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101 시즌2' 장문복이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가진 것 없는 자의 열정을 비유하는 ‘맨땅에 헤딩’은 언젠가부터 출신과 배경, 스펙이 받쳐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 느껴질 만큼 팍팍한 현실이다. 헬조선, 흙수저 같은 자조 섞인 농담이 청춘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가운데 분위기를 반전시킨 주인공이 ‘프로듀스101시즌2’에서 탄생했다. 대형 기획사를 등에 업고 심지어 외모부터 실력까지 완벽한 연습생들 사이에서 빛난 건 다름 아닌 장문복의 패기였다.

“‘왜 하필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에 나가?’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았어요. 대부분 저를 래퍼로만 생각하시는데 사실 저는 무대 위에서 하고 싶은 게 많아요. 노래부터 퍼포먼스, 랩까지 무대 위에 서는 거라면 뭐든 행복해요. ‘프로듀스101’도 당장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도전하게 됐어요.”

지난 16일 종영한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이하 프듀2)에서 장문복은 초반 화제몰이의 일등공신이었다. 최초로 공개된 ‘나야나’ 무대에서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 웃는 얼굴이 포착되면서 방송 시작 전부터 ‘엔딩요정’이라는 별명까지 확보했다. 앳된 얼굴의 ’힙통령‘을 기억하던 대중에게 긴 생머리를 흩날리며 귀엽게 웃는 장문복은 한동안 최고의 이슈였다. “’나야나‘ 리허설 때부터 혼자 연습을 했어요. (박)지훈이가 윙크를 했으니까 입술을 한 번 깨물어볼까 한 거죠. 그렇게 이슈가 될 줄은 몰랐는데 기분은 좋았어요. ’엔딩요정‘, ’엠넷의 프린스‘ 이런 게 다 저를 향한 관심의 표현이니까요.”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지난 2010년 ‘슈퍼스타K2’에서 속사포 랩으로 ‘힙통령’이란 별명을 얻은 뒤 중학생이던 장문복의 인생은 많이 달라졌다. 7년 간 긴 터널을 지나온 장문복에게 ‘프듀2’는 어쩌면 반전의 기회였다. 고심 끝에 출연을 결심했지만, 고민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첫 촬영 전날까지도 고민했어요.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힙통령 이미지가 너무 강하지 않나 싶기도 했고요. 그래도 ‘프듀2’를 계기로 인간 장문복이 어떤 사람인지 솔직하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호기롭게 출연한 ‘프듀2’ 방송 초반,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은 장문복이었다. 그가 숨은 실력자라는 소문까지 더해지면서 그의 무대는 모두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이전까지 전문적인 댄스 트레이닝을 받은 적이 없는 장문복에게 기획사 퍼포먼스는 물론 ‘나야나’는 버거울 뿐이었다. “‘프듀2’ 촬영하면서 처음 댄스 트레이닝을 접했어요. 안무를 따라가기 어려웠어요. 몇 년씩 배운 친구들도 어려워했을 정도니, 저는 오죽했겠어요. 그래도 어떻게든 해내고 싶어서 이 악물고 하다보니까 처음엔 몇 시간씩 걸리던 게 점점 시간이 줄더라고요.”

‘나야나’에서는 비록 F레벨에서 시작했지만, 그 뒤로 이어진 ‘콜미베이비’(Call Me Baby), ‘겁’, '아이노유노‘(I Know You Know) 등 매 평가미션마다 그는 눈에 띄게 성장한 모습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밝고 청량한 에너지는 새롭게 발견한 또 하나의 매력이었다. 이 가운데 ‘겁’에서 선보인 랩은 진정성 있는 가사로 국프들의 마음을 울리기도 했다. “‘긴 커튼에 얼굴 가려’라는 가사는 제 긴 머리랑 비유적인 매칭을 해본 거였어요. 나름 메시지를 담은 건데 알아주시니까 뿌듯해요. ‘겁’ 무대 위에서 너무 감정이 북받쳐서 아쉬움은 남지만 확실히 좋은 경험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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