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지원.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영화 흥행에 대한 갈증은 늘 있어요. 저도 사람인지라 흥행에 실패하면 ‘내가 잘못 선택한 걸까?’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후회하진 않아요. 어쨌든 제가 선택했던 작품은 모두 소중하니까요. 근데 ‘목숨 건 연애’로 갈증이 해소되지 않을까요?(웃음)”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난 하지원은 ‘목숨 건 연애’에 대한 자신감부터 드러냈다. 하지원이 맡은 역할은 엉뚱한 추리소설작가 한제인. 그는 신작을 쓰던 도중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잡기 위해 비공식 수사에 나서고, 이 가운데 오랜 친구 설록환(천정명)과 미스터리한 FBI 프로파일러 제이슨(진백림)과 삼각관계에 빠진다.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 속 여주인공이지만 남다른 면이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고 있는 그는 시시때때로 독한 방귀를 뀌기도 하고, 실수로 전기충격기를 자기 몸에 대고 기절하기도 한다. 하지원은 선뜻 내키지 않을 수도 있는 ‘독한’ 연기를 망설임 없이 소화해냈다.

“방귀는 정말 도전이었죠. 가족들 앞에서도 그런 모습 안 보이거든요. 사실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요. 한동안 강한 캐릭터들을 맡아서 이번엔 말랑말랑한 작품을 해보고 싶었기도 했고, 무엇보다 로맨틱 코미디인데 스릴러, 코믹이 믹스된 부분도 신선했어요. 한제인은 역대 제가 연기했던 인물 중 가장 사랑스러운 것 같아요.”

극 중 한제인은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잡기 위해 위험한 상황에 스스로 뛰어든다. 하지원은 “이해가 안 갔다”고 털어놨다. “공포영화를 보면 꼭 혼자 다니다가 문제가 생기잖아요. 아무리 의협심이 강해도 저라면 절대 그렇게 못할 것 같아요. 호기심은 많지만 겁도 많거든요.”

사진='목숨 건 연애' 스틸
하지원은 극 중 멜로 호흡을 맞춘 두 남자, 천정명 진백림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앞선 인터뷰에서 천정명은 ‘하지원에게 다가가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던 상황. “영화사에서 처음 만났을 때 ‘누나 안녕하세요!’하고 친근하게 인사하길래 그런 속사정이 있는 줄은 몰랐어요. 대체 왜 무서웠을까요(웃음) 근데 정말 예의 바르고 배려심이 깊은 친구더라고요. 너무 좋은 파트너였어요.”

영화 속에서 오랜 친구인 두 사람을 흔드는 역할은 중국 배우 진백림의 몫이었다. 진백림은 정체불명의 FBI 프로파일러로 등장해 긴장감을 조성한 것은 물론, 하지원과 유창한 영어 대사를 선보였다. “영어 공부는 계속 조금씩 해왔어요. 할리우드에 진출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디테일한 소통이 필요하면 통역의 도움을 받기도 했죠. 진백림 씨가 한국어에 관심이 많으셨는데, 어디선가 ‘괜찮아’라는 말을 배웠는지, 계속 저한테 ‘괜찮아?’라고 물어서 ‘뭔진 모르겠지만 난 괜찮아, 넌 괜찮아?’하면서 말장난도 하고, 덕분에 현장이 재밌었어요.”

실제로 목숨을 걸 만큼 진한 연애를 해본 적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미심장한 답을 전했다. “저를 오랫동안 짝사랑해준 남자가 없어서 제인이의 마음을 100% 이해하긴 어려웠어요. 하지만 만약 제가 제인이었다면 좀 더 젠틀한 제이슨과 사랑에 빠졌을 것 같아요. 목숨 건 연애요? 지금까진 없었지만, 조만간 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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