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조용필이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가왕'이라는 수식어로 한국 음악사의 거목으로 평가되지만, 그의 열정과 욕심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50주년을 맞아 전국투어중인 조용필은 최근 취재진들과의 만남에서 지금까지 걸어온 50여년을 돌아보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조용필은 "어느덧 데뷔 50주년이 됐다. 나에 대한 과대평가도 있고 부풀려진 것도 있는 것 같다. 창피하다. 음악이 좋아서 지금까지 온 것이지, 처음부터 오래하려고 한 건 아니었다"며 멋쩍은 웃음을 내보였다.

그러면서 "나의 예상보다 너무 과하게 평해주셔서 마음속으로는 감사한 마음이다. 언제까지 노래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힘 닿는데까지 열심히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반백년이라는 시간동안 조용필은 한국 음악을 겪어왔고, 또 현장에서 지켜봤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큰 변화를 이룬 한국 대중음악을 지켜보며 느낀 점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음악이 본격적으로 격변을 맞이한 건 흑백에서 칼라로 넘어갈 시기라고 볼 수 있어요. 사실 우리나라의 대중음악 역사가 길지가 않잖아요. 그럼에도 K-POP의 성장은 엄청나죠. 싸이가 빌보드에 올라갔을 때 우리나라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구나 생각했는데 방탄소년단이 또 한 번 해낸 것을 보고 멋있더라고요."

자신의 음악 또한 여전히 진행중이다. 물론 현재는 50주년 기념 콘서트 준비로 인해 모든 음악작업을 중단한 상황이라고. 두 개의 작업을 병행할 수 없어 어느정도 마무리가 된 뒤 다음 청사진을 꾸릴 예정이다.

사실 '과대평가'라는 표현을 자신에게 쓸 만큼, 신보를 낼 때 조용필이 받는 부담과 기대치는 적지 않다. 그는 "(부담이)엄청나다. 힘들다"라고 웃으며 "내 운명이거니 산다. 다만 콘서트는 늘 하던거라 힘들지 않다. 힘든건 음반"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이 힘들지 않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현장에서 관객들이 주는 에너지가 자신을 무대 위에서 춤추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데뷔부터 지금까지 마찬가지.

"관객의 힘은 제 힘보다 훨씬 커요. 그런 힘이 저에게 고스란히 전해지죠. 예를 들어 작은 스튜디오와 체육관에서의 무대는 달라요. 공간에 따라 힘이 날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어요. 몰입할 수 있는건 작은 공간이지만, 파워는 넓은 곳이 좋죠."

50년간 조용필이 기억하는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언제일까. 15년 전 잠실을 떠올렸다.

"2003년 주경기장에서의 콘서트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비가 너무와서 무대가 그냥 물이었어요. (웃음). 모니터도 다 나갔고. 너무 너무 힘들었지만 끝까지 관객들이 집에 가지 않고 남아있더라고요. 아직도 감동적인 순간으로 남아있어요."

이뤄놓은 업적이 뛰어난 가수라면, 히트곡을 적당히 활용해 편안한 가수 생활을 택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 많은 중견 가수가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이러한 길을 걷고있다. 그러나 조용필의 소신은 뚜렷했다.

"제가 만약 노래만 하는 사람이었다면 음악을 일찍 그만뒀을 거에요. 항상 '창작에 대한 욕심'이 있어요. 가수에겐 솔직히 자기 앨범이 최고거든요. 예전보다 속도는 떨어졌지만 계속 해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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