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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어송라이터 백승환이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 싱어송라이터 백승환이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이동건 기자] 일상에 돋보기를 댄 듯한 백승환의 음악세계는 유쾌하고 때론 쓸쓸하다. 예상치 못한 지점 가상 일상적인 단어에서 그만의 감성이 튀어 오를 때 가슴이 이상하게 꿈틀거린다. "배철수 아저씨 라디오에서 Chrisette Michelle 노래를 부르고 있어. 부드러운 선율, 아름다운 음색. 너와 함께였으면 참 좋을 텐데" ('Sweet Love' 중)

최근 서울 중구 필동의 한 카페에서 백승환을 만났다. 2014년 제25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자작곡 '한강'으로 동상을 수상한 뒤 꾸준히 음원을 발표해온 그는 첫 정규앨범 '인사이드아웃(Inside Out)' 작업을 막 마친 상태였다.

현재 소속사가 없는 백승환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이번 앨범 제작비를 마련했다. 팬들의 도움으로 음반을 세상에 내놓게 된 그는 "음원을 이제 막 끝내놓고 여유가 생기니 주위를 돌아보게 되더라"라며 감사를 전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주위에 도와주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앨범이 나오는 것에 의의를 두고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560만원이나 모였어요. 개인적인 욕심이나 바람으로는 음악활동을 통해 제 입지도 굳어지고 경제적으로 더 여유로웠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지만, 결국 고마운 사람들을 위해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가뭄에 단비 내리듯 싱글만 내서 감질나게 하더니 이 길에 들어선 지 2년 만 첫 정규 앨범을 냈다. '처음'이라는 의미가 소중했기에 더 허투루 임할 수 없었던 작업이다.

"아직 초보자잖아요. 정규앨범을 내야겠다고 생각한 건 처음이라는 단어가 소중해서에요. 처음 한 건 다 기억하잖아요. 자전거를 처음 탄 날, 첫 등교날 같은 기억이요. 되돌아보면 오글거리고 부끄러울 수도 있지만 다들 그때를 그리워하지 않나요. 운 좋게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다면 10년, 20년 후를 되돌아봤을 때 온전히 그때의 풋풋함을 누리고 싶어요. 처음 한다는 건 실수도 많고 남들이 봤을 때 서투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분명 날것이 주는 힘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도 첫번째 앨범을 너무 좋아했고요."

백승환의 첫 정규앨범 '인사이드아웃'은 안에 있는 것들을 바깥으로 꺼내 보인다는 의미로, 앞서 선보였던 'Sweet Love(스윗 러브)', 'Senorita(세뇨리따)'를 포함해 총 여덟 곡이 담겼다. 스웨거가 잔뜩 들어간 인트로로 시작해 달콤한 러브송, 자신을 비롯해 모든 이에게 던지는 힘찬 응원, 노을 진 하늘을 바라보듯 쓸쓸함이 몸을 감싸는 곡들까지 음악적 욕심만큼 다채로운 장르의 곡으로 가득 채워졌다.

"이번 앨범을 통해 제가 가진 여러 가지 면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예전에 썼던 곡들을 포함해 이후의 곡들, 앞으로 제가 가고 싶은 방향을 담았죠. 여덟 곡인데 들어보면 정말 하나하나 다 달라요. 하나의 앨범으로 봤을 땐 중구난방일 수도 있는데, 그래도 사운드적으로 이야기적으로 통일성 있게 구성하려고 노력했어요. 재밌는 곡들이 많이 나온 것 같아요.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어쿠스틱한 느낌, 제이슨 므라즈, 잭 존슨 느낌의 곡들도 있는 반면 중간에는 제가 요즘 듣고 즐기는 음악들이 나와요. 조용한 곡도 있고 일렉 기타 베이스의 곡도 나오고 기타와 피아노만 있는 곡도 있고… 나의 과거, 현재, 앞으로 가고 싶은 방향이 다 취합된 앨범인 것 같아요. 영화 '인사이드아웃'의 감정 캐릭터들도 색깔이 많잖아요. 의도하고 지은 제목은 아니지만 이런 면에서 볼 땐 '인사이드아웃'이라는 제목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인사이드아웃'과 'The Starry Night'의 가사는 영어로 쓰였다. 터키에서 7년, 아제르바이잔에서 5년 등 해외에서만 12년을 보낸 백승환은 위트 넘치는 가사와 마음을 쫀쫀하게 긁는 음색이 무기. 감각적인 팝 해석으로 한때 유튜브 스타도 돼 봤던 그는 본격적으로 음악에 발을 담그기 전 커버 영상을 촬영한 경험들이 적잖은 도움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저도 커버곡을 올리는 분들 유튜브를 되게 많이 봤었거든요. 전 노래를 들려드리는 것에 용기도 없었고 무대공포증이 있었는데, 첫 커버 영상을 올린 뒤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아서요. 사람들의 반응을 보니 재밌더라고요.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런 제 모습을 좋아해 주신 분들도 있지만 지금 돌아보면 너무 허술해요. 제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그 때 모습이 제 색깔이었을 수도 있고요."

내향적인 성격이라는 그는 학교를 마치면 방안에서 기타줄만 튕겼단다. 무대공포증을 이기고 싶어 한겨울 무작정 밖으로 나간 적도 있다. 기타를 못 칠 정도로 떨리는 날씨가 무대 위 떨림과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에 파카를 걸치고 나가 꽥꽥 소리를 질러댔다. 하지만 이후 참가한 각종 음악대회에서도 무대공포증은 이어졌다.

"2년 전 얘기일 거예요. 부모님께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휴학을 했어요. 그때부터 기타 연습도 하고 화성학 레슨도 받고 제가 할 수 있는 한에선 최선을 다했는데, 참가했던 음악대회들에서 모두 떨었어요. 다 안 됐죠. 그리고 나서 유재하음악경연대회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지원했는데 대회를 2주 앞둔 때부터 엄청 떨리는 거예요. 너무 예민해져서 1주일 전부터는 일부러 연습을 안 했죠. 대회에 가니 마음이 편안하더라고요. 그런데 또 무대 초반에 기타 코드를 잘못 잡았어요.(웃음) 바로 '쉭' 하고 옮겼죠. 그때부터 '이게 다 무슨 의미냐. 즐겁게 하자'라는 생각으로 되게 재밌게 노래했어요. 높은 상을 받을 거란 생각은 없었는데 동상을 받게 돼서 너무 기분이 좋았죠."

27년째 오랜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유재하음악경연대회는 메이트, 스윗소로우, 노리플라이, 옥상달빛, 김거지 등 유수의 뮤지션을 배출한 대회. 마냥 동경해왔던 음악대회 참가 이후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했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본인을 알리는 데 오디션 프로그램 등 출연을 고려해본 적은 없냐고 묻자 백승환은 "부모님도 나가길 원하신다"며 웃었다.

"저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겨보거든요. 잘하는 사람들이 나오면 '너무 좋다'면서 팬 되고… 제 공연에 게스트를 서주시는 분들도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고요. 부모님도 방송에 나와야 네가 알려지지 않겠냐는 소리를 하시면서 오히려 저보다 더 챙겨보세요. 그래서 나가볼까 생각도 했는데 앨범 작업이 분산될까 봐 못 했어요. 너무 어리고 잘하는 분들과 겨뤄야 한다고 생각하니 자신도 없었고요. 잘 된다는 가정 하에도 사람들이 관심을 주시면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웃음) 마음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을 키우는 게 우선이 아닐까 생각해요. 음악을 오래 하고 싶다면요. 방송도 필요하지만 방송에 나오더라도 잘하는 사람으로 나오고 싶거든요. 욕심일 수도 있지만 나의 것을 잘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런 기준에 있어 아직 제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미루는 부분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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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형 뮤지션으로서 겪는 경제적 어려움은 여느 동료들과도 같지만, 마음을 굳게 먹으니 이조차도 배움이고 교훈이다. 아마 인디에서 활동하는 모든 뮤지션들이 그럴 테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느낀 건데 누구에게 의지하면 끝없이 의지하게 되더라고요. 제 경우 직접 음악을 만들다 보니 투자할 게 생기면 끝없이 생기는 것 같아요. 누구 붙여달라고 하면 끝이 없죠. 그래서 되돌아봤을 때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지라도 '지금 수준에서 최선을 다해보자'고 생각했어요. 지금이야 앨범이 나와서 이렇게 쉽게 말하지만 그땐 '나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죠. 하지만 음반을 못 내더라도 내 힘으로 해보자는 생각이 컸어요. 그러면 최소한 제 음악을 하는 데 있어 책임질 수 있고, 제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실사로 옮기는 능력도 뚜렷해지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음악활동에 대한 소박한 바람과 진실한 표정만큼 그와 함께한 시간은 푸근하고 온기 넘쳤다. 멋 부린 묘사를 하기보단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소소한 감성을 찾는 그에게 앞으로 더 많은 대중이 반응하고 공감할 것 같다.

"완전 장르를 바꿀 수도 있겠지만, 자연스러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방식의 표현을 하는 거요. 일상에서 쓰는 언어들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걸 중시하고 있어요. 왜, 흔히들 음악을 듣다 보면 그림이 그려진다고 하잖아요. 제 음악이 어떤 느낌으로 시각화되고, 하나의 BGM처럼 다가갔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렇게 음악을 들었고요. 전 제 음악이 제 음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듣는 분들 인생의 한 부분을 꾸며주는 것 중 하나였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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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6/12/05 07: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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