이었다. 선생님의 젊은 시절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게 영광이었다. 더욱이 선생님의 존함(김혜자)을 가진 젊은 역할 아니냐"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국민들이 같은 생각이겠지만 어릴 때부터 브라운관에서 봐왔던 '국민 엄마'를 직접 만나뵌 것 만으로도 행복했다. 대본리딩할 때 선생님께서 평소에 하는 습관들을 유심히 보며 따라하려 노력했다. 작품할 때만큼은 김혜자로 살아가시더라. 후배로서 부끄러운 점도 많았다. 굉장히 배울 게 많았던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25살 김혜자와 나이 든 김혜자의 싱크로율과 관련해서는 "사실 저보다는 선생님께서 연구해야 하는 부분이 많더라. 저는 25살의 혜자를 연기했는데 선생님은 나이가 든 후의 혜자를 연기했기 때문이다"라며 "비슷한 소재의 다른 드라마를 의식하지는 않았다. 다 말씀드릴 순 없지만 또 다른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김석윤 감독은 캐릭터 이름을 김혜자와 동명으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제 3의 인물로도 할 수 있었지만 우리가 아는 김혜자라는 배우를 대표로 내세워서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흥이 조금 더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선생님께도 '실제로 25세에서 나이 든 걸로 생각하시면 어떻겠냐'고 부탁드렸다. 시청자에게 더 큰 감흥으로 다가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손호준.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김가은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손호준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러브라인일 거다. 애매한 게 러브라인이라고 해야할지, 앙숙인지 그 가운데 위치한 묘한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호준은 극 중 혜자의 친오빠이자 '영수TV' 크리에이터 김영수로 분했다. 김혜자와 한지민 두 동생과의 호흡에 대해 손호준은 "한지민씨와 김혜자 선생님에 대해서는 차이를 두지 않았다. 그냥 둘 다 제 동생이었고 저는 오빠 연기를 했다. 또 제 평생 소원이 여동생을 갖는 것이었다"며 "선생님과 연기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김혜자와 한지민 중 누가 더 여동생 같았냐는 질문에 손호준은 "사실 처음에는 걱정을 했다. 제가 김혜자 선생님을 동생처럼 막 다룰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그런데 선생님이 잘 맞춰주셔서 감사했다"고 인사했다.

이에 김혜자는 "저는 오빠가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오빠' 소리도 누구한테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드라마 하면서 오빠라는 말을 하니까 이 단어가 참 다정하다는 걸 알게됐다"고 덧붙였다.

한지민.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마지막으로 한지민은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때를 꿈꾸고 그리워하듯이 모든 연령층이 공감하면서 마음 찡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말해 기대감을 더했다. 김석윤 감독 역시 "판타지 소재이지만 옆집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JTBC '눈이 부시게', 11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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