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스포츠한국 장서윤 기자]“현실과는 다르지만 모두 부유층에서 실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해서 썼어요.”

최근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드라마는 단연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다. 부를 열망하는 한 여자가 한 집안에 발을 디디면서 시작되는 다양한 인간들의 욕망을 다룬 이 작품은 방송 직후부터 화제를 모은 이래 JTBC 드라마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10%를 기록, 경이적인 스코어를 보였다.

드라마의 인기 요인은 김희선, 김선아 두 여주인공의 열연도 있었지만 중심에는 작품을 집필한 백미경 작가가 있다. 특히 백 작가는 앞서 '힘쎈여자 도봉순'에 이어 '품위있는 그녀'까지 2연타석 홈런을 치며 가장 주목받는 드라마 작가로 우뚝 섰다. 인터뷰 자리에 나온 백 작가는 솔직 담백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에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로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품위있는 그녀’는 최근 방송된 작품 중 반응이 가장 뜨거운 작품 중 하나다. 작가로서 제일 기쁜 건 시청률보다도 “방송날이 기다려진다”는 말이다. 사실 일상을 살다 보면 삶의 큰 낙이 없지 않나. 살아보니 마냥 기쁘고 좋다기보다 희로애락(喜怒哀樂) 중 ‘로’와 ‘애’로 점철된 것이 인생이더라.

사는 게 쉽지 않지만 그 중에 드라마를 보면서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학창시절 나 또한 야간 자율학습을 빼먹으면서 보고싶은 드라마를 설레며 기다렸듯, 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도 그런 설렘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 처음에는 부유층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물이라는 인식도 있었는데 회가 거듭될수록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성찰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보인다.이 작품을 시작하면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뚜렷했다. ‘당신의 인생은 그런 대로 멋지다’는 거다. 반칙 없이 살면서 때론 손해를 본다는 생각도 들지만 당신들의 그런 삶이 맞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나도 저렇게 살아봤으면’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상류층을 부러워하는 드라마는 쓰고싶지 않았다.

사실 ‘상류층’이라는 말도 틀린 말이다. 선진국에서 상류층이란 본인이 가진 것을 과시하면서 사는 게 아니라 가진 만큼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부류이지 않나. 반면 한국은 편법과 반칙으로 부를 이룰 사람들이 존재하다 보니 상식과 규칙을 지키는 것이 손해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런 내가 사실은 제대로 살고 있는 것임을 드라마를 통해 전하고 싶었다. 이런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상류층을 도구로 사용한것일 뿐 품위녀가 상류층을 부러워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 그럼에도 초반에는 자극적이라는 일부 의견도 있었는데초반에 이른바 ‘막장 논란’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었다. ‘이런 드라마의 전개는 이럴거야’라는 기존 드라마의 경험에서 오는 이분법적인 사고가 존재하다 보니 선과 악이라는 프레임에서 드라마를 바라보는 시선이 약간 아쉽기도 했다. 그런 분들에게는 아마도 이 드라마가 낯설지 않았을까 싶다.

▲ 등장인물들의 각각 다양한 감정이 표출되는 지점이 인상깊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서사를 다루는 것보다 감정을 다루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품위있는 그녀’ 또한 여러 이야기의 내러티브가 있지만 그 안에서 인간의 오욕칠정같은 다양한 감정을 다룬다. 내 드라마는 이야기가 아닌 감정에 따라 사건이 만들어지고 그 감정을 따라가면 이 드라마가 색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 작품이 입체적으로 느껴진 이유는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나름의 사연과 감정을 드러냈기 때문인 것 같다. 대본 리딩을 하러 가면 단 한 장면, 한 줄의 대사를 위해 기다리고 있는 배우들을 볼 때 마음이 짠하다. 그래서 작은 배역들도 자신이 나오는 장면에서 한번은 주인공이 되도록 쓰려고 노력했다. 작품 속 도우미 아주머니들도 캐릭터를 드러내 연기할 수 있도록 기회를 드리고 싶었다.

▲ ‘품위있는 그녀’를 집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SBS ‘풍문으로 들었소’ JTBC ‘밀회’ 등을 집필하신 정성주 작가님은 존경한다. 그분처럼 가치있는 드라마를 쓰고 싶었다. 상류층의 민낯을 드러내는 것 이상으로 그들을 해부해서 결국 우리가 행복해지는 드라마를 써보고 싶었다. 이를 ‘백미경스럽게 써보자’라는 생각을 했다. 정 작가님을 흉내낼 생각도 아니고 오마주도 아니지만 이 주제를 나만의 방식으로 써보자는 생각이었다.

▲ 실제로 좋아하는 장르도 멜로보다는 비판적인 시선의 작품인가?작가로서 가장 좋아하고, 또 잘 쓸 수 있는 장르는 멜로다. 실제로도 뜨거운 사랑을 많이 해 봐서 자신이 있다.(웃음) 그런데 이번에는 오히려 ‘멜로 없는 드라마를 써보자’라는 생각이었다. 드라마에서는 보통 여자가 남자한테 배신당하면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극중에서 우아진(김희선)과 강기호(이기우) 사이도 서로 가까워지는 정도일뿐 깊은 멜로는 아니다.

▲ 배우들의 연기도 연일 화제였다. 우아진은 처음부터 김희선씨를 염두에 두고 썼다. 김선아 씨 또한 연기를 너무 잘 하고. 배우들은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만나면 날개를 단다. 작가가 그 역할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한테 맞는 캐릭터를 만나는 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작가와 배우 모두가 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극중 에피소드가 실화인지 궁금해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현실과 같은 이야기는 아니고 모두 각색했지만 부유층에서 실제 일어난 사건을 모티브로 해 집필한 것은 맞다. 오히려 시청자들이 너무 이질적으로 느낄까봐 실제 취재한 걸 못 쓴 부분도 있다. 일상적으로 공감할 만한 소재를 녹여내기 위해 노력했다.

▲ ‘힘쎈 여자 도봉순’에 이어 ‘품위있는 그녀’까지 연타석 홈런으로 최근 가장 주목받는 드라마 작가가 됐다.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개인적으로 남자들의 삶에 대한 연민이 있다. 앞으로 남성 캐릭터 원톱 드라마를 써볼 계획이다. 내년에는 남자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드라마 두 작품을 공개할테니 기다려달라. ‘품위있는 그녀’를 너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더 좋은 드라마 쓰는 작가가 되서 그걸로 보답하겠다. 행복한 시청자를 만들기 위해 ‘고생하는 작가’가 되겠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미디어네트워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17/08/13 10:52:33   수정시간 : 2017/08/13 15:42:19

테마 갤러리 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