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헤비메틀 및 퓨전 기타리스트이자 카레이서 빅토르 스몰스키(49)가 ‘JUMF 2018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 및 서울공연과 기타 클리닉(야마하뮤직코리아 후원)을 위해 지난 3일 내한해 6박7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9일 출국했다.

빅토르 스몰스키의 이번 내한은 2004년 부산국제락페스티벌 포함 네 번째 한국 방문이다.

구소련 연방 벨라루스 공화국에서 태어난 빅토르 스몰스키는 독일의 헤비메틀 그룹 레이지(Rage)를 거쳐 현재 심포닉 파워메틀 밴드 알마낙(Almanac)의 기타리스트로 활동 중이며, 헤비메틀 외에 유명 재즈퓨전 기타리스트들과도 협연하며 자신의 음악세계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엔 세계적인 악기박람회 프랑크푸르트 ‘뮤직메세’에서 명 기타리스트 프랭크 갬발리와 퓨전 잼 세션을 했고 이외에 스캇 헨더슨 등 여러 기타리스트들과도 교류했다.

또한 15년째 야마하(Yamaha) 기타 아티스트로도 활동 중이며 스몰스키 야마하 시그니처 모델(픽업은 던컨)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는 현재 유니티 뮤직 스쿨, 퀼른 대학, 도르트문트 유니버시티 등의 음악대학에서 교수로서도 후학 양성 중이며 오는 9월부턴 독일 만하임 인근의 ‘뉴뮤직 아카데미’에서 온라인 레슨도 시작할 예정이다.

스몰스키는 앨런 홀스워스를 비롯해 스티브 바이, 그렉 하우 등 여러 기타리스트로부터 영향 받았다. 그러나 그가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기타리스트는 지난 2003년 40세로 사망한 숀 레인이다. 괴력의 테크닉으로 당시 가장 충격적인 연주를 선보였던 숀 레인은 언더씬 기타의 제왕으로 추앙받던 인물이다. 그의 연주에 경악을 금치 못했던 마이크 바니가 브렛 가스드, 앨런 홀스워스, 프랭크 갬발리 등등 당대의 기타리스트들을 모아 잼 세션을 벌이게 한 것은 현재까지도 전설로 남아 있다.

스몰스키는 바로 이러한 숀 레인의 직계 제자다.

“그의 명성을 익히 듣던 터라 지난 1988년부터 89년까지 약 2년 동안 숀 레인에게 직접 기타를 배우며 많은걸 익혔습니다.”

스몰스키는 11살 때부터 기타를 시작했지만 보다 체계적으로 배우고자 벨라루스의 재즈칼리지에서 5년 동안 공부했다. 하지만 숀 레인에게 배우면서 보다 실전 차원의 기타세계를 터득할 수 있었다.

좋은 기타 연주를 위해 스몰스키가 강조하는 것은 힘을 뺀 상태의 ‘릴렉스’다. 인터뷰에서도 그랬고 8일 홍대 프리즘홀에서 있은 기타클리닉에서도 그는 정확한 피킹(얼터네이트&스윕)과 핑거링을 설명할 때 릴렉스를 특히 강조했다. 자신만의 노하우 이외에 숀 레인 스타일의 프레이즈 패턴에서 조 새트리아니(하모닉 슬래핑), 스티브 바이(아밍&태핑) 등 다양한 타입을 잠깐씩 예로 보여주며 클리닉을 진행하기도 했다. 

“눈부시게 빠른 강렬한 속주를 한다 해도 결코 힘이 들어가선 안됩니다. 어깨 힘은 최대한 빼고 릴렉스한 기분으로 움직임을 최소화해 연주해야 하죠. 피크를 잡을 때에도 힘차게 잡기 보단 힘이 들어가 있는 정도라고 느끼는 수준으로만 잡고 연주하는 게 좋아요. 너무 세게 잡으면 다이내믹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처음부터 끝까지 릴렉스가 가장 중요합니다.”

벌써 네 차례나 내한공연을 할 만큼 한국과 인연이 깊은 스몰스키, 그만큼 그는 한국 관객을 최고라 평가한다.

“한국에 올 때마다 사람들이 친절하고 모두가 행복해 보여 깊은 인상을 받곤 합니다. 또한 공연을 하면 한국 관중들은 내 연주를 무척 집중해서 감상하며 크게 호응해 나 자신도 매우 기쁘고 이러한 한국인들로부터 좋은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요. 러시아 등 다른 나라에선 관객들이 그냥 지켜보는 정도이고 다혈질적인 남미 쪽 관중들도 음악보다는 외적인 곳에 더 ‘크레이지’하게 반응하는 정도죠.”

“전주 얼티밋 페스티벌 무대에 설 때에도 처음엔 헤비메틀 페스티벌이 아니라서 좀 걱정했어요. 하지만 막상 무대에 오르니 관객들 반응이 환상적이라서 너무 즐거웠고 나 역시 정말 신나고 매우 행복하게 연주했어요. 한국 관객들은 언제나 나를 감동시킨답니다. 한국 팬 최고!”

스몰스키의 저택엔 전용 스포츠 룸이 설치돼 있다. 그곳에서 개인 트레이너를 두고 수영을 비롯해 근력 등 다양한 운동으로 체력 관리를 한다. 격투기 선수이기도한 그의 개인 트레이너는 종종 호신술까지 지도해 준다고.

스몰스키는 카레이서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록에서 재즈, 팝, 클래식 등등에 이르기까지 자동차를 좋아하는 뮤지션들은 셀 수 없이 많지만 직업적으로 레이싱을 하는 뮤지션/레이서는 매우 드물다. 피아니스트 출신의 독일 F1레이서 아드리안 수틸(Adrian Sutil)을 비롯한 몇몇은 레이싱을 위해 음악의 길을 포기(?)한 상태다.

스몰스키는 전문 레이싱 팀에 소속돼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냄은 물론 각종 모터쇼에서 드리프팅 묘기 시험도 보일 만큼 자타가 알아주는 카레이서다. 예를 들어 모터쇼에서 드리프팅 시범을 보이고 그것이 끝나면 곧바로 옆 무대로 가서 공연을 할 정도다. 그는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기자에게 드리프팅 시범 몇몇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자동차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에스토니아에서 차를 운전하기 시작해 독일로 와서 랠리스쿨에 정식 등록하고 95년 레이싱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그리고 생애 첫 번째 레이싱 팀인 ‘BMW 투어링카’에서 다채로운 활약상을 보였고 이어서 ‘포르셰 캡’, 그리고 영국으로 와서 ‘포뮬라 포드’ 등 여러 팀에 소속되며 실력을 보여줬다. 요절한 브라질 출신의 전설적인 레이서 세나를 가장 존경한다고.

그간 수많은 차들을 몰아봤지만 드라이빙시 차의 안정감이나 주행성능 모든 면에서 그가 베스트로 꼽는 차는 포르셰(포르쉐)다.

현재 스몰스키는 포르셰 GT3를 메인카로 해 아우디 쿼트로, 콜벳C5, 미츠비시 에볼루션(680마력으로 튜닝) 등 5대의 차를 소유하고 있다.

“대학강의, 작곡, 연주 등등 많은 활동을 하는 와중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레이싱을 통해 이 모든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갑니다. 이것이 레이싱의 묘미죠.”

스몰스키는 현재의 아내와 7년 전에 만나 열애 끝에 5년 전 결혼해 4살짜리 아들 하나가 있으며 아들 역시 자동차 운전에 소질을 보이고 있다고.

한편 빅토르 스몰스키는 한국 일정을 끝내고 9일 출국해 13일부터 현지(독일) 레이싱에 출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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