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진위원(왼족)과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현재 상영중인 ‘타잔의 전설’(The Legend of Tarzan)에서 타잔으로 나오는 스웨덴 태생의 알렉산더 스카스가드(39)와의 인터뷰가 지난 26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힐튼호텔에서 있었다. 바이킹의 후예답게 큰 키에 금발과 푸른 눈동자를 한 스카스가드는 동안이었는데 질문에 유머와 위트를 섞어가면서 자상하게 대답했다.

사람이 아주 겸손하고 명랑했는데 어색한 질문에는 “s"자 상소리를 섞어 답하면서 얼굴에 홍조를 띠고 부끄러워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그의 최초의 빅 스튜디오영화여서 스카스가드는 다소 긴장한 듯 하기도 했지만 아이같이 꾸밈없이 질문에 대답, 호감이 갔다. 그러나 영화는 엉성하다. 그의 아버지도 유명한 배우 스텔란 스카스가드이다.

▲ 타잔 역을 위해 몸을 어떻게 가꾸었는가.“체중을 불리기 위해 끊임없이 스테이크와 감자를 먹어 25파운드를 늘렸다. 그러나 타잔이 단순히 정글의 바디빌더처럼 보여서는 안 되기에 몸이 날렵하게 움직이는 훈련도 받았다. 안무가로부터 요가와 같은 지도를 받았다. 하여튼 9개월 간 나는 세트와 집을 오라가락하면서 사교적인 활동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난생 처음 보는 거대한 정글세트에서 6개월간 아이처럼 놀 수 있어 즐겁기 짝이 없었다.”

▲ 자랄 때 가졌던 타잔에 대한 아이디어가 무엇인가.“처음부터 끝까지 자니 와이스멀러(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로 1930년대와 40년대에 걸쳐 12편의 타잔영화에 나왔다)다. 아버지가 어렸을 때부터 타잔을 좋아해 난 어렸을 때 아버지와 함께 옛 타잔영화를 보면서 타잔을 사랑하게 됐다. 그러니 내가 타잔 역을 맡게 된 것이야 말로 꿈같은 얘기다.”

▲ 당신의 아내 제인(마고 로비)이 당신보고 당신은 나를 위기에서 구하려면 불가능한 일도 할 사람이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당신이 사랑 때문에 한 불가능한 일은 무엇인가.“내가 사랑 때문에 한 가장 어리석은 일은 내가 20세에 뉴욕의 대학에서 연극을 공부하기 위해 스웨덴을 떠나기 2주전 18세난 여자를 만났던 일이다. 그 후 대학에서 공부를 하면서도 나는 그 여자와 함께 있기 위해 학업을 중단할 생각마저 했다. 그래서 대학을 집어치우고 스웨덴으로 갔는데 그녀와 난 재회한지 단2주만에 헤어졌다. 참으로 로맨틱하지 않은가. 우린 지금 친구 사이다. 그러나 난 그 후 대학에 돌아가지 않고 스톡홀름 커피숍에서 일했다.”

▲ 우리 미래의 자연보호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그것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해야 된다. 그것은 고된 싸움이다. 이 영화는 비록 오락 위주의 것이긴하나 자연보호에 관한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영화에 깊이를 주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가서 그 문제에 대해 더 알고 또 우리가 계속해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면 좋겠다. 개인과 회사와 정부가 이익을 위해 매일 같이 자연을 파괴하고 있는데 나는 사람들이 이 영화 속의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깨닫기를 바란다.”

▲ 당신의 제인은 와이스멀러의 제인(모린 오설리반-미아 패로의 어머니)에 비하면 독립적이고 강하며 또 액션도 구사하는데 당신은 와이스멀러의 제인을 연약하고 지나치게 여성적이고 또 온순하다고 보는가.“사실 옛날의 타잔과 제인의 관계는 힘세고 멋진 남자가 곤경에 처한 여자를 구해주는 식의 고리타분한 것이었다. 그러나 2016년에는 그와 달라야한다고 본다. 마고 로비는 그런 면에서 제인으로 딱 맞는다. 마고는 독립적이요 강하고 터프한 여자로 강한 제인을 보여줌으로써 얘기도 보다 재미있고 또 타잔과의 관계도 더 흥미있게 그려졌다. 영화에서 타잔은 제인이 자기를 필요로 하는 만큼 자신도 제인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런 것이 훨씬 더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라고 본다.”

▲ 어디서 영화를 찍었는가.“‘해리 포터’를 찍은 영국의 워너 브라더스 리브스덴 스튜디오에서 찍었다. 거대한 스튜디오에 인공호수를 만들고 아프리카에서 나무와 각종 식물들과 풀을 옮겨와 심었다. 배경 장면만 촬영팀이 아프리카 가봉에 가서 찍었다.”

▲ 컴퓨터 특수효과는 어느 정도 사용했는가.“난 그 동안 인디영화에 주로 나와 이렇게 특수효과를 대규모로 사용한 영화에 나온다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 영화에서 나와 싸운 고릴라는 수모씨름 옷을 입은 스턴트맨이고 나와 재회의 인사를 반갑게 나눈 사자도 잠옷을 입은 스턴트맨이다. 그리고 코끼리와의 대화는 정구공을 보고 나눈 것이다. 모든 짐승은 다 컴퓨터가 만든 것이다.”

▲ 당신은 애완동물이 있는가.“나는 개들과 함께 자라 개를 좋아한다. 나의 어머니도 아직 스톡홀름에서 개를 키우고 있다. 나도 어서 개를 키우고 싶다. 그런데 난 계속해 여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개를 키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 타잔 역을 어떻게 얻을 수 있었나.“얼마 전 작고한 제작자 제리 와인트럽이 내가 타잔 역에 적합하다고 믿고 나를 영화의 감독인 데이빗 예이츠에 소개했기 때문이다. 와인트럽이 이 영화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정말로 유감이다.”

▲ 촬영중 다친 곳은 없는가.“등에 긁힌 상처가 전부다. 그 상처는 마고가 남긴 것이다. 우리의 러브신에서 예이츠가 동물적으로 섹스를 하라고 부추기는 바람에 마고가 내 등을 손톱으로 마구 긁어댔다. 예이츠는 우리에게 타잔과 제인이 정상적인 섹스를 한다는 것이 어색하다면서 날 끌어 안은 마고에게 내 등을 할퀴고 때리고 두드리라고 독려해 남은 상처다. 내 직업 참으로 한심한 직업이다.”

▲ 정글에 사는 타잔은 생존 능력이 강해야하는데 당신의 생존 능력은 어느 정도인가.“내가 군에 복무했을 때 그에 대해 다소 배웠다고 본다. 난 그로 인해 남극여행과 대서양 항해와 장거리 산악여행도 즐기게 됐다. 그러나 난 북유럽 태생이어서 정글에서는 아마도 5초도 견디지 못 할지도 모른다.”

▲ 여행 중에 위험한 경우도 겪어 봤는가.“작은 범선을 타고 대서양을 항해하던 중 엄청난 폭풍우를 만난 적이 있다. 대단히 강렬한 경험으로 그 후 난 겸손해졌고 삶도 더 즐기게 됐다.”

▲ 유명 배우인 당신의 아버지 스텔란이 타잔의 열렬한 팬이라고 했는데.“매가 타잔 역을 맡게되자 아버지는 나보다 더 흥분했다. 얼마 후 스톡홀름에서 영화의 프리미어가 열릴 때 아버지와 함께 본다는 생각에 지금 난 마음이 들떠 있다.”

▲ 왜 연기생활을 중단하고 군에 입대했는가.“특별히 연기생활을 한 것은 아니다. 입대한 것은 내가 보헤미안 가족 속에서 살고 또 철저히 도시 환경 안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족 뿐만 아니라 찬구와 친척 등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은 다 작가나 작곡가 아니면 화가로 모두 별난 사람들이었다. 모두 철학을 논하고 포도주를 마시면서 집안에 틀어박혀 사는 사람들로 나는 이에 대해 도전하고 싶었다. 보헤미안 스타일에 대한 나의 반항이었다. 그래서 해군에 입대 1년 반을 복무했다.” 박흥진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회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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