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보검이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지난 24일 종영한 tvN ‘남자친구’는 잔잔한 분위기와는 별개로 볼거리가 많은 드라마였다. 박보검, 송혜교를 필두로 한 톱스타 라인업 외에도 영화 같은 영상미, 시적인 대사, 특유의 낭만적인 분위기까지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모든 면면을 사랑하고 아꼈다.

박보검 역시 “예쁜 장면이 참 많았다. 엔딩에 나온 이화동 벽화마을도 참 좋았고 쿠바 첫 로케이션 촬영은 정말 신선했다. 일단 여행지로 쿠바를 선택한 진혁이의 마음은 알 것 같았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떠나는 여행인데 쉽게 가기 힘든 나라를 선택했을 것 같았다”며 “사진 찍는 분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나라 중에 하나가 쿠바라고 하더라. 실제로도 너무 아름다웠고 예쁜 그림이 나와서 감사했다”며 기억에 남는 대사로는 ‘청포도’신을 꼽았다.

“극 초반에 ‘청포도 같아’라는 대사가 있었어요. 처음 대본에서 그 대목을 보고 청포도라는 과일이 어떤 건지 생각해봤어요. 싱그러운 연두색이고 베어물면 쓴데 달콤한 맛도 있잖아요. 대본을 읽다보니 진혁의 성품 자체가 달콤하지만 당돌한 면도 있어서 청포도가 딱 적절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설득시켰던 것 같아요. 진혁이가 청포도였다면 저는 망고에 가까운 것 같아요. 예전에 방송인 박슬기 누나가 말씀해주신 건데 망고가 겉으로 보기엔 말랑하고 부드럽지만 씨는 단단하잖아요. 내면이 강한 저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정통 멜로는 분명 쉽지 않은 장르다. 밝고 톡톡 튀는 분위기의 로맨틱 코미디 등에 비해 훨씬 깊은 감정선을 설득시켜야 한다는 점은 배우들에겐 도전과도 같다. 더군다나 빠른 템포의 드라마들에 비해 흥행에 대한 보장도 없고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정통 멜로가 꾸준히 사랑받는 건 자극적인 콘텐츠에 지친 대중들에게 편안한 위로가 되기 때문일 테다. ‘남자친구’ 역시 순정적인 사랑을 꿈꾸는 2030 세대부터 첫사랑을 추억하는 4050 중장년층까지 사로잡으며 마지막회 최고 시청률 10%를 기록, 끝까지 사랑받았다.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사진=tvN
“중장년 팬층이 제겐 큰 힘이었어요. 그 분들을 사로잡는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아마 ‘남자친구’를 보면서 남성분들은 ‘나도 저런 첫사랑이 있었지’, ‘그때 진혁이처럼 표현했다면 어땠을까’ 공감하셨던 것 같고, 육아에 지친 여성분들은 아기들을 다 재우고 밤에 편안하게 보셨던 것 같아요. 마지막까지 여운이 남아서 좋았다는 반응들이 힘이 됐고 든든했어요.”

첫 멜로를 성공적으로 마친 박보검은 팬미팅으로 그간 받은 사랑에 보답할 계획이다. 지난 1월 26일 서울을 시작으로 일본, 방콕, 싱가포르, 홍콩, 자카르타 등 아시아 총 9개 도시에서 약 5만여명의 팬들과 만난다. 박보검은 “아무리 바빠도 주변의 소중함을 잊어선 안 될 것 같다”며 인터뷰 말미까지 싱그러운 에너지를 전했다. “제가 어느덧 스물일곱이에요. 어떻게 보면 많은 나이는 아닌데 요즘 많은 생각이 들어요. 데뷔 후 8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제 시간이 너무 훅 지나간 것 같아요. 이젠 나 자신부터 좀 더 사랑하고 또 제 곁에 있는 사람들을 더 아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한 살 더 먹은 만큼 배우로서도 성장하고 싶어요. 누군가 제 연기를 보고 위로를 얻는다는 게 큰 축복이더라고요. 성숙한 연기, 단단한 마음으로 좋은 메시지를 담은 연기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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