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달의 연인' 출연진.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kr
[스포츠한국 장서윤 기자]“묘한 중독성을 지닌 사극의 맛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김규태PD) 중국 소설 원작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한국 드라마계에서는 생소한 중국 소설 원작물이 시청자들의 입맛을 당길 수 있을까. 24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SBS 새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극본 조윤영 연출 김규태 이하 ‘달의 연인’) 제작발표회에는 김규태 감독과 조윤영 작가를 비롯, 배우 이준기 이지은 강하늘 홍종현 백현 서현 지수 남주혁 진기주 지헤라 김성균 윤선우 강한나가 참석했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중국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현대에 사는 여성이 청나라로 타임슬립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 한국 드라마로 각색하면서 무대를 고려 시대로 옮겼다. 고려 시대 태조 이후 황권 경쟁을 벌이게 된 황자들과 고려 소녀 해수가 된 현대 여인 고하진(이지은)이 벌이는 사랑과 우정을 그렸다. 해수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8명의 황자들의 이야기와 브로맨스가 펼쳐진다. 이준기(4황자 왕소 역)를 비롯해 강하늘(8황자 왕욱 역) 홍종현(3황자 왕요 역) 남주혁(13황자 왕욱 역) 백현(10황자 왕은 역) 지수(14황자 왕정 역), 세자에 해당하는 정윤 왕무 역의 김산호가 등장한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남자 연기자들을 모두 모아놓은 듯한 캐스팅이 눈길을 끈다.

‘가수 아이유’라는 타이틀을 벗고 본명으로 첫 사극에 도전한 이지은은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사극 말투’를 꼽았다. 이지은은 “해수가 현대에서 넘어온 인물이라 초반에는 사극 말투를 사용하지 않는다”라며 “그러나 이후에는 점점 고려에 적응하면서 조금은 옛날 사람들의 말투를 배우게 된다. 예절도 배우면서 고려 여인으로 성장하는 캐릭터이기에 두 가지 말투를 모두 사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남자주인공 이준기는 세 작품 연속 사극을 택했다. 그는 “사실 나는 황자들 사이에낄 수 없는 나이라 감독님이 고민 많으셨을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어린 배우들과 연기하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내 안에 올드한 감성도 있는 것도 알게 됐고 자신의 능력치를 금방 성장시켜 보여주는 친구들을 보며 자극도 많이 받았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지은.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kr
후백제 견훤의 넷째 아들 금강의 유일한 핏줄인 우희 역으로 분한 서현은 “소녀시대 멤버들이 제가 이 드라마를 한다고 했을 때 많이들 부러워하더라”라며 “핫한 배우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특히 제가 남주혁 씨와 커플이 된다고 했을 때 기대도 많이 됐고 또 연기 후배 입장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연기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강하늘은 “이 작품을 출연한 이유는 물론 재미있는 대본도 있지만, 김규태 감독님이 연출하기 때문이었다. 그의 DVD를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팬이다”라며 망설임없이 작품을 택했다고 전했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사전제작 드라마로 초반 캐스팅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중국 드라마 ‘보보경심’이 한국에도 넓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사랑받았고, 여주인공을 비롯해 여덟 황자가 캐스팅되는 과정도 하나 하나 주목받았다. 겉으로는 차가워보이지만 각각 뜨거운 심장을 지닌 황자들의 로맨스가 역사 속 이야기 안에서 펼쳐진다. 고려시대 광종이 4황자 왕소이던 시절부터 왕위에 오르던 시대를 배경으로 21세기 여인이 등장하면서 감각적인 요소가 가미됐다.

동시간대 방송하는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과의 사극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조윤영 작가는 드라마 속에 역사 고증을 많이 담았다며 “고려시대에 대해 공부를 해 보니 재미 요소가 많더라. 고려시대 화장(化粧)문화, 세욕문화를 드러내고 싶었다. 광종이라는 인물도 무척 흥미로웠는데 스물 넷에 황제가 된 인물로 원작 소설 속 사황자 캐릭터보다 훨씬 더 다이내믹한 인물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조 작가는 “고려 역사라는 큰 줄기 속에서 인물 구도를 적절히 배치했다. 원작을 모르는 분들도 거부감없이 보실 수 있도록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앞서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통해 감각적인 영상미로 각광받은 김규태 PD도 이번 작품이 적지 않은 도전이다. 그의 첫 사극 연출작이기 때문. 김 PD는 “기존사극의 중후함과 함께 새로운 상상력을 구축하고 싶었다. 아마도 독특한 톤의 사극으로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보기만해도 훈훈한 배우들과 지난 6개월간 재미있게 작업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변백현.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kr
이준기.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kr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