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이 솔로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 박소윤 기자] 껍데기를 한풀 벗었다. 지드래곤이 '진짜 권지용'으로 돌아왔다.

10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지드래곤의 솔로 월드투어 'ACT Ⅲ, M.O.T.T.E'가 열렸다. 지드래곤은 솔로 앨범 수록곡과 함께 새 앨범 ‘권지용’의 무대를 최초로 선보였다.

콘서트 타이틀인 'M.O.T.T.E'는 'MOMENT OF TRUTH THE END'의 약자로 진실의 순간, 진실 그 자체를 의미한다. 이날 공연에서 지드래곤은 아티스트 지드래곤, 서른 살 권지용의 인생 제 3막에 대한 이야기를 진실되게 담아냈다.

시작은 '하트브레이커(Heartbreaker)'였다. 'Breathe', '소년이여'까지 무대를 이어간 뒤에야 그는 인사를 전했다. 지드래곤은 "안녕하세요, 여러분. 지드래곤입니다. 본명은 권지용입니다"라며 "'액트 제3막 모테(ACT Ⅲ, M.O.T.T.E)'에 오신 걸 환영한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지드래곤'이 아닌 '인간 권지용'의 첫 번째 콘서트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라며 "며칠 전에 앨범이 나왔는데 많은 곳에서 1위를 했다더라. 사실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많은 일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좋은 소식 듣게 돼서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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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러분 덕분에 무사히 공연을 열 수 있게 됐다. 감사하다"면서 "앨범 이름이 '권지용'이다. 대중 앞에 '지드래곤'이란 예명으로 서다보니 나의 본 모습, 권지용을 찾고 싶었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조차도 잊고 있던 자신의 모습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지드래곤은 "공연을 관람하시다 보면 1집부터 순차적으로 리스트를 짰다는 걸 아실 수 있을 거다"라며 "오랜만에 솔로 콘서트를 하다보니 내 노래지만 처음 듣는 곡이 많았다. 올라오기 직전까지 가사를 외웠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노래를 시작하기 직전 그는 "(혹시 가사를 잊어버리면) 여러분이 같이 불러달라"고 말해 팬들을 열광케 했다.

게스트는 알차면서도 화려했다. 'R.O.D' 무대가 끝날 무렵 전광판에는 씨엘의 뒷모습이 비쳐졌고 팬들의 함성이 잠잠해질 틈도 없이 곧바로 '더 리더스(The Leaders)' 무대가 이어졌다. '팔레트(Palette)' 무대에서는 노래의 주인공 아이유가 등장했다.

무대를 마친 후 지드래곤은 "아이유씨가 얼마 전에 선물을 주셨다. 냉장고를 보내주셨길래 열어봤더니 군대 가기 전까지 마실 소주가 가득차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아이유는 "소주에 지용씨 얼굴로 띠를 둘러 보내드렸다. 입대 전까지 다 드시려면 열심히 드셔야겠다"고 받아쳤다.

대망의 신곡 '개소리' 무대가 첫 공개됐다. 탁 트인 상암 월드컵 경기장은 '권지용'을 연호하는 팬들의 목소리로 가득찼다. 지드래곤은 "이번 콘서트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덜 꾸민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지드래곤'도 제 모습의 일부이긴 하지만 화려하고 많이 과장된 이미지의 가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무대도 최대한 단조롭게 첫 앨범부터 순서대로 셋리스트를 짰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많이 걷어낸 '진짜 권지용'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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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러 악재가 겹쳤지만 지드래곤은 굳건했다. 그는 "여러분 덕에 정말 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감사한 나날이다"라며 "사실 이 앨범을 만들면서 많이 지치고 힘든 시기가 있었다. 쉼 없이 달려오다 보니 꿈 속에 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너무 좋으면서도 뭐가 꿈이고 현실인지 알 수 없는 순간이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래서 계속해서 초심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다. 저와 힘든 시간, 어려운 시간 같이 이겨낸 팬분들도 많이 계실거다. 앞으로도 제가 어떤 모습이든, 멋부렸지만 안 부린 척 하는 권지용이어도, 화려한 모습의 지드래곤이어도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지드래곤은 10일 열린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아시아 3개 도시(마카오, 싱가포르, 방콕), 북미 8개 도시(시애틀, 산호세, 로스엔젤레스, 휴스턴, 시카고, 마이애미, 뉴욕, 토론토), 오세아니아 4개 도시(시즈니, 브리즈번, 멜버른, 오클랜드), 일본 3개 도시(후쿠오카, 오사카, 도쿄) 돔 투어 등 총 19개 도시에서 솔로 월드투어를 이어간다. 그야말로 숨 쉴 틈 없는 질주다.

'THIS LOVE', '삐딱하게(Crooked)', '무제(無題)' (Untitled, 2014)'로 앙코르 무대까지 마친 지드래곤은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V.I.P(빅뱅 팬클럽) 모든 분들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감사합니다." 인간 권지용이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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