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이 종영했다.
[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해피엔딩으로 끝을 맞았다. 서로에게 칼을 겨눴던 청춘 화랑들은 그 동안의 갈등을 해결했고, 악의 세력들은 손을 잡은 화랑들에 의해 제압됐다. 화랑들도 뜨거운 우애와 사랑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는지도 모른다.

KBS 2TV 월화드라마 ‘화랑’이 21일 최종회를 끝으로 종영을 맞았다. 마지막 회 직전까지 으르렁거리던 선우(박서준)와 삼맥종(박형식)은 박영실(김창완)을 끌어내기 위한 일종의 계략이었고, 결정적인 순간 손을 잡고 박영시을 제거했다.

왕으로서 삼맥종의 포부와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우였기에 그를 이해할 수 있었고, 삼맥종 또한 삼한통일을 꿈꾸는 진정한 왕의 행보를 시작했다.

로맨스도 더없이 훈훈했다. 아로(고아라)를 짝사랑하던 삼맥종은 이내 마음을 거뒀고 선우에게 보내줬다. 마찬가지로 숙명(서예지)도 선우를 향한 외사랑을 멈췄다. 선우와 아로는 다시 만났고 평생을 약속했다. 기쁨과 슬픔이라는 성장통을 겪었던 1500년 전 화랑들은 그렇게 성장하며 마지막 장을 장식했다.

물론 드라마 팬들에겐 아쉬움도 남는다. 완성도를 위한 100% 사전 제작, 박서준·박형식·고아라·김태형 등 청춘스타들을 업고 지난 12월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기대를 충족하진 못했다.

특히 다시 한 번 사전 제작 드라마의 양면성을 보여준 사례가 됐다. 20부작, 미니시리즈보다 다소 긴 호흡으로 제작된 '화랑'은 청춘들의 성장을 조금 더 일찍 보여줬어야 했다. 그러나 20회 끝자락에 가서야 시청자들이 바라던 모습이 등장했을 뿐이다. 결말에 집중한 탓에 과정을 놓친 모양새다.

성적표도 초라하다. 극 초반 압도적인 시청률을 과시하던 SBS '낭만닥터 김사부'의 종영으로 10%를 훌쩍 넘어서며 잠시 상승세를 타나 싶었지만, 이내 추락했다. 마지막엔 7.9%(닐슨 코리아 기준)의 시청률로 동시간에 꼴찌를 기록했다. 청춘 화랑들의 노력에 비하면 분명 착찹한 성과다.

그러나 개인을 놓고 보면 성과도 있었다. 특히 삼맥종으로 분한 박형식은 이제 '제국의아이들'이라는 꼬리표를 확실히 지운 것 같다. 자신의 자리를 차지한 어머니와 신분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삼맥종의 삶을 그릴 때에는 근엄했고,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는 아이 같았다. 특히 첫 사극 도전이었음에도 이질감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화랑'의 후속으로는 '완벽한 아내'가 27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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