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서 수영 유망주 준형 역 맡아

"시청률 부진? 예쁜 로코물 만들어진 것만으로 감사해"

"평소 성격, 착한 남자도 나쁜 남자도 아냐… 츤데레 스타일"

'역도요정 김복주'의 배우 남주혁을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스포츠한국 이동건 기자] 시청률은 5%에 그쳤지만 팬덤은 그야말로 강력했다. 매회 온라인은 남주혁과 이성경의 케미가 드러난 '움짤'로 넘쳐났고, 달달함에 취한 시청자들은 수목 본방사수를 고수했다. 그래서 남주혁은 부진한 성적표에도 감사한 마음뿐이다.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MBC '역도요정 김복주' 종영을 맞은 배우 남주혁을 만났다. 그는 "아직까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내일도 촬영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라며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에게 '역도요정 김복주'는 뜻깊은 작품이었고, 어떤 작품보다 기억에 남을 것 같단다.

"이번 작품을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해요. 감독, 작가님, 배우들 모두 '역도요정 김복주'를 시작하면서 시청률을 생각하지 말자고 얘기했었거든요. 단지 우리가 가장 잘 만들 수 있고,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예쁜 드라마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했죠. 전 그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해요. 대본을 볼 때마다 항상 설레었죠. 정말 힐링하며 촬영했고, 제겐 너무 고마운 작품이 됐어요."

스포츠를 다룬 드라마의 성격상 배우들의 노력이 빛을 발한 작품이었다. 특히 "운동과 로맨스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다"는 남주혁은 수영계 유망주 준형를 연기하기 위해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한 달 정도는 시간이 날 때마다 수영센터에 가서 1시간 30분씩 수영 연습을 했어요. 연기뿐만 아니라 수영을 계속해야 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이 들더라고요. 초반부에는 조금 힘들었지만 이후부터는 즐겁게 촬영했어요."

풀샷, 바스트샷을 잡아내야 하는 촬영 여건상 선수들이 대역으로 선 장면도 있었다. 극 초반 스포츠 드라마의 재미를 선보인 '역도요정 김복주'는 그 위에 로맨스를 촘촘히 쌓아 올렸고, 나날이 견고한 팬덤을 양산했다. 남주혁 본인조차도 준형의 로맨스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제 로망으로 삼는 데이트는 이번 드라마에서 다 해본 것 같아요. 놀이동산, 바닷가, 오락실까지 가 봤으니까요. 작가님이 정말 글을 잘 쓰셨다고 느낀 건 대학생들이 해봤을 법한 소소한 데이트 장면이 많았어요. 그래서 시청자분들도 공감하시고 대리만족하신 것 같아요."

이성경과의 연인 호흡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성경 누나와는 모델 활동을 할 때부터 워낙 친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어색함 없이 연기할 수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준형과 복주의 감정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니 저도 누나도 캐릭터의 감정에 깊이 빠져있던 것 같아요. 멜로가 늦게 붙었다는 말도 많았지만 저희는 이 감정선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감정을 느꼈고, 그래서 어색함 없이 나온 것 같아요."

'역도요정 김복주'의 배우 남주혁을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극 중 여심을 자극하는 포인트를 아는 것 같다는 말에 그는 "풋풋하고 설레는 장면들을 만드는 데 있어서 상상하는 게 너무 재밌고 좋았다"고 밝혔다. 남주혁은 "그래서 감독님께 이런저런 설정을 어필하면 칭찬을 많이 들었다. 이성경 누나도 '주혁이는 심쿵 포인트가 어딘지를 아는 것 같다'고 칭찬해줬다. 그럼 더 업돼서 대본도 한 번 더 보게 되고, 욕심이 생기더라"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복주와 준형이 제대로 연애하게 된 장면은 2회 정도밖에 안 나왔잖아요. 이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기 위해 시청자분들이 달려왔을 텐데, 그 부분이 너무 짧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2~3회 만에 어떻게 시청자들이 만족할 만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러던 중 그 나이 또래 연인은 애정 표현을 많이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손도 잡고 포옹도 많이 할 거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는 감정선에서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했어요."

남주혁은 극 초반 복주를 힘들게 했던 정재이(이재윤) 캐릭터에 대해서는 "나쁜 사람 같다"고 평가했다. "'복주처럼 혼자서 착각에 빠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했다"는 그는 이성과의 관계에 있어선 꽤 조심스러운 타입이었다.

"이성에 대한 과잉친절은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선의의 행동이 오해의 여지를 줄 수 있다는 걸 이번 드라마를 통해 뼈저리게 느꼈죠. 저요? 전 그런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렇다고 나쁜 남자도 아니고요. 준형과 성격이 비슷해요. 회사분들에게도 그렇고 모든 사람들에게 대놓고 표현을 못 하죠. 쑥스러움이 많아서요. 그런 부분에선 미안함을 더 크게 느끼죠."

'역도요정 김복주'의 배우 남주혁을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남주혁 하면 또 예능을 떼어놓고 얘기할 수 없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꽃미남 브로맨스', '삼시세끼', '내 귀에 캔디'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탈한 매력을 뽐낸 그는 예능 욕심이 있냐는 질문에 뜻밖에도 "전 예능을 즐기지 못한다. 그래서 부담감이 너무 컸다"고 답했다.

"제가 출연했던 프로그램의 경우는 출연진을 풀어주시고 자유롭게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시니 부담이 없었어요. 그런데 토크쇼의 경우는 정말 자신이 없거든요. 말을 잘할 수 있을지 자신도 없고 울렁증도 커요. 예능이라는 단어 때문에 웃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긴장이 돼요."

이 같은 말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갔던 것은 인터뷰 내내 한결같이 겸손하고 신중했던 그의 태도 때문일 것이다. "이젠 본인도 로코물에 강점이 있다는 걸 알고 있을 것 같다"고 질문하면 "이제 막 연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뭔가를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가 내놓는 한 마디 한 마디에 번뜩이는 예능감은 없었지만 어깃장을 놓을 틈 없이 진중한 면이 있었다.

기회만 닿는다면 남주혁은 드라마를 넘어 영화, 또 모든 분야의 활동을 해보고 싶단다. 그가 세운 목표 지점까진 딱 여덟 해가 남았다.

"30살이 되기 전까진 멋진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작은 계획부터 하나하나 실천해나가고 있죠. 모든 걸 해보려고 생각하고 있고, 영화나 드라마, 책 등 작품들을 챙겨보려 해요. 일상생활에서도 연기와 접목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느리다면 느리고 빠르다면 빠르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근 2년 동안 이 생활을 즐기고 있어요. 지금 아니면 또 언제 이렇게 즐거운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를 정도예요. 목표를 위해 지금도 열심히 나아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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