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씨그널' 김은희 작가가 8년 간 준비한 역작이자,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이 처음으로 드라마 연출자로 나선 넷플릭스 오리지널 6부작 드라마 '킹덤'이 오는 25일 전세계 190개 국 국가에서 동시에 첫 방송을 시작한다.

'킹덤'은 이름만으로도 작품의 질과 흥행을 담보하는 최고 제작진과 한국에서 제작되는 최초의 넷플릭스 드라마인데다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좀비물이라는 이색 조합,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김상호 허준호 김성규 진선규 전석호 김혜준 등 내공이 탄탄한 주연 배우 조합까지 제작 초기부터 큰 화제를 불러 모았던 작품.

'킹덤' 제작진은 오는 25일 '킹덤'의 넷플릭스 전격 공개를 앞두고 지난 21일 서울 인터콘티넨탈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드라마의 면면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성훈 감독과 김은희 작가를 비롯해 주연 배우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이 참석해 작품 참여 배경과 '킹덤'만의 장점, 기존 드라마 제작과정과의 차이 등에 대해 공개했다.

먼저 김성훈 감독은 영화 '끝까지 간다'와 '터널'의 흥행 성공 이후 차기작으로 넷플릭스 드라마를 택하게 된 것에 대해 "'터널'을 만들 무렵 배두나가 '드라마 해보면 어떻겠나'고 부추겼다. '터널'이 개봉할 무렵 김은희 작가가 여의도에서 캔맥주를 사주며 제안 해줬다. 제가 캔맥주의 유혹에 넘어가서 참여하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 감독은 이어 "새로움이 가장 큰 이유였다. 2시간 분량을 하던 저에게 6부작은 큰 도전이었다. 이런 장르는 처음이기에. 호기심이 있었다. 창작자에게 큰 자유를 준다는 넷플릭스라는 매체, 또 190개국 시청자를 만난다는 것도 새로웠다. 가장 큰 이유는 탁월한 능력의 김은희 작가였다"며 연출 수락 이유를 공개했다.

김성훈 감독은 이어 "김은희 작가는 '킹덤' 이전부터 장르물 대가로 알려져 있는데 엄청나게 성실하다. 능력이 출중하다. 국내 최고 작가가 될 수 밖에 없다. 김은희 작가에게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작품이 전 세계 관객들에 동시 공개되는 것을 고려한 촬영이나 편집이 있었냐는 질문에 "작가님이 글을 쓰고 기획하고 찍는 과정에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았고 우리가 기존 해왔던 것을 기본으로 했다. 다만 새로운 문화권 사람들이 낯설어 하지 않기 위해 보다 친절하게 하려는 추가적 작업은 있었다"고 말했다.

조선시대 판 좀비물이기에 기존 서양 좀비물과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좀비 장르가 기존에는 마니아적 장르였다면 최근 보편적 장르로 돌아섰다. 킹덤만의 차이점이라면 역병 환자의 특성의 차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며 "빨리 뛰느냐, 늦게 뛰느냐 혹은 밤에 돌아다니느냐, 안돌아다니느냐는 그 특성이 중요하다기 보다 그 특성을 이야기 서사 안에 어떻게 끌어 들이느냐에 중점을 놓고 찍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선택한 첫 번째 한국 작가인 김은희 작가는 '킹덤'을 기획하게 된 이유에 대해 "원래 좀비 영화를 좋아하고 역사도 좋아한다. 조선왕조실록을 자주 보는데 '조선 시대 괴질 유행으로 수만 명이 사망했다'는 내용에서 단초를 얻었다. 좀비의 배고픔을 조선 시대로 가져 온다면 생각할만한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은희 작가는 이어 김성훈 감독과 함께 한 소감에 대해 "정말 독한 사람이더라. 그래서 좋은 영화를 찍었다는 걸 알았다"며 "다음에 다시 한 번 같이 해서 저도 더 독하게 일해서 갚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기존 국내 방송사와 넷플릭스 작업의 차이에 대해 "역병이 돌고 좀비가 나오는 사극을 한다고 생각했을 때 공중파에서는 불가능 할 거라 봤다. 밤 11시 방송이라고 해도 12세 관람가나 15세 관람가는 한계가 있기에 제약이 많다"며 "넷플릭스와 함께 한다는 점에서 표현 제약이나 이런 건 없더라. 그런 부분은 편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이야기를 처음 구상하게 된 배경에 대해 "배고픔에서 작품을 착안한 이유는 제가 좀비 영화를 볼 때 그들에게 남은 건 식욕 밖에 없더라. 탐욕이나 인간의 욕망이 거세된 그들의 존재가 슬퍼 보이더라. 그 이야기를 떠올리다보니 지금 시대도 식량 문제 많겠지만 조선 시대는 세금이든 여러 문제로 더 배고플 수 있던 시대였기에 매력적일 것 같았다"고 밝혔다.

'킹덤'만의 좀비의 차이에 대해서는 "스포 때문에 자세히 말을 못한다. 목을 자른다던지 머리를 뭉갠다던지 그런 퇴치법 외에도 극이 더해 갈 수록 이 병이 왜 생겨났고 하는 내용을 보여줄 때 차별성이 있다. 조금만 참고 드라마를 봐주시면 힌트가 있다"고 말했다.

극을 이끌어 가는 왕세자 이창 역을 연기한 주지훈은 "탁월한 작가님과 감독님, 제작진 덕에 좋은 환경에서 촬영했다. 그럼에도 극 자체가 와일드하고 스펙터클해서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추운 곳 촬영이 많았다. 어떤 지역은 장비들을 다 지게에 짊어지고 등산을 한 시간 넘게 해서 찍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지훈은 이어 "말을 타는 20분 분량의 한 장면을 찍기 위해 왕복 7시간의 거리를 달려가고, 김성훈 감독님은 눈 오는 날 설경을 찍으려고 하다가 큰 사고를 당했다. 차가 폐차까지 되는 고생을 했다. '킹덤'은 열정과 고생을 담은 작품이라 관객에게 재미있는 장면 선물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2018년 영화 '공작', '신과함께2', '암수살인' 세 편을 연달아 흥행 시키고 2019년에도 의미 있는 작품으로 돌아온 주지훈은 자신의 매력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제가 감독님과 주위 말씀을 잘 듣는다. 개로 따지면 리트리버 스타일이다. 유순하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듣고. 부모님 말씀도 잘 듣는다"고 말했다. .

주지훈은 드라마를 한 문장으로 칭찬해달라는 질문에 "미드인가 한드인가 지금까지 이런 드라마는 없었다. 충분히 자신감 있다"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의녀 서비 역을 연기했고, 할리우드 유명 감독 워쇼스키 자매가 연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센스8'에 출연해 이미 넷플릭스 드라마 출연 경험이 있는 배두나는 "연기하는 연기자 입장에서 국내 관객에게 보여지는 것과 전세계 관객에게 보여지는 것이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배두나는 이어 "(전세계에 동시 공개되는 점이)연기를 좌지우지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런 점 때문에 연기를 다르게 하지는 않는다"며 "저는 넷플릭스를 굉장히 좋아한다. '센스8'도 했었다. 좋은 점은 표현에 있어서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없다. 또 심의에 걸릴까봐 조심하지 않아도 된다는 부분에서는 편했다. 하지만 한국 영화를 만드는 느낌으로 찍었다. 이 플랫폼이 전세계에 한 방으로 보여지는 설렘이 있지만 작업에 임하는 것은 똑같다"고 말했다.

극 중 악의 축 영의정 조학주 역을 연기한 류승룡은 "'킹덤'은 190여 개국에 동시에 소개되기에 우리나라 고유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잘 알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류승룡은 이어 "거대한 서사에 서양적 소재를 접목 시켜서 많은 분들 공감하고 열광할 수 있는 이야기를 탄생 시켰다. 세계 어느 곳이나 시공간을 떠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인 배고픔과 권력에 대한 탐욕을 주제로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며 드라마의 장점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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