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서 경찰대 출신 형사 한여진 역 맡아 조승우와 꿀케미

미드 '센스8'서 다진 액션 내공 빛나

수동적인 롤 벗어나 진취적 여성 캐릭터 선보여

'비밀의 숲' 배두나. 사진=tvN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반가울 만큼 화끈한 여성캐릭터가 탄생했다. ‘비밀의 숲’ 배두나가 당차고 따뜻한 여형사로 톱스타 컴백 징크스를 시원하게 깼다.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연출 안길호, 극본 이수연)은 감정을 잃은 외톨이 검사 황시목(조승우)이, 정의롭고 따뜻한 형사 한여진(배두나)과 함께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브라운관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조승우와 배두나의 호흡으로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배두나가 연기하는 한여진은 100:1의 경쟁률을 뚫고 경찰대에 합격한 악바리 중 악바리다. 처음엔 교통계에서 근무했지만 나쁜 놈들을 소탕하겠다는 열망으로 강력계에 지원했다. 베테랑 남자 형사들의 텃세를 각오하고 힘든 길로 뛰어든 한여진은 특유의 집요함과 따뜻한 심성으로 차차 조직에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사건의 중심에 있는 서부지검 형사부 검사 황시목과 공조해나가면서 그가 신뢰하는 수사 파트너로 거듭난다.

사실 황시목과 한여진의 첫 만남은 썩 유쾌하지 않았다. 여진은 시종일관 냉랭한 시목의 태도에 무안한 상황에 놓이기 일쑤였고, 심지어 자신이 체포한 용의자마저 시목에게 뺏기기도 했다. 이처럼 자신을 대놓고 무시하는 시목의 태도에도 여진은 기죽지 않고 나름의 방법을 찾아 수사에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냈다. 심지어 목석같은 황시목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핵심 키로 활약할 전망이다.

특히 배두나가 연기하는 한여진은 특별한 면이 있다. 보통 남자주인공의 실력에 의지하는 여자주인공과 달리 주체적이고 절대 징징거리지 않는다. 남성캐릭터에 의지하는 수동적인 캐릭터에서 벗어나 자립적인 여성상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덕분에 최근 ‘센 언니’ 캐릭터의 인기 흐름과 맞물리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는 물론 원톱 주인공으로 나서도 무리가 없을 만큼 강력한 배두나의 카리스마와 연기력이 받쳐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더불어 과하게 욕심내지 않은 배두나의 선택 역시 눈에 띈다. 배두나는 7년 만의 컴백에 무리한 모험 대신 자신과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선택해 다시 한 번 그의 배우로서 장점을 증명했다. 여기에 매회 예상을 뛰어넘는 전개, 속도감 있는 전개가 ‘비밀의 숲’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비밀의 숲’은 4%대 시청률을 줄곧 유지하며 꾸준히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입소문을 타고 있는 만큼 시청률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사진=tvN
물론 극 중 배두나의 비중이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롤의 크기보다 캐릭터에 집중한 배두나의 선택은 탁월했던 것으로 보인다. 형사라는 선 굵은 캐릭터에 녹아든 생활연기는 자연스럽고 매력적이다. 또 배두나의 귀여운 표정연기 역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조승우와 확실하게 대비를 이루며 자칫 어둡고 숨막힐 수 있는 수사극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배두나에게 ‘비밀의 숲’은 ‘글로리아’(2011) 이후 7년 만의 드라마다. 그는 그동안 미국 드라마 ‘센스8’,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주피터 어센딩’ 등 할리우드 활동에 집중해왔다. 특히 '센스8'에서는 뛰어난 무술 능력을 가진 한국 대기업 부사장 '선' 역할로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크게 주목받았다. 또 지난해 영화 ‘터널’에서는 남편의 사고에도 강인한 아내 역할을 절제된 연기로 풀어내며 다시 한 번 국내 관객에게 존재감을 어필하기도 했다.

사실 배두나의 컴백은 기대만큼 우려도 컸다. 최근 90년대 톱스타들이 오랜만에 찾은 안방극장에서 줄줄이 쓴 맛을 봤기 때문. 최근 10여년 만에 컴백한 ‘사임당’의 이영애, ‘완벽한 아내’의 고소영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변함없는 미모로 주목받았지만, 이내 전형적인 연기로 대중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기대만큼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이에 배두나가 ‘비밀의 숲’으로 보여주고 있는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톱배우 컴백 징크스를 깬 배두나가 그려갈 활약에 기대가 쏟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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