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공효진 한효주 등 170cm 이상 장신 여배우 정상권 군림
키다리 남배우 '매너다리' 줄어드는 효과 거둬
'걸크러쉬' 영향으로 큰 키는 여배우로서 핸디캡 아닌 장점

전지현(왼쪽)과 한효주. 사진=스포츠한국DB
[스포츠한국 최재욱기자] 키다리 미녀스타들이 연예계를 호령하고 있다.

160cm 전후의 아담한 미녀스타들이 주를 이루던 예전과 달리 170cm를 넘는 우월한 유전자를 지닌 롱다리 여배우들이 안방극장과 스크린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00년대 넘어서 모델 출신 남자배우들이 주목받으면서 남자배우들의 평균 키는 계속 커져 갔다. 180cm를 넘어서 185cm 이상으로 커져가더니 최근엔 190cm를 넘어가는 추세다. 그러나 남배우들의 고공화와는 달리 정상급 여배우들의 키는 160cm 초반대를 유지해왔다. 아무리 커도 165cm를 조금 넘었던 게 사실.

이 때문에 많은 키다리 남배우들은 여배우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다리를 양옆으로 쫙 벌리고 촬영하는 '매너다리'를 해야만 하는 곤욕을 치러야 했다. 아니면 여배우가 눈높이를 높일 수 있는 박스나 장치 위에 올라서 연기를 하곤 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달라지는 중이다. 키다리 여배우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불편이 사라지고 있다. 남배우들의 ‘매너다리’가 줄어들고 오히려 남배우들을 위한 ‘매너’로 킬힐을 포기해야만 하는 여배우들까지 생기고 있다. 상대역 남자배우가 평균키를 갖고 있을 경우 키다리 여배우가 예쁜 그림을 만들기 위해 항상 단화만 신어야 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공효진(왼쪽)과 최지우. 사진=스포츠한국DB
그렇다면 키다리 여배우의 계보는 어떻게 될까? 40대를 넘어선 원조 키다리 미녀스타로는 고현정과 최지우를 꼽을 수 있다. 미스코리아 출신인 고현정이 172cm의 큰 키를 갖고 있는 건 대부분 아는 사실. 그러나 최지우의 키는 예상을 넘어선다. 보호받는 청순가련형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 큰 키가 부각된 적이 없어 그렇지 최지우는 국내 여배우 중 최장신급에 속한다. 데뷔 당시 프로필상에서는 172cm. 그러나 사실은 175cm라는 소문이 데뷔 때부터 돌 정도로 큰 키의 소유자다. 정확한 키는 여전히 비밀이다.

그 뒤를 잇는 30대 키다리 여배우로는 전지현과 공효진, 한효주가 있다. 수많은 작품과 광고에서 우월한 기럭지가 조명된 전지현의 프로필상 키 173.5cm는 놀랍지 않고 수긍이 간다. 그러나 공효진과 한효주는 실제 만나보면 놀랄 정도로 키가 크다. 공효진은 172cm, 한효주는 171~172cm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큰 키와 늘씬한 몸매에 못지않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정상에 자리에서 물러서지 않으며 '키다리 여배우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최근 드라마에서 주연급 반열에 올라선 고준희와 유인영의 키는 똑같이 172cm. 이다희는 그보다 4cm나 커 무려 176cm다. 이들은 데뷔 초반에는 큰 키 때문에 캐스팅에 어려움을 겼었지만 편견을 깨려는 꾸준한 노력과 우월한 비주얼로 뒤늦게 빛을 보고 있다. 또한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패셔니스타'로 떠오르며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로 군림하고 있다.

사실 슈퍼모델 출신 이다희는 연기자로 데뷔할 당시 소속사에선 키를 줄여 172cm로 활동했다. 그러나 주연급으로 올라서고 난 지난해 출연한 군대 예능프로그램에서 본인의 실제 키 176cm를 커밍아웃해 화제를 모았다.

이들보다 어린 연령대로는 이성경, 신혜선을 꼽을 수 있다. 모델 출신인 이성경의 키는 예상보다 작은 174cm. 팔 다리가 길고 비율이 탁월하게 좋아 더 커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노희경 작가의 '괜찮아 사랑이야'로 연기자로 데뷔한 그는 시원스러운 몸매와 발랄한 매력을 어필하며 가장 '핫한 스타'로 등극했다. 최근 드라마 '여왕의 꽃' '치즈인더트랩' '닥터스' 등에 잇달아 캐스팅되며 배우로서 높은 주가를 달리고 있다.

고준희(왼쪽부터) 이다희 유인영. 사진=스포츠한국DB
최근 KBS 주말드라마 '아이만 다섯'에서 사랑스러운 연태 역을 잘 소화해내 기대주로 떠오르는 신혜선의 키는 172cm. 극중에서 푼수기 넘치는 귀여운 캐릭터이고 186cm를 넘는 성훈과 호흡을 맞춰 큰 키가 부각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실제 보면 '모델 포스'가 흐른다는 후문. 탄탄한 연기력까지 갖춰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연기 변신이 가능할 전망이다. 로맨틱코미디부터 액션물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여배우의 키에 대해 "사실 이제까지 전통적으로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에서 여배우들이 남배우 눈밑 정도의 키로 폭 안길 수 있는 앵글이 선호됐다. 힐을 신으면 남배우와 눈높이가 거의 비슷한 키 큰 여배우들은 캐스팅에서 불이익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키가 큰 신인 여배우들은 스타덤에 오르기 전까지 캐스팅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일부러 키를 줄여 말하고 하이힐을 신지 않곤 했다. 탁월한 미모나 연기력을 갖지 않는다면 키다리 여배우들은 섹시한 역할이나 여전사 등 강한 여자 역할을 주로 맡는 등 선택의 폭의 넓지 않았다. 이에 170cm가 넘어도 168cm 169cm로 말하는 여배우들이 많았다”고 과거의 상황을 전했다.

이렇게 키다리 여배우들이 늘어나게 된 이유는 시대의 변화 때문이다. 문화평론가 이주하씨는 “최근 키 큰 여배우들이 주목받는 건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우선 젊은 층 여성들의 신장이 커가면서 장신이 전혀 도드라지지 보이지 않게 됐다. 또한 '걸크러시' 등 문화 트렌드에 맞춰 멋있고 강한 여성들이 각광받는 시대가 된 게 큰 몫을 했다. 이제 큰 키는 주위의 눈길을 확 끌어당길 수 있는 배우로서 자신만의 개성이자 장점이지 예전처럼 핸디캡이 아니다"고 그 이유를 분석했다.

이어 그는 “그렇다고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아담하고 귀여운 예쁜 스타들에 대한 애정이 줄어든 건 절대 아니다. 예전보다 좀더 다양한 개성들의 여배우들이 사랑을 받게 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신혜선(왼쪽)과 이성경. 사진=스포츠한국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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