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헤미안 랩소디' 포스터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본격 연말 성수기를 앞둔 극장가에 퀸의 음악이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개봉해 유례없는 흥행과 재관람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보헤미안 랩소디’(감독 브라이언 싱어)의 흥행 신기록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7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보헤미안 랩소디'는 전날 하루동안 9만3935명, 누적 관객수 646만2743명을 기록했다. 국내 흥행성적은 퀸의 본고장인 영국에 이어 두 번째다. 이 같은 성과는 아시아권, 그것도 퀸의 음악이 유행하던 시대를 한참 지난 시점에 거둔 기록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대로라면 천만 관객 돌파도 가능하지 않을까.

‘보헤미안 랩소디’는 음악의 꿈을 키우던 아웃사이더에서 전설의 록 밴드가 된 ‘프레디 머큐리’와 ‘퀸’의 독창적인 음악과 화려한 무대 그리고 그들의 진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개봉 당시만 해도 ‘보헤미안 랩소디’가 대박을 터트릴 거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전설의 록 밴드 퀸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국내 관객들에겐 다소 생소한 배우 라인업, 록 장르를 기반으로 한 음악영화라는 점이 일차적인 진입장벽이었다. 무엇보다 극장을 주로 찾는 세대가 ‘퀸 세대’가 아니라는 점도 흥행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에 영화계 안팎에서는 개봉 초기 200만 관객 정도를 예상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개봉 이후 조금씩 화력을 끌어모은 ‘보헤미안 랩소디’는 모든 예상을 깨고 올 연말 최고의 깜짝 흥행 주인공이 됐다. 세월이 지나도 세련된 음악, 이민자·성소수자라는 선입견 속에서도 당당히 펼친 퀸의 음악세계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기에 프레디 머큐리의 폭발적인 무대매너와 공연 장면이 주는 전율은 강력했다. 그렇게 중장년층에게는 역동적이었던 80년대를 추억하게 했고 2030세대에게는 동경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전 세대를 ‘퀸’의 이름으로 통합시켰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젊은 세대들이 ‘보헤미안 랩소디’를 즐기는 방식이다. 일찌감치 싱어롱 상영관을 찾은 이들은 단순히 영화를 ‘관람’하는 행위를 넘어 떼창을 하고 발을 구르며 마치 콘서트장에 온 듯 자유로운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실제로 SNS 후기들을 살펴보면 ‘싱어롱 상영관에 탬버린을 가져갔다’, ‘콘서트처럼 응원봉을 챙겼다’ 등의 이야기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싱어롱 상영회가 N차 관람 열풍을 이끈 주역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개봉일부터 11월 30일까지 CGV에서 ‘보헤미안 랩소디’의 2D 일반 좌석 점유율은 주말 기준 47%인 데 반해 스크린X는 61.3%로 더 높았다. 스크린X에 싱어롱 버전을 더해 상영할 시 주말 좌석 점유율은 80% 넘게 치솟았다.

사진='보헤미안 랩소디' 스틸
극장 밖에서도 퀸의 모든 것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특히 20분 내내 270도 입체 영상이 펼쳐진 마지막 ‘라이브 에이드’ 자선공연 장면이 하이라이트로 주목 받으면서 ‘퀸’의 라이브 에이드 생중계 유튜브 영상은 지난 11월 23일 1억 뷰를 돌파했다. 앞서 2일 MBC에서는 당시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재편집분이 전파를 탔고 오는 10일 방송되는 MBC ‘퀸 특집 다큐멘터리-내 심장을 할퀸(QUEEN)’ 역시 뜨거운 반응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영화팬들은 SNS와 온라인상에서 ‘퀸망진창’, ‘퀸뽕’, ‘퀸치광이’, ‘코블리 스타디움’(코엑스 싱어롱 관), ‘웸등포’(영등포 싱어롱 관)라는 신조어, 심지어 스노우진까지 유행시키며 퀸의 문화적 코드를 공유하고 있다.

그리고 개봉 6주차, ‘보헤미안 랩소디’의 기세는 여전히 흔들림 없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실시간 예매율 역시 26.6%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어 ‘보헤미안 랩소디’의 무서운 독주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홍보를 맡고 있는 '영화인'의 박주석 실장은 스포츠한국에 “퀸의 음악이 워낙 좋아서 관객들이 많이 찾아줄거라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 스코어는 예상하지 못했다. 실관람객들의 반응이 좋은데다가 2030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전 연령대가 찾는 영화가 된 것 같다”며 “특히 ‘보헤미안 랩소디’의 관객 추이가 굉장히 안정적이다. 일일 관객수는 10만 명 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예매율 역시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관객들 사이에서도 ‘이 영화가 대체 뭐길래?’, ‘한 번 보고 싶다’, ‘극장에서 꼭 봐야겠다’는 인식이 확실히 자리 잡은 만큼 곧 개봉하는 국내외 겨울 신작들 사이에서도 충분히 선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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