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비'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정우성, 곽도원/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북한 쿠데타, 핵전쟁 등 이제껏 다뤄진 적 없는 소재를 녹여낸 ‘강철비’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민감한 주제를 치밀하게 그려낸 ‘강철비’가 어떤 파장을 몰고 올까.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강철비'(감독 양우석)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양우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우성, 곽도원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강철비'는 가까운 미래의 어느 날, 북한 쿠데타로 북한의 권력 1호와 정예요원 엄철우(정우성)가 남한으로 피신하면서 벌어지는 일촉즉발 한반도 최대 위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정우성이 전쟁을 막으려 고군분투하는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로, 곽도원이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로 열연, 핵전쟁 위기의 한반도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이날 양 감독은 “대한민국에서 북한을 바라볼 때 정신분열적인 측면이 있지 않나. 본질주의적 시각으로 보기도 하고 관계주의적 측면도 강하다. 북한은 동포이자 적인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냉철하게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한반도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 중 가장 위험한 상황을 설정했다”며 핵전쟁을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극 중 정우성은 북한 1호를 데리고 남쪽으로 피신하는 인물 엄철우를 연기했다. 그는 전쟁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 정우성은 “감독님이 워낙 해박하시고 아는 게 많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존중이 큰 분”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곽도원은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로 분했다. 그는 "곽철우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외로움"이라며 "제일 힘들었던 건 유창한 외국어 연기였다. 내가 해내지 않으면 누가 대체할 수 없지 않나. 영어 대사를 하루종일 외우고 지쳐 쓰러져 잠이 들고, 아침에 깨서도 다 외울 때까지 눈을 못뜨곤 했다. 영어는 마음 속에 있는 건데 끄집어내려니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다른 영화에선 내가 어떻게 보여질까 고민했다면, '강철비'는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어떤 충격을 받을까가 더 궁금했다”며 “내용에 대해서 굉장히 신선하고 충격을 받지 않을까 싶다. 빨리 관객을 만나고 싶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특히 군사, 의학, 외교, 정치 등 다방면으로 박학다식한 양 감독은 첩보 액션에 디테일을 더한 것은 물론, 치밀한 검증 끝에 가장 실제와 가까운 촬영 현장을 탄생시켰다. 인기 웹툰 작가 출신인 그의 독특한 이력 역시 탄탄한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데 일조했다. 양 감독은 “과거 연재된 ‘스틸레인’이 강철비의 원작이다. 다만 ‘강철비’는 현재 정세에 맞게끔 개작을 한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원작 ‘스틸레인’ 그대로 구현했다고 생각하실 텐데 구조가 많이 다르진 않지만 캐릭터나 상황은 바뀐 부분은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다만 정치적인 소재, 핵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전제는 '강철비'의 특징인 동시에 부담이다. 이에 대해 양 감독은 “상황을 냉철하게 보기 위해서 최대한 다양한 시각을 담았다”며 “물론 객관적인 사실들이 불편할 수는 있겠다. 영화를 보고 나면 다양한 감상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어 “갑자기 북한에 정치적 공백이 생겼을 때, 진짜 걱정해야할 건 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찌보면 이 영화가 던지고자 하는 화두도 핵은 외형적인 위험일 뿐, 체제의 불안정성이 우리에게 더 큰 위협이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정우성 역시 "영화적인 재미와 함께 '강철비'가 던지는 중요한 화두 역시 진지하게 다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오는 12월 20일 개봉.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