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스포츠한국 최재욱 기자] 월트 디즈니란 브랜드는 국가와 문화, 성별과 인종을 넘어서 전 세계 모든 잠재적인 영화 관객들에게 순수한 동심을 떠올리게 하는 ‘마음의 고향’ 같은 존재로 각인돼 있다.

가족 간의 사랑을 기반으로 꿈과 희망, 사랑을 이야기하며 전 세계 어린이부터 어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름만 떠올려도 왠지 푸근한 감정이 느껴지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꿈의 공장’이다.

이런 특성이 있기에 디즈니는 가족을 중심으로 한 정서가 강한 대한민국에서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월트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 파트인 디즈니-픽사는 학생들의 겨울방학이 있는 겨울 극장 성수기에서 불패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코코’(감독 리 언크리치)는 ‘겨울왕국’, ‘빅 히어로’, ‘모아나’, ‘주토피아’에 이어 디즈니의 겨울 극장가 5연속 흥행 불패 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디즈니-픽사의 야심작. ‘코코’가 맹추위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관객들의 가슴에 전할 세 가지 선물을 살펴봤다.

#초현실주의 화보집= 눈 호강시키는 진기한 볼거리

‘코코’는 멕시코를 배경으로 명절인 '죽은 자의 날'에 뮤지션을 꿈꾸는 소년 미구엘이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의 기타에 손을 댔다가 저승으로 들어가면서 하룻밤 동안 겪는 기묘한 모험을 그린다. 여기에 해가 뜨기 전 원래 세상으로 돌아와야 하는 미구엘과 그를 돕는 대신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는 헥터가 세대와 세계 차이를 극복하며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곁들어진다.

우선 관객들의 눈길을 끄는 건 화려한 멕시코식 사후세계. 1200만 관객을 넘어서며 한국형 판타지 영화 신기원을 세운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에 등장한 한국적 사후세계를 접한 직후이기에 ‘코코’의 사후세계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멕시코의 전설적인 초현실주의 화가 프리다 칼로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색감의 사후세계의 모습은 입을 떡 벌어지게 할 만큼 압도적이다.

‘신과 함께-죄와 벌’의 사후세계가 재판과 징벌의 공간이라면 ‘코코’의 사후세계는 흥이 넘치는 멕시코 국민들답게 한바탕 즐기는 축제 같은 곳이다. 개성 넘치는 죽은 자들 캐릭터들과 유머러스한 사후세계 설정들이 러닝 타임 내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효도지침서=마음을 덥히는 따뜻한 가족애

‘코코’의 중심을 흐르는 정서는 끈끈한 가족애다. 아무리 사회가 분화돼 가족의 개념이 해체돼도 가족 간 사랑의 가치가 퇴색된 건 절대 아니다. 주인공 미구엘이 음악가가 되는 걸 허락지 않는 보수적인 가족들과의 갈등 속에서 꿈을 찾아가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갈등을 해결하는 특별한 비법은 없다. 서로 핏줄을 나누고 사랑하는 가족인데 풀 수 없는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가 국가와 문화를 넘어서 공감대를 형성케 한다.

'코코',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런 가족 중심적인 멕시코 가족 문화 덕분에 영화가 더욱 친숙하게 느껴진다. 아무리 라틴 문화가 익숙지 않아도 전혀 이질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특히 조상을 숭배하는 문화는 우리와 매우 닮아 있다. 영화 속에서 ‘죽은 자의 날’에 조상의 사진을 제단에 올리고 음식을 준비해 기리는 모습은 우리네 제사를 연상시킨다. 저승에서 온 영혼들이 집으로 돌아와 후손들이 준비한 음식을 먹는 모습은 매우 흥미롭다.

후손들이 기억해주지 않으면 죽은 자들이 저승에서 편히 지낼 수 없는 설정은 많은 관객들을 심저에 숨어 있는 죄책감을 건드리며 뜨끔하게 만든다.

#힐링 LP판=귀를 매혹시키는 ‘Remember me(리멤버 미)'

’겨울왕국‘의 주제가로 ’Let it go(렛 잇 고)‘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든 로버트 패즈&크리스틴 앤더슨-로페즈 부부가 만든 주제가 ’리멤버 미‘는 귀뿐만 아니라 가슴까지 자극하며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 속에서 죽은 자들은 자신을 기억해주는 살아있는 사람이 있어야만 명절인 ‘죽은 자의 날’에 꽃길을 건너 이승으로 올 수 있다. ‘리멤버 미’는 떠나야 했고 잊혀져가는 영혼들이 기억되고 싶은 간절한 바람을 담았다. 억울하게 이승을 떠나야 했고 잊혀지지 않고 싶은 영혼의 피 맺힌 회한이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을 떠오르게 하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코코',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디즈니의 애니메이션들이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까지 사로잡는 건 항상 뚜렷한 메시지를 던져주기 때문. ‘코코’도 삶과 죽음, 더 나아가 인생까지 다루다 모든 문제를 극복할 수 있게 하는 건 가족 간의 사랑이라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던져준다. 영화 결말부 모든 관객들이 세상을 떠난 조부모에 대한 그리움에 마음이 울컥해지며 손수건을 찾게 되는 순간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코코’는 화려한 볼거리, 흥미진진한 스토리, 오락적 재미가 가득한 입장권 가격이 아깝지 않은 수작이다. 여기에 인생을 관조하는 철학적인 메시지까지 담겨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듯하다. 효도를 받고 싶은 부모 관객들은 자녀들에게 꼭 보여주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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