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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이요원과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사진=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어느 새 데뷔한 지 20년이 다 됐다. 이제는 중견 배우라는 수식어가 그리 어색하지 않다. 그러나 배우 이요원은 이 같은 말을 듣자 "부담스럽다. 마치 '선생님'이 된 것만 같다"고 웃으며 "아직은 많이 부족하고 나도 배워가는 입장"이라고 손사레를 친다.

최근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난 이요원(38)은 4년 만의 스크린 복귀에 다소 상기된 모습이었다. 지난 1998년 영화 '남자의향기'로 데뷔한 이요원에게 '영화'는 항상 자극이 되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15일 개봉한 영화 '그래, 가족'의 VIP 시사회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던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일단 영화가 하고 싶었어요. 제가 하고 싶은 역할만 하려고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잖아요. (웃음). 배우라는 건 남겨 놓는 직업인 것 같아요. 더 나이 들기 전에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고 싶었고, 오랜만에 보는 가족영화라는 점도 의미 있게 다가왔어요. 언론시사회에서도 눈물이 났는데, VIP시사회에서도 눈물바다가 됐어요. 극 중 수경(이요원)의 감정이 너무 와닿더라고요."

수경은 잘 나가는 방송 기자이지만, 빽이라곤 하나도 없는 흙수저 둘째 딸. 까칠하고 톡 쏘는 말투가 공격적인 인물이다. 아껴줘야 할 가족에게는 오히려 더하다. 그러나 철옹성 같은 그녀에게 '가족'이라는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는 하나의 계기가 생기게 되고, 이내 조금씩 받아들이게 된다.

"영화 말미 수경의 감정이 와르르 무너지는 장면이 등장해요. 그동안 억울했던 감정들이 터졌기 펑펑 울며 해소시킬 수도 있었죠. 그런데 일부러 그러지 않았어요. 자존심이 강한 수경은 그런 상황에서도 자기를 억누를 것 같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연기했어요. 그래서인지 그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고 슬퍼요."
  • 배우 이요원과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사진=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흙수저는 커녕, 찔러도 피 한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의 이요원과 수경이라는 캐릭터는 다소 상반되게 느껴지기도 하다. 캐릭터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의외의 대답을 꺼내놨다.

"저는 데뷔할 때부터 정말 맨땅에 헤딩을 했어요. (웃음). 모델이 될 때도 길거리에서 캐스팅을 당한 것도 아니었고, 학원을 다닌 것도 아니었어요. 관련된 회사에 무작정 제 사진을 보낼 뿐이었죠. 그렇게 해서 오디션을 보면, 당연히 탈락이었겠죠? 카메라 앞에 서는 방법조차 몰랐으니까요. 한 번은 '집에 가라'는 말에 울면서 나온 적도 있어요. 수경에게 공감할 수밖에 없었죠."

사실 현재 이요원의 이미지를 만든 건 소위 '쎈언니'를 연상시키는 캐릭터를 자주 맡아 온 것도 한 몫 했다. 최근에만 보더라도 JTBC '욱씨남정기'의 최연소 팀장 욱다정, MBC '불야성'에서 열정과 냉정함을 갖춘 서이경, 이번 '그래, 가족'의 수경도 결이 다르지 않다.

"솔직히 걱정이 많았어요. 제 성격이 요즘 유행하는 '걸크러쉬'는 절대 아니거든요. '욱씨남정기'에서도 그렇게 욱 하는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해야하나 고민이 많았고, '불야성' 속 서이경도 정말 시원시원한 여자잖아요. 그런데 또 수경 역을 받았어요. (웃음). 이제는 과거 유행했던 청순한 여성상이 아니라 강하고 당당한 여성이 주목받는 사실을 알게 됐죠."

그런 이미지 때문일까, 혹은 돌아가지 않고 다소 직선적인 그녀의 성격 때문일까. 이요원은 일부 대중들의 따가운 목소리를 종종 듣기도 한다. 이미지 구축이 곧 생명인 배우에게 이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이에 대한 이요원 솔직한 속 이야기를 들어봤다.
  • 배우 이요원과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사진=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주위에서는 둔감해질 거라고, 크게 신경쓰지 말라고 조언을 해줘요. 물론 제가 탈을 쓰고 남 앞에서 연기를 하는 배우지만, 저도 사람이잖아요. 상처를 받아요. '내가 정말 그런 사람인가?' 돌아보며 자존감도 낮아지고요. 경찰 조사를 받는다면 이런 기분일 것 같아요."

어느 덧 연기 경력 20년차인 '베테랑' 이요원에게도 여전히 배우라는 직업은 풀어야 할 숙제이고 고민이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날수록 해소되기보다는 생각이 많아지고 어려워진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연기적인 고민은 전혀 해소되지 않아요. 어렸을 때 선배님들이 '지금이 가장 행복한 거야'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이제는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요.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 많아지고, 자꾸 분석하게 되더라고요. 어느 순간 내가 기술적으로만 연기하는 것이 아닌지. 멋 모르고 부딪히던 시절이 그립기도 해요."

'그래, 가족' 홍보 일정을 마친 이요원은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욱씨남정기'부터 '그래, 가족'까지 연달아 3편을 촬영했다"고 말한 이요원은 "당분간 여행으로 스트레스를 풀며 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영화에 대한 관전 포인트는 잊지 않는다.

"어떤 연령층이 보더라도 감동받는 부분이 각자 있을 거에요. 그런 부분이 '그래, 가족'이 가지는 장점이라고 생각해다. 보고 나면 마음에 따뜻해지고 가족이 생각날 영화인 것 같아요."
  • 배우 이요원과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사진=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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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2/17 10:3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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