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나은이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스마일이엔티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장수 걸그룹이요? 에이, 아직 10년도 못 채웠는데요. 갈 길이 멀어요"

일반적으로 국내 아이돌 그룹들의 수명은 7년을 기점으로 결판이 난다. 보통 소속사와 7년 계약을 맺기 때문에 이 시기가 지나면 해체 후 멤버별로 각자의 길을 가거나, 재계약을 하고 팀 활동을 이어가는 두 갈래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 것이다. 최근 에이핑크는 후자를 선택했다. 멤버들 간의 불화, 탈퇴 등으로 팀 자체가 와해되는 경우도 종종 있는 만큼, 에이핑크의 재계약은 이례적인 경우라 할만하다. 그리고 2018년 현재, 어느덧 8년차를 맞은 에이핑크는 멤버들 모두 연기, 예능 각자 특화된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연기를 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본업은 가수라고 생각해요. 에이핑크라는 팀에 자부심도 있고요. 가수, 연기 두 가지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해요. 저희가 마의 7년은 넘겼지만 아직 10년이 채 안 됐어요. 에이핑크로서 자리는 잡았지만 멤버들 모두 아직 목마른 상태에요. 가수로서 아쉬움이 많아요. 더 큰 무대도 서보고 싶고요. 청순 콘셉트로 데뷔해서 유지하고 있는데 그걸 깨고 색다른 콘셉트도 해보고 싶어요. 지금처럼 흩어져서 일하다가 또 뭉치면 단합이 잘 돼요. 그런 점이 에이핑크가 멋있는 이유인 것 같아요. 후배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아요.”

에이핑크는 멤버 전체가 '연기돌'로 불러도 될 만큼 연기에 도전한 멤버들이 많다. 앞서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 출연했던 윤보미, '몽땅 내 사랑' '아홉수 소년' '로맨스 특별법'에 출연한 박초롱, '사랑 기억에 머물다'의 오하영, '악동탐정스'의 김남주, '응답하라 1997' '그 겨울 바람이 분다' '트로트의 연인' '언터처블'에 이어 영화 '0.0MHz' 개봉을 앞둔 정은지 그리고 손나은까지. 영화부터 웹드라마까지 장르도 색깔도 다양했다.

사진=스마일이엔티
손나은은 “멤버들은 서로 좋은 얘기만 해서 객관적인 평가는 들을 수가 없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저희끼리 서로 작품 이야기를 하진 않아요. 다들 연기에 도전했지만 특별히 연기 조언도 안 해요. 무엇보다 다들 항상 제 편에서 얘기해주거든요. 만약에 누가 키스신이라도 찍으면 ‘우리 언니는 안 돼!’ 이런 분위기라서(웃음) 다들 정말 착해요.”

멤버 간의 불화는 커녕, 그 흔한 스캔들 하나 없는 에이핑크는 소위 '걸그룹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이들이 걸그룹 포화 상태인 가요계에서 8년째 롱런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덕분이다. 공식적으로는 '모태솔로'지만 20대 중반인 만큼 충분히 많은 연애 경험이 있을법한 나이다. 손나은에게 연애와 일상에 대해 묻자 솔직한 대답이 이어졌다. 그는 "사랑도 해봐야 멜로 연기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공식입장은 모태솔로죠. 하지만 저도 벌써 20대 중반인데 예쁜 나이일 때 연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연기하면서 여러 경험이 필요하잖아요. 연애 경험도 연기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지금도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자리는 힘들어해요. 일하면서 많이 바뀌긴 했는데 사람들 앞에서 저를 표현해야 하고 그런 것들이 여전히 쉽진 않아요. 한동안 그런 스트레스가 심해서 실제로 몸이 막 아픈 적도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가장 의지하는 건 가족이에요. 특히 엄마가 많이 위로가 돼요. 일상이요? 별 거 없어요. 전 지금도 하루종일 나가서 노는 것보다 심심한 하루가 좋아요. 지난 주말에 TV 예능도 보고 먹고 싶었던 것도 마음껏 먹었는데 스케줄 없는 하루가 그렇게 좋더라고요. 집에서 에너지를 충전했으니까 다시 또 일해야죠. 다음엔 제 나이에 어울리는 청춘물, 풋풋한 멜로물에 도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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