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형식이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저한테는 든든한 ‘빽’이 여덟명이나 있어요.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내 사람을 만나는 게 쉽지 않은데 개인적으로 제국의 아이들 멤버들은 큰 보물이에요. 물론 남자들끼리라 사소한 말다툼은 있었지만 특별히 모난 사람이 없어서 큰 트러블은 한 번도 없었어요. 벌써 막내가 스물일곱이에요. 이젠 각자의 길을 응원해줄 때가 됐죠.”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모처에서 만난 박형식에게 그룹 제국의 아이들은 절대 가볍지 않은 존재였다. 제국의 아이들은 2010년 데뷔 이후 7년간 함께했지만 지난 1월 소속사 스타제국과 계약이 만료된 이후 멤버들은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박형식은 멤버들과 여전히 심적으로 의지하는 사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좋은 동료들과 순탄하게 이어온 7년이었지만 박형식에게 아이돌로서 삶은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다.

“기계적으로 살았죠. 자다가 일어나서 춤추라고 하면 춤추고 밥 먹으라고 하면 밥 먹고. 몸과 정신이 너무 지쳐있었는데 스케줄이 너무 바쁘니까 제 인생에 대해서 제대로 돌아볼 여유가 없었어요. 근데 어느 날 어떤 선배님이 ‘형식아 넌 뭘 좋아하니?’라고 물어보시는데 대답을 못하겠더라고요. 아이돌이 아닌 나는 누군지, 내가 무슨 색깔을 좋아하는지, 지금 내가 느끼는 기분이 뭔지 표현을 못하겠는 거예요. 뒤통수를 한 대 세게 맞은 기분이었어요. 아이돌로 살면서 내가 너무 가둬져 있었구나, 배우가 되려면 그것부터 깨야겠다 싶었죠.”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최근 제국의 아이들 멤버들과 함께했던 스타제국을 떠나 UAA로 이적한 박형식은 본격 배우로서 행보를 시작했다. 배우 유아인, 송혜교 등이 소속돼있는 기획사를 선택한 만큼 그를 향한 대중의 기대는 크다. 전작 ‘상속자들’, ‘가족끼리 왜 이래’, ‘상류사회’ 등으로 가능성을 보인 이후 최근 ‘화랑’, ‘힘쎈여자 도봉순’으로 원톱 배우로서 가진 힘과 스타성까지 확실하게 각인시킨 터라 UAA에 새 기반을 잡은 그가 앞으로 배우로서 이뤄낼 성과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박형식 역시 이 같은 주위의 기대에 기분 좋은 부담감을 느끼고, 진짜 배우가 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이젠 노래와 춤 대신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을 지나는 중이다. “이제야 조금씩 저에 대해서 알아가는 중이에요. 신기하게 제가 제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이 연기가 늘었다고 해주시더라고요. 배우로서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요즘 몸으로 느끼고 있는 중이에요.”

이제 박형식을 검색하면 포털사이트에 가수 대신 ‘탤런트’라는 소개가 메인에 뜬다. 배우로서 인생 2막이 열린 셈. 하지만 또 다시 고민의 연속이었다. 아이돌 때와 사뭇 달라진 일상, 막연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연기력에 대한 고민 때문에 박형식은 우울한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힘이 된 건 유아인, 조정석, 류승범 등 롤모델들이었다.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면 현재에 머물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들어요. 빨리 더 좋은 연기를 해내고 싶다는 목표가 생기고요. 사실 작품을 하는 동안에는 작품에 빠져있으니까 우울할 틈이 없어요. 근데 드라마가 끝나면 잡생각이 많아지면서 확 어두워졌죠. 그럴 때마다 (박)서준 형이 힘이 많이 됐어요. 같이 술 한 잔 하면서 ‘누구나 한 번쯤 그런 시기가 온다. 어찌 됐든 제일 중요한 건 너 자신이다’라고 조언해주더라고요. 형이랑 대화하면서 굉장히 안정됐어요. 살면서 또 다시 한계에 부딪혀서 우울해질 수는 있겠지만 그게 제 뿌리까지 흔들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이젠 저를 소중하게 여기는 법을 아니까요.”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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