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서 타이틀롤 해내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는 사람 되고 싶어요"

가수 지망생서 배우로…음악 소재 작품 하고파

박보검이 지난 26일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윤소영 기자] 보검 매직. 박보검의 얼굴만 봐도 마법처럼 홀린다는 뜻을 담은 단어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통해 대세로 떠오른 그는 지난 18일 종영한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왕세자 이영을 연기하며 단숨에 전 국민이 주목하는 배우가 됐다.

6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이렇게 사랑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박보검이다. 사랑스러운 풋풋함으로 대한민국 여심을 강타한 그를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커다란 눈망울과 선한 인상이 매력인 박보검은 밝은 미소로 취재진을 반겼다. 수줍었지만 의견을 말할 때는 당당했다. 원톱 주연으로서 작품을 이끈 경험이 전혀 없는 그를 KBS가 왜 캐스팅했는지 알 것만 같았다.

“제목만 봐도 설레고 원작을 봤을 때 재밌는 포인트가 많아서 너무 하고 싶은 작품이었어요. 한복을 입으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거 같았고요. 무엇보다 스물네 살이 아니면 앞으로 할 수 없을 작품이라 생각했어요”.

‘구르미 그린 달빛’은 박보검에 의한, 박보검을 위한, 박보검을 위한 드라마다. 타이틀롤로서 힘들지 않았냐고 물으니 “흔들렸다”고 답했다. 사극 경험이 전무하기에 연기에 확신이 서지 않았단다. 좀 더 자심감을 드러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쉬웠던 모양이다.

“중심이 안 잡히다 보니 대본을 읽을수록 어렵고 연기도 마음에 차지 않았어요. 그렇게 촬영에 들어가니까 감독님도 ‘이건 나가면 안 되겠다’고 할 정도였어요. 다행히 많이 진행된 상태가 아니라서 재촬영했어요. 구덩이 신을 다시 찍으며 이영이 된 거 같았어요. 김유정과 구덩이에 갇혀서 (대사를) 주고받기 하는데 ‘내가 이영이고 얘가 삼놈이가 돼 얘기하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 배우들과 부담을 나눴던 전작 ‘응답하라 1988’과는 달랐다. 그는 메가폰을 잡은 김성윤 감독과 모든 신을 분석했다. “이런 작품은 처음이었다”는 박보검의 말처럼 그는 드라마를 이끌어 나가는 중추 역할을 끝내 성공적으로 해냈다.

“감독님께서 ‘대본에 답이 있다’고 말씀하시는 걸 빨리 깨닫고자 했어요. 대본만 보면서 혼자 상상하고 질문도 해보고 그렇게 캐릭터에 빠져들려고 많은 시간을 투자했어요. 원작도 참고하긴 했어요. 팬들이 원작을 요약해서 보내줬거든요. 감독님께서 원작의 시니컬한 모습을 갖되 풋풋하고 싱그러운 모습을 담아서 차별화하자고 하셔서 대본에 더 집중했어요”.

간절함 때문이었을까. ‘구르미 그린 달빛’은 8%에서 시작해 23%까지 시청률 고공행진을 기록했고 박보검의 심쿵 연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반갑다 멍멍아” “이영이다 내 이름” “불허한다 내 사람이다” 등 오글거리면서도 심장을 간질이는 대사들이 포인트였다.

“‘아’ 이런 두근거리는 느낌을 그대로 살려야 하는 데 자칫하면 ‘악’ 이런 느낌이 될까봐 그게 좀 어려웠어요. 그래서 감독님과 대사를 녹음하면서 톤, 말투를 연습했고 (김)유정이가 객관적으로 모니터링 해주기도 했어요. 감정이 워낙 뛰어난 친구라서 제가 놓치는 부분들을 캐치하더라고요. 걱정도 많이 하고 잘하고 싶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 것 같아요”.

그는 또 한 번 축복을 경험했다. 많은 배우들, 스태프들과의 조화 속에서 ‘구르미 그린 달빛’을 성공적으로 끝냈고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과 후의 커리어는 분명 달라졌다. 또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사극에 처음 도전했잖아요.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는데 좋은 선배님들 덕분에 중심을 잃지 않았어요. 언제나 불변의 진리인데 작품할 때마다 선배님 복이 많은 거 같아요. 이번에 ‘어떤 작품을 해도 잘 해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했어요. (배우 한 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드라마를 끌고 가는 건 사실 드물잖아요. 무사히 견뎌 준 제 자신에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고 덕분에 자신감도 얻었어요”.

▶▶ [인터뷰 ②] 박보검 "많아진 팬들에 진심 전하기 어려워 고민"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