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옥 작가 사진=SBS 제공
[스포츠한국 윤소영 기자] '언니는 살아있다' 김순옥 작가가 종영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SBS 토요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극본 김순옥, 연출 최영훈)는 한날한시에 사랑했던 사람을 잃은 세 여자 강하리(김주현), 김은향(오윤아), 민들레(장서희)의 사랑과 우정을 그리는 드라마. 지난 4월 15일 첫 방송을 시작한 후 한 자릿수 시청률로 고전했으나 최근 22.6%까지 끌어올리며 경이로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14일 약 6개월의 대단원 막을 내리게 되는 가운데 '언니는 살아있다'의 김순옥 작가는 종영을 앞둔 소감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김순옥 작가는 13일 SBS를 통해 "처음 20%를 넘겼을 때 보조작가 친구들과 얼싸안고 환호했을 만큼 이번 드라마는 내가 썼던 어떤 드라마보다도 의미 있는 숫자와 감동을 주었다"고 최종회 탈고 소감을 전했다.

Q. '언니는 살아있다'는 기존 작품과 다르게 세 명의 악녀를 배치했다.

A. '아내의 유혹'과 '왔다, 장보리' 등 그동안 내가 써왔던 드라마는 두 여주인공의 선악 대비가 많았다. '내 딸 금사월'에서는 부모대의 선악, 자식대의 선악으로 넓혀서 각각 갈등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번에는 세 여자의 스토리가 중심인 만큼 세 여자의 인생을 망치는 악녀 3인을 설정했다. 초반에는 등장인물이 많다 보니 산만하고 집중이 안된다는 지적에 엄청 후회도 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인물들이 엮이면서 쓸 이야기가 풍성해지는 장점도 있었다. 최종회까지 오는 동안 할 얘기가 없었던 적은 없었다.

Q. 주말극에도 불구하고 2049 시청률이 10%대로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았다.

A. 흔히들 '속도감'을 이유로 드는 것 같다. 매회 에피소드가 많은 편이고 새로운 사건이 터지면서 금방 해결되고 곧바로 또 다른 사건들이 터지니까 기존 연속극과 같은 호흡이 아니어서 젊은 친구들에게 반응이 온 듯하다. 그 외에도 가족, 코믹, 스릴러, 멜로, 시트콤이 섞여 있는 '복합 장르 드라마'여서 관심을 산 것 같다. 이번에는 호러가 추가됐다는 말도 들었다.

Q. 같은 날 벌어진 사고로 가족이 형성되는가 하면 가족이 해체되기도 했다.

A. '언니는 살아있다'는 '우리 시대의 잃어버린 가족 찾기' 드라마였다. 가장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버린 인물들은 그 빈자리를 채워줄 새로운 대안 가족을 찾았고, 욕망과 아집으로 똘똘 뭉쳐있던 구회장 가족들도 모든 것을 잃은 후에야 서로를 가족으로 인정했다. '가족 찾기' 만큼 중요하게 생각한 메시지는 누군가의 사소한 이기심이 다른 사람의 인생을 파멸시킬 만큼 큰 재앙이 될 수 있고, 반드시 그 죄는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온다는 경고다.

Q. '다섯 손가락'에 이어 최영훈 PD와 두 번째 작품을 했다. 의리를 유지하는 비결은.

최영훈 PD와 '다섯 손가락'을 준비할 때 호흡이 잘 맞았고, 꼭 성공시켜서 다음 작품도 같이 하자고 약속했었다. 그런데 내가 못써서 드라마 성과가 좋지 않았다. 다시 만나 꼭 설욕하고 싶었는데 5년 만에 응어리도 풀고 약속도 지키게 되어서 뿌듯하다. 함께 한 연출자와 배우들과 끈끈한 관계를 지키는 비결은 즐거운 수다와 술자리를 좋아하기 때문인가 보다.

Q. 최근 몇 년간 20%가 넘는 히트작을 제조했다. 차기작 계획이 궁금하다.

원래 이번 드라마는 사극을 쓸 생각이었다. '장희빈'을 능가하는 조선 최고의 악녀가 주인공이 되는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여러 여건상 이뤄지지 못했다. 언젠가는 꼭 쓰고 싶다. 또 그동안 계속 장편만 썼는데 20~24부작 정도의 짧은 드라마도 쓰고 싶다. 50부작을 20부작으로 압축시키면 어떤 드라마가 나올지 궁금해서 도전해 보려고 한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