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장서윤 기자]지난 2014년부터 붐이 불기 시작한 웹드라마, 웹예능이 전성시대를 맞은 모양세다. 기존 지상파 방송사뿐 아니라 대기업과 정부기관까지 웹드라마에 뛰어들면서 콘텐츠 시장의 강자로 자리하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스마트폰 이용자가 4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일단 수요가 늘어난 덕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흔히 ‘모바일 드라마’ 또는 ‘SNS 드라마’로 불리는 웹 드라마는 네이버 TV캐스트, 다음 tv팟 등 포털사이트와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 플랫폼을 통해 방송되는 드라마를 지칭한다. 보통 10분 안팎의 짧은 러닝타임과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으며 스마트폰을 통해 시간과 장소의 구애 없이 시청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2012년 첫 웹드라마 ‘러브인메모리’가 첫 선을 보인 이후 웹드라마는 스낵컬처의 대명사가 됐다. 2013년 7편, 2014년 23편에 이어 2015년에는 67편으로 제작편수가 껑충 뛰었으며 누적 조회 수 1000만 이상 작품이 4편 탄생하면서 2016년 제작 편수는 200여 편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웹드라마, 웹예능의 가장 큰 장점은 소재와 장르, 형식의 구애가 없이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상파나 케이블TV에서 방송되기 어려운 독특한 주제와 형식의 작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특히 다양하고 새로운 문화에 민감한 젊은 층들에게 소구하고 있다.

여성 동성애적인 요소를 드러낸 '대세는 백합' 다양한 남자친구의 모습을 1인칭 시점을 촬영해 시청자에게 데이트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내 손안의 남자친구' 등 웹드라마에서만 가능한 콘텐츠가 다수 선보였다. 허균의 홍길동전 탄생 비화로 사라진 ‘홍길동전'을 둘러싼 추적 액션 활극을 담은 '간서치열전' 조선시대로 타임슬립한 여고생의 이야기를 다룬 '퐁당퐁당 러브' 등 사극의 외피를 입은 웰메이드 작품도 여럿 탄생했다. 실제로 2015년 제작된 웹드라마 중 아이돌 그룹 EXO 시우민과 김소은이 출연한 ‘도전에 반하다’가 2110만 뷰를 기록한 데 이어 EXO와 문가영이 출연한 ‘우리 옆집에 EXO가 산다(1830만 뷰), 유노윤호, 김가은이 출연한 ‘당신을 주문합니다’(1530만 뷰) 산다라박, 강승윤이 연기한 ‘우리 헤어졌어요’(1140만 뷰)가 1000만 조회수를 돌파하는 등 굵직한 작품도 다수 탄생했다.

웹예능의 경우 '신서유기'가 불법 도박, 세금 문제, 이혼 등 출연자들의 과거를 거침없이 공개하는 등 기존 예능 문법에서는 지양했던 방식도 과감히 차용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모바일 서비스 이용량이 급증, 시청자들의 방송 시청 패턴이 크게 변한 점도 웹콘텐츠의 활성화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동중이나 막간을 이용해 한 회당 5~10분을 투자해 시청할 수 있는 웹콘텐츠는 방송을 통해 공개되는 기존 콘텐츠에 비교할 때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전개가 빨라 지루하지 않다는 점에서 더 각광받고 있다. 또 제작자 입장에서는 전체 제작비가 2억원대로 기존 드라마보다 제작비가 저렴하고 별도의 심의 규제가 없어 PPL이 자유롭다는 점도 매력 요소로 꼽힌다.

웹콘텐츠의 제작이 활기를 띠면서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한 대기업, 정부기관 등은 서둘러 웹콘텐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015년 케이블TV tvN이 가장 먼저 웹콘텐츠 전문 방송인 tvNgo를 출범시킨 데 이어 올해 중순 SBS가 웹·모바일 콘텐츠 전용 브랜드 모비딕(Mobidic)을 내놨다. 지난 8월 KBS는 카카오와 손잡고 ‘연애탐정 셜록K’와 ‘프린스의 왕자’를 시작으로 올해 10개의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고찬수 KBS N스크린기획팀 팀장은 “온라인과 모바일 전용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 유통해 비즈니스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웹드라마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IPTV 3사도 대대적으로 웹콘텐츠 시장에 뛰어들었다. SK브로드밴드는 올 초 모바일 플랫폼 Btv모바일과 호핀을 합친 ‘옥수수’를 출시, JTBC와 ‘마녀를 부탁해’를 공동 제작하고 ‘72초 TV’의 ‘72초 데스크’를 단독 제공한다. KT는 웹예능과 드라마를 합친 ‘Ero 사항(봉만대 감독, 권오중 주연)’ 을 모바일 콘텐츠로 제작하고 LG유플러스도 tvN, JTBC와 공동 영상 콘텐츠 제작 계획을 전했다. 지상파 방송사와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뛰어든 가운데 정부는 웹드라마 지원예산을 대폭 늘릴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확보 속에 방송사와 대기업도 뛰어들면서 웹콘텐츠 시장의 전망은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질적 측면’을 담보하면서 수익구조를 마련,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느냐다. 웹콘텐츠가 지나치게 우후죽순으로 제작되면서 질적 하락에 대한 위험성도 경고되고 있는 것. ‘연애세포’를 제작한 IHQ의 김선화 홍보팀장은 “그저 인기에 편승해 웹 드라마를 만들다보면 결국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라며 “질적힌 하락은 대중의 외면으로 이어질 것이기에 단순한 화제성이 아닌 킬러콘텐츠 확보가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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