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 '계춘할망'서 미스터리한 손녀 역 열연
대선배 윤여정과 두번째 만남에서 마음을 열었다
유명세 실감 못해! 웃을 때 예쁜 남자가 이상형이다

김고은, 사진=장동규기자 jk31@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재욱기자] 발랄한 옆집 여동생 느낌이었다. 영화 ‘계춘할망’(감독 창감독, 제작 (주)지오엔터테인먼트)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고은은 처음 만나도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친근한 이미지였다.

현재 충무로에서 최고의 주가를 달리는 톱스타 특유의 까칠함은 없었고 누구에게나 곰살 맞은 매력녀였다. 할머니들은 손녀, 부모님들은 딸로 삼고 싶을 만큼 애교까지 갖췄다.

‘계춘할망’은 손녀를 잃어버리고 통한의 세월을 보낸 제주도 해녀 할머니 계춘(윤여정)과 실종됐다 12년 만에 돌아온 손녀 혜지가 다시 가까워지는 과정을 그린 가족 영화. 김고은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세상에 마음의 문을 닫았다가 할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으면서 상처를 치유해가는 혜지 역을 열연했다.

김고은이 이 영화에 캐스팅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윤여정의 강력한 추천 때문. 윤여정은 지난달 열린 제작 발표회에서 출연 조건이 김고은의 섭외여부였다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김고은은 이 이야기를 꺼내자 민망한지 웃음을 터뜨렸다.

“저도 그 이야기는 감독님과의 첫 만남에서 들었어요. 선생님이 제 캐스팅을 강력히 요구하셨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믿어지지 않아 ”에이 거짓말~“이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제작발표회에서 직접 말씀하셔서 놀랐어요. 선생님과의 첫 만남은 자주 가시는 밥집에서 했는데 그땐 열심히 하시는 말씀만 경청했어요. 그 다음 만남인 첫 대본 리딩 때에야 마음을 터놓았어요. 후반부에 선생님과 대본을 읽다 함께 울었어요. 그 순간의 기억이 영화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게 한 힘이 돼주었어요.”

김고은, 사진=장동규기자 jk31@hankooki.com
김고은이 할머니와 손녀의 끈끈한 관계를 더욱 절절하게 연기할 수 있던 건 현재 함께 살고 있는 친할머니와의 돈독한 관계 덕분. 올해로 여든 여섯인 할머니는 김고은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자 팬이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읽고 더욱 감동을 받았고 출연을 결심했다. 김고은은 인터뷰 내내 할머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을 보여주며} 외모도 많이 닮았어요. 우리 할머니는 간섭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세요. 매우 쿨한 관계죠. 제가 밤늦게 다니거나 촬영 때문에 며칠 집을 비워도 걱정하지 않으세요. 그러나 제 영화나 기사들은 꼼꼼히 다 챙겨보세요. 항상 어떤 장면이 좋았다고 감상을 말씀하곤 하죠. 영화 소재도 그렇고 해서 이번에 처음으로 VIP 시사에 초대했어요. 어떻게 봤느냐 물었는데 의외로 별 말씀을 안 하시더라고요. 안 좋게 보셨나?.(웃음)”

김고은은 이번 영화에서 오랜만에 여고생 역을 맡아 교복을 입었다. ‘성난 변호사’에서 판사까지 연기해본 경험이 있기에 10대 소녀 역은 부담스러울 법하다. 그러나 김고은은 교복 패션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감사하죠. 정말 여고생 역할은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고 싶어요. 제가 교복에 대한 판타지가 있어요. 아직도 마음은 소녀이거든요. 교복을 입으니까 왠지 마음이 설레고 들뜨더라고요. 사실 제가 계원여고에 처음 지원한 건 교복이 정말 예뻤기 때문이에요. 혜지처럼 그림을 잘 그리냐고요? 절대 아니에요.(웃음) 그러나 혜지가 미술에 재능이 있는 친구였기에 학원에서 기초를 배워야만 했어요. 폼이라도 제대로 보여줘야죠.(웃음) 연필을 들고 동그라미를 수없이 그렸는데 잘 안돼서 사각형을 많이 그렸어요. 그림은 정말 재능이 없는 것 같아요.”

‘계춘할망’에는 높은 주가를 달리는 20대 남자 스타들이 출연한다. 그룹 샤이니의 민호가 혜지의 동네 친구 한, 류준열이 혜지를 위험에 빠트리는 악역 철헌 역을 맡았다. 김고은과 민호는 91년생 동갑내기. 영화를 촬영하면서 친구가 됐다. 류준열은 영화 촬영 당시에는 무명이었다. 그 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출연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김고은, 사진=장동규기자 jk31@hankooki.com
“민호는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정말 밝은 친구였어요. 우리 영화 촬영할 때 샤이니가 컴백해 한창 바쁠 때였어요. 정말 놀라웠던 게 어제 일본에서 와서 촬영 하루 하고 또 미국으로 날아가더라고요. 그런 스케줄 속에서도 항상 에너지가 넘쳤어요. 류준열 오빠는 우리 영화 찍으면서 ‘응답하라 1988’ 오디션에 합격했어요. 모두가 축하해주며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던 기억이 나네요.”

김고은은 영화 ‘은교’로 데뷔한 후 쉰 기간이 별로 없었을 만큼 바쁘게 살아왔다. 최근엔 첫 드라마 ‘치즈 인더 트랩’의 인기로 인해 ‘CF퀸’으로 떠올라 현재 촬영이 없어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고은은 ‘인기를 실감하느냐’고 묻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인기요? 전혀 모르겠어요. 길거리에 나가도 알아보는 분이 많지 않아요.(웃음) ‘치인트’ 이후엔 긴가민가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분들이 좀 생기긴 했지만 제 삶은 달라진 건 없어요. 누구 눈치 보지 않고 화장 안하고 그냥 동네를 돌아다니곤 하죠. 팬 분들이 생긴 후 달라진 건 SNS를 시작한 거요. 팬 분들이 소통이 너무 없다고 해서 저의 일상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재미가 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김고은이 최근 빠져 있는 건 스킨스쿠버 다이빙. 스킨스쿠버라는 같은 취미 때문에 최근 선배배우 김동욱과 열애설에 휩싸였다. 그러나 적극적인 대체로 사실무근으로 결론이 났다. 현재 나이 스물여섯. 최근 5년간 일만 하며 살아온 김고은에게 이상형을 물어보았다.

“신하균 김선혁 선배님 등 여러 사람이 함께 스킨 스쿠버를 간 것이었는데 동욱 선배님과 그런 기사가 나와 정말 황당했어요. 정말 그때 밥 먹고 바다에 들어간 게 다예요. 사실 수영장에서 연습만 할 때는 바다에 들어가는 게 무서울 줄 알았어요. 그러나 오히려 바다가 더 편안하고 매력이 있더라고요. 완전히 빠져 버렸어요. 벌써 또 가고 싶어요. 이상형은 웃을 때 예뻤으면 좋겠어요. 또한 자기 일에 열정적이었으면 좋겠고요. 키는 별로 상관 안하는데 저보다 컸으면 좋겠어요.”

김고은,사진=장동규기자 jk31@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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