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죽음 문턱에 섰던 50대 중반, 이런 지금의 삶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요?"

지난 11월 진행된 시니어 미인대회 '2018 미즈실버코리아'에서 금상을 수상한 황서영(61)씨는 불과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생사를 앞둔 투병의 시간을 겪어야했다. 2~3년 동안 링거를 맞으면서 외출은 커녕 일상생활도 유지하기 힘든 과거였다.

"30kg 대의 몸무게로 접어들며 '인생이 끝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던 투병 도중 딸이 저에게 힘을 주기 위해 '미즈실버코리아'를 권유해준 것이 시발점이 됐어요.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고, 스스로 용기를 내서 직접 참가 신청 접수를 한거죠."

신청 이후에는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호사다마(좋은 일에는 탈이 많다라는 뜻)라는 생각으로 친구들과의 만남도 접어두고, 쓸데 없는 외출도 최대한 삼갔다. 황서영씨는 "가족들도 내 뒷바라지를 해줬다. 특히 대회를 소개해준 딸은 피아니스트이자 클래식 작곡가임에도 본인의 업까지 뒤로 미룬채 날 도와줬다"고 고마워했다.

금상의 주인공으로 호명되던 당시는 생생하게 기억되고 있다고. 황서영씨는 "모든 대회에 출전할 때는 수상에 대한 기대가 있지 않나. 기대를 한 것도 사실"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인고의 세월이 있었고, 외면 뿐만 아니라 누구보다 성숙하고 단단한 내면을 다져왔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대회에 출전하기 이전에는 정적인 삶을 보내고 있었어요. 글을 쓰거나 플로리스트 교육을 하며 나름대로의 일상을 보내고 있었지만 틀에 갇혀 있다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이제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어요. '미즈실버코리아'를 준비했던 교육 과정들과 무대에 섰던 그림들이 그러한 바탕이 됐죠."

대회 도중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있었다. 익숙하지 않았던 드레스와 하이힐을 신었던 것이 그 이유였다. 황서영씨는 "대회 내내 발이 얼마나 아팠는지 모르겠다. 결국 마지막에는 구두를 벗고 맨발로 있었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키가 너무 작아보이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에게 엄청 혼났다. 구두는 벗지 말았어야 했다"며 웃어보였다.

그녀는 다양한 경험들에 대해 털어놓던 중 비교적 자유로운 자신의 행동양식에 대한 이유를 여행으로 꼽았다. 과거 독일에서 오랜 기간 거주했다는 그녀는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을 오가며 체류했다. 그리고 그런 조각들은 삶의 지표이자 교본이 됐다.

"독일에 있는 지인들도 제 수상 소식을 듣고 자기 일처럼 기뻐해줬어요. '한국에 정말로 그런 대회가 있나' '언젠가는 꼭 가서 관람을 해보고 싶다'며 축하해줬죠. 지금처럼 어떠한 일이든 도전할 수 있는 동력은 독일을 포함해 해외를 오갔던 경험에 있는 것 같아요. 생김새와 문화, 음식, 마인드 등 모든 것이 다른 곳에서 생활했던 것들이 굉장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희망과 에너지도 얻었고요."

한달여 뒤면 한국 나이로 62세가 된다는 황서영씨. '미즈실버코리아'는 60대의 문을 활짝 열게 만들어준 고마운 존재다.

"의미있고 빛나는 60대를 맞이하게 해준 '미즈실버코리아'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싶어요. 저는 계속해서 다음 꿈을 찾아가려고 해요. 다음주에는 네덜란드에서 진행되는 플로리스트 시험을 보러 떠나요. 크고 거창한 꿈 보다는 지혜롭고 너그러운 어른으로 살아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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