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어쩌면 '너도 인간이니'는 단순히 로봇 드라마로 보여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안을 들여다보면 제작진의 노고가 곳곳에 묻어있다. 다소 생소한 소재에도 남다른 기대가 모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KBS 2TV 월화드라마 '너도 인간이니' 제작진이 참석한 런치데이 행사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차영훈 PD를 비롯해 KBS 드라마 본부, 제작사 몬스터유니온 측이 참여해 드라마 팬들이 가질만한 궁금증과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 드라마 속 서강준 가지는 의미

이날 차영훈 PD는 서강준에 대해 "서강준이 드라마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잘생긴 외모는 물론이고 연기력과 열정에 매번 고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서강준은 극 중 인간 남신과 로봇 남신Ⅲ를 함께 연기한다. 인물이 가지는 색깔이 다른 만큼 1인 2역으로서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차 PD는 "생소한 소재로 인해 현장에서 즉석으로 맞춰가는 시퀀스가 많다. 특별한 디렉션은 주지 않는 편이다. 서강준이 스스로 준비해온 감정선이 대부분 쓰여지는 경우가 많다"며 "때문에 신뢰도 더 생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칭찬했다.

■ '신의 한 수'였던 이준혁의 캐스팅

이준혁이 연기하는 지영훈이라는 인물은 PK그룹 총괄팀장으로 따뜻함과 냉정함을 동시에 가진 인물이다. 극 초반이지만 이준혁의 이질감 없는 연기는 호평일색.

차 PD는 "지영훈이라는 캐릭터에 두 가지를 원했다. 첫 번째는 서강준을 안정적으로 서포트 할 수 있다는 것이고, 두 번재는 유오성, 박영규, 김성령과 등과 만났을때 주눅들지 않을 짱짱함을 가지는 것"이라고 꼽았다.

특히 "욕망의 소용돌이 안에서 흔들릴 수도 있는 작음 위약함까지 원했다. 당찬 모습만 있으면 위약함이 보이지 않고, 위약함이 강조되면 다른 인물들에 대적할 파워가 없다. 이 모두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였다"고 돌아봤다.

■ 인간에게 던지는 물음, "너도 인간이니?"

'너도 인간이니'는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인공지능 로봇 남신Ⅲ와 열혈 경호원 강소봉이 펼치는 대국민 인간사칭 프로젝트다. 그러나 단순히 로봇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의 이야기다.

차 PD는 "로봇과 인간의 상호작용에서 드라마가 '윤리의 기준'을 내세우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주변의 물음이 있다. 그렇지 않다. 극 중 AI가 성장을 하면서 인간과 가까워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신Ⅲ이라는 인물은 최초 세팅은 천재다. 인성이 갖춰져 있지만, 사회 지능은 초등학생 수준이다. 그러나 서서히 인간들과 말하면서 관계들을 쌓아간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가 났을 때 '안아주는게 원칙이에요'라고 말하지만, 조금씩 인간의 감정이 복잡하다는 것을 알아간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넘어서지 말아야하는 것은 '상식'이다. 차 PD는 "AI라는 소재를 통해 시청자들의 경종을 울리고 싶은 것이 있다. 로봇도 세상을 배워가는데, 인간은 현실에서 모든 감정을 공유하지만, 때때로 상식을 벗어나곤 한다"며 "그렇다면 인간 또한 '너도 인간이니?'라는 질문을 받아야하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역치로 인한 메시지인 셈이다. 가장 비인간적이어야할 로봇이 어쩌면 가장 인간적일 수도 있다는 것. '너도 인간이니'가 품어낼 메시지가 가볍지만은 않은 이유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