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이준익 감독이 또 한 번 청춘의 외침에 귀를 기울였다. 박정민, 김고은, 이준익 감독이 그린 2018년의 청춘이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변산'(감독 이준익)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박정민 김고은과 이준익 감독이 참석했다. '변산'은 꼬일 대로 꼬인 순간, 짝사랑 선미(김고은)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빡센 청춘 학수(박정민)의 인생 최대 위기를 그린 작품이다. '동주', '박열'에 이은 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이다.

다양한 시대, 청춘들의 슬프고도 낭만적인 얼굴을 그려왔던 이준익 감독은 이번에도 특유의 감각적인 연출로 청춘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아냈다. 이준익 감독은 "슬픔과 웃음 사이에 재미가 있고 긴장이 있다고 생각한다. '황산벌', '왕의 남자' 그런 게 다 '웃픈' 상황인거다. '변산'에서도 주인공의 아픈 과거가 현재의 웃음으로 재현되는 과정에서 서로 치유하고 슬픔을 아름답게 완성하고,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꼭 달성해야할 미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왕의 남자'는 조선의 랩을 대표하는 영화나 마찬가지다. 비트가 다르고 템포가 다르지만 결국에 그 곡을 만들고 부르는 사람들의 정신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사실 이 시나리오가 처음엔 주인공이 단역배우 역할이었는데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게 랩이더라더라. 그래서 래퍼로 주인공을 재설정했다. 젊은 관객들이 더 가깝게 소통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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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로 이준익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박정민은 무명 래퍼 학수로 또 한 번 변신을 꾀했다. 그는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충당하며 래퍼의 꿈을 쫓는 캐릭터를 위해 1년 간 랩 연습에 몰두한 것은 물론, 직접 가사까지 쓰며 현실감을 더했다.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꿈을 놓지 않는 그의 열정이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전망이다.

박정민은 "어쩌다보니 랩 장면이 많았다. 짧은 기간 안에 프로 래퍼처럼 훌륭하게 할 수는 없을 거다. 그래도 관객들이 어느정도 학수에게 몰입할 수 있는 정도는 만들고 싶었다. 그런 면에서 랩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직접 가사도 써야했고, 학수의 마음을 담은 랩을 해야했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신선한 도전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엔 제가 작사를 하는 건 아니었다. 근데 어쨌든 학수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건 저니까 한두줄 끄적거리다가 얀키, 감독님의 도움을 받아서 작사하게 됐다. 사실 저는 래퍼가 아니니까 머리가 아팠는데 그럴때마다 우리나라 래퍼들의 음악을 찾아 들으면서 음악을 완성해갔다"며 "특히 파이널 무대에서 했던 곡이 기억에 남는다. 제일 오랜 시간을 썼고, 학수의 마음이 온전히 담겨있고 학수의 뒷이야기까지도 예상할 수 있는 곡이다"라고 설명했다.

김고은은 고향 변산에서 살아가는 작가 선미로 분해, 박정민과 능청스러운 호흡을 펼친다. 앞서 '은교', '차이나타운', 드라마 '도깨비' 등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만큼, 그와 이준익 감독의 만남에 많은 기대가 쏠린 바 있다. 영화 팬들에게는 김고은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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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은 "8kg를 찌우면서 밤늦게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기도 하고 사실 행복했다. 촬영이 끝나고 두 달 동안 눈물의 다이어트를 했다"며 "시나리오 상에 보이는 선미의 성격을 어떻게 표현할지 많이 고민했다. 최대한 자연스러워 보이고 싶었다. 사투리 연기는 촬영 전부터 사투리 선생님께 열심히 배웠다. 제가 네이티브가 아니어서 계속해서 스스로 의심하고 확인하면서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선미 대사 중에 돌직구가 많았다. '너는 정면을 안 봐' 이런 식의 대사는 직접적인 이야기는 아니라 이해하려고 많이 고민했다. 촬영이 끝나고 나서 선미의 대사를 바라보니까 어렵게 다가오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변산'은 러닝타임 내내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내는 청춘들의 안부를 묻는 동시에 공감의 메시지를 전한다. 청춘을 향한 이준익 감독의 애정어린 시선과 배우들의 리얼한 열연이 관객들을 마음껏 웃기고, 울릴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청춘들이 서로 많이 사랑하고 많이 다투고 화해하고 그렇게 살았으면 한다. 솔직히 청춘을 카테고리화하는 것이 좋진 않다. 오스카 와일드가 '육체는 젊게 태어나서 늙어간다. 그래서 비극이다. 영혼은 늙게 태어나서 젊어진다. 그래서 희극이다' 이런 말을 했더라. 그렇다면 나는 어떤 청춘을 이야기하지 싶었다. 스스로 아재스러움을 너무 벗을 필요도 없고, 너무 내세울 필요도 없는 것 같다. 아재인 제가 청춘들의 이야기를 찍는 게 행복이고 배울 게 많았다. 관객들도 있는 그대로 즐겨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변산'은 오는 7월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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