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민·황예지·트웰브.사진=SBS '더 팬' 방송화면 캡처
[스포츠한국 이솔 기자] 오랜만에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든 음악 예능이 탄생했다. SBS '더 팬'은 스타가 출연해 자신이 먼저 알아본 슈퍼 루키를 소개하고, 국민의 선택에 따라 우승자를 결정하는 방식을 따른다.

지난달 24일 첫 방송 된 '더 팬'은 'K팝스타'의 박성훈 PD와 '판타스틱 듀오'의 김영욱 PD가 기획·연출을 맡았고, 프랑스 '마니제이 이터네셔널'과 공동 기획한 음악 예능이다. '더 팬'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진 특유의 쫄깃한 긴장감은 있지만, 심사위원이 없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별점을 뒀다.

1회에서는 배우 한채영, 가수 쌈디 강다니엘, 방송인 박소현, 래퍼 타이거JK-윤미래 부부가 추천한 용주, 엘로, 임지민, 비비가 참가자로 등장했다. 참가자마다 사연도, 매력도 제각각. 무대가 끝나면 심사위원이 아닌 팬마스터 4인(유희열, 보아, 이상민, 김이나)의 사심 가득한 감상평이 이어진다. 이후엔 팬마스터와 방청객(296명)의 투표로 2라운드 진출자를 가린다. 현장에서 200표 이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참가자는 탈락하지 않는다. 온라인투표에서 만 명 이상의 표를 받으면 2라운드에 진출할 기회가 주어진다. 총 15명의 참가자가 4라운드에 걸쳐 5명으로 줄어들고, 이 중에 최종 우승자가 나온다.

쏟아지듯 제작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갈증을 느꼈던 시청자들의 니즈를 파악한 걸까. '더 팬'은 우리나라 팬덤 문화 특성을 이용한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방송 직후엔 참가자들의 이름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가득 메우는 진풍경이 그려졌으며, 첫 방송 시청률 6.4%(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 등의 큰 성과를 이뤘다.

'더 팬'의 화제성은 2회까지 이어졌다. 지난 1일 방송분에서는 참가자로 콕배스, 미교, 황예지, 카더가든, 트웰브가 출연했다. '그동안 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을까'라는 의아함이 생길 정도로 역대급 무대를 선보인 참가자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순식간에 마음을 뺏겼다. 현재까지 9명의 참가자가 등장, 다음 회에서 공개될 남은 6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SBS '더 팬' 방송화면 캡처
호평만큼이나 '더 팬'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팬마스터의 감상평과 투표 후 296명의 방청객 투표라는 순서에 관해 문제를 제기했다. 팬마스터의 평가와 선택이 방청객들의 투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 또한, 추천인 신분으로 출연한 스타가 같은 소속사 연습생을 홍보해주기 위해 나오는 건 프로그램 취지에 어긋나는 게 아니냐는 평도 있었다.

하지만 오디션이 아닌 '팬덤 서바이벌'이라는 점에서 '더 팬'이 가지는 의의는 분명하다. 박성훈 PD는 기자간담회에서 "결정권이 대중에게 있다는 게 단순히 '생방송 투표'를 말하는 게 아니다. 어떻게 대중이 집단화돼서 힘을 발휘하고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미치는 지, 그런 과정을 유의미하게 담아보려고 한다"며 "톱5부터는 팬클럽끼리의 전쟁이 될 것이고, 프로그램이 끝날 때쯤엔 '저 팬덤이 이겼네'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의 말마따나 1등 상금으로 책정된 1억 원은 최후의 우승자가 아닌 팬들에게 '팬클럽 지원금'으로 전달된다. 앞으로 등장할 '더 팬'의 슈퍼 루키는 누구일지, 어떤 팬덤이 우위를 차지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SBS '더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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