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멘:아포칼립스’(X-Men:Apocalypse) ★★1/2

현재 인기를 모으는 마블만화의 주인공들로 구성된 슈퍼히어로들의 대 난장판인 ‘어벤저스:시빌 워’에서도 초능력을 지닌 슈퍼히어로들이 막 싸우더니 또 다른 마블만화가 원작인 이 영화에서도 역시 초능력을 지닌 슈퍼히어들이 막 싸운다. 몇 주 사이를 간격으로 나온 두 영화를 보면서 하도 많은 슈퍼히어로들이 나와 소란을 떨면서 치고 받는 바람에 도대체 누가 누구인지 분간할 수가 없어 머리가 다 아프다. 제목처럼 세계종말을 맞은 아수라장과도 같은 혼란의 극치다.

물론 이 시리즈의 팬들은 즐기겠지만 그냥 슈퍼히어로들이 나와 닥치는 대로 싸우는데 서술이 뒤죽박죽인 데다가 가능한 한 많은 슈퍼히어로들을 집어 넣자는 식으로 총동원했다. 이 시리즈를 만든 브라리언 싱어 감독이 다시 연출한 4번째 시리즈다.

첫 장면은 기원전 3,600년 이집트의 나일계곡의 거대한 피라미드신전이 무너지면서(특수효과가 엉성하다) 그 동안 5,600년간을 동면하시던 무지무지하게 강한 초능력을 지닌 사악한 신 아포칼립스(오스카 아이작)가 깨어난다. 그가 깨어난 시간은 1983년.

두 말 할 것 없이 이 신은 세계를 박살내고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야망을 지니고 있기에 이를 막기 위해 많은 슈퍼히어로들들이 각자의 초능력을 발휘하면서 아포칼립스가 고용한 다른 슈퍼히어로들과 싸우는 것이 스토리의 전부다.

영화는 이집트에서 시작해 폴란드와 영국과 카이로 그리고 미국의 CIA본부 등지를 돌아 다니면서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는데 아포칼립스는 우선 자기 졸개로 어려서 부모가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유대인 수용소에서 죽은 폴 마그네토(마이클 파스벤더)를 고용한다. 아포칼립스는 마그네토에게 그의 처참한 과거를 보여주면서 그의 내면에 세상에 대한 증오심을 심어준다.

아포칼립스와 대적할 슈퍼히어로들은 X맨 교수 찰스 자비에르(제임스 맥어보이)가 교장으로 있는 천부의 초능력을 지닌 학생들을 교육하는 학교의 제자들. 물론 이들은 다 돌연변이들이다.

아포칼립스는 세계를 박살내기 위해 지구상의 모든 핵미사일을 발사시키게 만드는데 세상종말 이전에 인류를 구할 자들은 자비에르교수의 제자들과 함께 미스틱(제니퍼 로렌스)과 비스트 (니콜라스 훌트)같은 수퍼히어로들. 그리고 울버린(휴 잭맨)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잠깐 나와 이들을 돕는다. 143분 동안 액션은 많으니 액션팬들이 좋아할지는 모르겠으나 시끄러운 영화다. 박흥진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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