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지난 8월11~13일까지 부산 삼락생태공원에서 열린 ‘2017 부산국제락페스티벌’에는 반가운 밴드가 록매니아들의 시선을 끌었다. 헤비메틀 그룹 스트레인저(Stranger)가 그들이다.

90년대 초반에 등장한 스트레인저는 임덕규(기타)와 이승철(보컬)을 중심으로 빼어난 연주력과 스케일 큰 사운드로 주목을 끌었으나 몇 년 후 팀이 해산되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따라서 이번 부산락페는 스트레인저가 무려 25년 만에 공식적으로 선보이는 컴백 무대였다.

물론 스트레인저는 아직 재결성된 게 아니다. 부산락페를 위해 잠깐 임시로 조직되었을 뿐이다. 임덕규는 부산이 배출한 최정상급 기타리스트 중 하나다. 그는 바로크메틀 속주와 펜타토닉의 정통 하드록 스타일을 두루 갖춘 플레이어였다. 임덕규가 추구한 마이클 셍커와 클래시컬 속주 패턴의 화려한 만남은 90년대 한국 록기타계를 더욱 풍요롭게 한 게 사실이다.

클래시컬 속주 기타에 경도된 국내 기타리스트들 다수가 오른손을 축으로 하는 빠른 피킹에 왼손이 따라가는 형태의 연주방식이 주가 되다보니 잘 연마된 강력한 오른손에 비해 상대적으로 왼손 핑거 테크닉이 취약했다. 벤딩과 비브라토에서 불안한 음 처리나 지속력이 약한 게 대표적이다. 반면 임덕규는 안정되고 깊이 있는 정통파 핑거테크닉을 구사하는 와중에 클래시컬 속주를 병해해 가며 기타 솔로 프레이즈의 다양한 재미를 선사했던 것이다.

90년대 당시 국내 세션계를 대표하던 모 유명 기타리스트는 우연히 임덕규의 연주를 접하고 “저렇게 왼손과 오른손의 균형을 잘 이루며 최고 수준의 기타 솔로잉을 펼치는 연주자는 거의 접하질 못했던 것 같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학에서 체육학(동아대)을 전공한 임덕규는 20살 때 ‘옥타브’라는 팀을 조직했는데 이게 그의 첫 밴드였다. 이후 90년 헤비메틀 그룹 스트레인저로 공식 데뷔했다.

임덕규는 스트레인저 해산 이후 기타학원을 운영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현재 그는 김해 시청 인근에 ‘스트레인저’라는 악기숍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기타를 취급함은 물론 기타 수리를 전문으로 하는 흔치 않은 지방의 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2002년 피아니스트와 결혼한 임덕규는 현재 중3, 중1 두 딸을 두고 있다.

스트레인저를 이끌며 명연을 펼치던 임덕규는 시간이 지나며 연주 스타일에 변화를 가했다. 가장 큰 변화는 조 새트리아니와 산타나에 대한 애정이다. 특히 화려한 테크닉과 잘 짜인 멜로디의 조합은 조 새트리아니의 가장 큰 강점인데, 바로 이 부분이 임덕규를 반하게 한 것이다. 따라서 임덕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조 새트리아니의 음악을 많이 들으며 그 장점을 참고하려고 한다.

산타나의 가슴을 울리는 멜로딕 연주도 임덕규가 다시 음반을 찾아듣게 만든다.

“젊을 때도 그랬지만 나이가 들면서 역시 기타 연주는 멜로디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새삼 다시 느끼고 있어요. 조 새트리아니와 산타나를 즐겨 들으며 끊임없이 이들의 가치를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는 이유죠. 앞으로도 저는 테크닉보다 멜로디와 리드믹에 강한 연주자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30여 년 동안 기타 연주를 해온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임덕규는 그간 해머,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아이바니즈, ESP, 폴 리드 스미스 등등 많은 브랜드의 기타를 섭렵했다. 현재 그의 메인기타는 ESP다.

임덕규는 당분간 스트레인저를 자신의 솔로 프로젝트 밴드 형태로 이끌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엔 스트레인저의 신보를 EP 형태로 발매할 계획이다. 한국 기타 역사상 손에 꼽을 명 기타리스트 중 하나인 임덕규의 연주를 새로 접할 그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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