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를 찾아서’(Finding Dory) ★★★(5개 만점)

무슨 물고기가 그렇게 말이 많은가. 새파란 색깔의 물고기 도리가 영화 내내 어떻게나 말이 많은지 피곤해진다. .

2003년에 나온 픽사의 ‘니모를 찾아서’의 속편 격인데 내용이나 그림이나 서술형태 그리고 플롯의 아기자기한 묘미가 전편에 못 미친다.

우선 주인공 도리의 묘사가 1차원적이고 이야기도 부족하다. 그리고 상상력이나 창의성도 충분치 못하다. 그런대로 우습고 재미는 있어 어린 아이들이 보기엔 좋겠지만 얘기가 하다 만 것처럼 중간에 막혀 답답하다. 목소리 연기는 좋다.

캘리포니아 인근에서 부모(다이앤 키튼과 유진 오닐 음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사는 도리(엘렌 디제네러스)는 방금 전의 것을 까먹어버리는 단기기억상실증에 시달린다. 도리가 어느 날 자기 영역 밖으로 나갔다가 길을 잃어버리면서 망망대해에 표류하게 된다. 기억력이 짧으니 쉽게 집을 찾게 되겠는가.

도리가 도착한 곳은 호주근해. 여기서부터 도리는 오렌지색의 니모(헤이든 롤렌스)와 그의 아버지(알버트 브룩스)와 함께 태평양을 헤엄쳐 부모를 찾아 나선다. 도리의 ‘엄마 찾아 3만리’다. 도리일행은 대양을 가로지르면서 모험과 각종 수중생물들을 만나지만 특별히 새로울 것도 또 흥미 있는 일도 생기지 않는다.

도리일행이 도착한 곳이 캘리포니아 모로베이에 있는 거대한 수족관인 해양생물 인스티튜트. 이 곳은 시고니 위버(물론 목소리만 나오는데 재미 있다)가 관리하는데 위기에 처한 해양생물들을 구해 돌본 뒤 다시 바다로 방류한다.

그러나 영화의 문제는 여기에 있다. 대양모험영화가 제한된 공간 안에 갇히면서 진행이 막히고 플롯이나 서술도 협소하게 된다. 답답하다.

여하튼 도라는 여기서 근시의 상어와 방향감각이 어두운 고래 그리고 야단스런 광대 같은 물개 등을 만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 있는 것이 모양과 색깔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낙지 행크(에드 오닐).

행크는 생존력이 강하고 재주가 많고 또 신랄한 농담을 내뱉는 ‘잭 오브 올 트레이즈’ 같은 낙지인데 문제는 바다에 나가 사는 것보다 클리블랜드의 수족관에 사는 것을 더 좋아하는 점. 수족관으로 이사 가려면 꼬리표가 있어야 하는데 그래서 행크는 도리가 가진 꼬리표를 받는 조건으로 도리의 부모찾기를 도와주기로 한다.

여기서 야단스런 액션이 일어난다. 그런데 도리의 부모도 이 수족관 안에 있지 않은가. 더 이상 모험하기 싫어 얘기를 중도에 포기하는 식이다. 영화에서 정말로 재미 있고 그림 좋고 보기 좋은 것은 본영화 전에 상영되는 6분짜리 ‘파이퍼’(Piper). 어마 도요새가 새끼 도요새에게 생존술을 가르쳐주는 얘기다. 앤드루 스탠턴 감독. PG. 전지역. 박흥진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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