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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하고 엄격하다. 잔인과 야만성과 폭력의 뒤에 베풀어지는 사랑과 자비와 인류애의 영화다. 프랑스 여류감독 안 폰텐이 연출하고 출연진이 모두 여성인 여자의 영화이기도 하다. 추운 겨울 외딴 검소한 수녀원에서 일어나는 음울한 얘기로 마음이 몹시 스산하고 한기를 느끼면서 아울러 고뇌와 고통과 슬픔을 겪게 되나 주인공들인 수녀들처럼 고행 끝에 구원과 광명을 경험하게 되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외적으로는 제한된 공간에서 전개되는 얘기이나 내면적으로는 엄청나게 폭이 넓고 섬세하고 민감하며 복잡한 작품으로 믿음과 회의에 관한 종교영화이기도 하다. 기독교 신자들 특히 가톨릭 신자들이 볼 만한 영화다.

1945년 종전 직후의 폴란드. 프랑스 의대생 마틸드(루 드 라지)는 적십자 활동에 자원해 유대인 의사 사무엘(뱅상 마케뉴)의 조수로 이곳 포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프랑스 군인들을 치료한다. 마틸드의 부모는 공산주의자로 마틸드는 신을 믿지 않는다.

어느 날 마틸드가 일하는 임시병원에 인근 수녀원의 젊은 수녀 마리아(아가타 부젝)가 찾아온다. 동료 수녀가 만삭이 돼 고통을 하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것. 이 수녀원에 몇 달 전 소련군이 침입, 수녀들을 겁탈해 현재 여러 명이 임신 중으로 이들은 거의 동시에 출산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쉬쉬하는 원장을 설득해 혼자 출산 임산부들을 돕던 마틸드는 여러 명이 동시에 출산을 하게 되자 사무엘의 도움을 청한다.

종교를 믿지 않는 마틸드와 사무엘을 통해 자신들의 믿음에 회의하고 고뇌하는 수녀들을 구원하는 역설적인 종교영화다. 믿음과 생명과 독선적인 종교적 규칙 그리고 수녀원 테두리를 벗어난 개인적 삶에 대해 조용하나 진지하게 천착하고 있다.

많은 수녀들이 개별적으로 특색 있게 성격 묘사가 잘 됐다. 특히 반항적이요 독립적이며 인간적인 마리아 역의 부젝의 연기와 침착하고 결단력 있는 마틸드 역의 드 라지의 연기가 훌륭하다. 이와 함께 자연광을 이용해 빛과 그림자의 대조를 잘 조화시킨 촬영도 뛰어난 안팎으로 아름다운 영화다. 박흥진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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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6/07/02 09: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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